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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주연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Chosen' 자잘하고 구체적인 문제들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일단 아냐의 죽음은 장엄하기보다는 허망합니다. 동료들의 죽음에 밋밋하게 반응하는 스쿠비갱들 역시 그렇게 정이 가지 않고요. 스파이크의 희생으로 전쟁이 끝나는 것도 문제. 실질적인 액션의 주체는 버피여야 하니까 말입니다. 모든 SIT들을 슬레이어로 만든다는 설정도 이야기 전개상 다들 예상할만했지만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결정적으로 버피가 최후의 전투를 위해 택한 전술은 눈을 의심할 정도로 어처구니없습니다. 생각해보세요. 햇빛에 민감한 적들은 모두 통로가 하나밖에 없는 밀폐된 공간 안에 갇혀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세자리 수 아이큐만 있어도 자물쇠를 따고 몇 십 명의 자칭 슬레이어들을 몰아넣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아요! 그러나 이 에피소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에피소드 자체의 질보다는 7시즌 자체에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전까지의 이야기가 이 에피소드가 의도하는 장엄함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막는 것이지요.
[버피]의 몰락 가장 쉬운 방법은 이름부터 노골적인 Jump the Shark 사이트의 투표 결과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제가 오늘 확인한 바에 따르면 다음과 같군요.
Never Jumped - 718
기타등등, 기타등등... 타라의 죽음부터라면 6시즌 후반이고, 뮤지컬부터라면 6시즌 초반이며, 던이 등장한 시점부터라면 5시즌 초반입니다. (첫번째 항목은 건너 뛰겠습니다. 후반 시즌의 질적 저하는 노골적이고 이 투표 결과도 보나마나 [버피]와 조스 위든에겐 티끌하나 없다고 굳게 믿는 맹목적인 [버피] 골수 팬들의 소행일테니까 말입니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버피]의 몰락을 UPN으로 네트워크를 옮긴 6시즌부터 잡고 있다는 말입니다.
캐릭터의 붕괴 그러나 타라의 죽음은 여전히 유용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몰락의 원인은 아닐지 몰라도 중요한 몰락의 근원을 설명할 수 있는 도구는 된단 말이죠. 여기서 조스 위든과 ME 작가들에 관련된 하나의 흥미로운 비밀을 밝히겠습니다. 이건 ME 작가들도 모르는 게 분명합니다. 바로 7시즌의 몰락이 그 결과지요. 그게 뭐냐고요? 극복과 속죄에 대한 이야기는 이들의 장기가 아닙니다. 반대로 아주 형편없지요. 말도 안되는 이야기 같지요? 극복과 속죄는 버피버스의 핵심 주제나 다름없어 보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렇답니다. 그들은 몰락과 붕괴는 썩 잘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극복과 속죄의 단계에 이르르면 여지 없이 망가져 버렸어요. 하나씩 구체적인 예를 들겠습니다. [버피]의 가장 거창한 드라마는 2시즌 후반에 벌어졌던 앤젤러스와 버피의 대결이었습니다. 한 때 연인이었던 커플이 서로 칼을 들이대며 인류의 운명을 건 결투를 했었죠. 이건 근사한 붕괴의 드라마였습니다. 하지만 그 후 극복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되었던가요? 그들은 그냥 편법을 취했습니다. 3시즌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앤젤이 그냥 살아서 돌아왔으니 말이에요. 그 뒤에도 자잘한 이야기가 진행되긴 했지만 죽은 애인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이 일으켰을 수 있었던 알짜배기 고통은 없었습니다. 제니를 죽인 것에 대한 앤젤의 죄책감은요? 'Amends'에서 한 번 굿풀이 한 것으로 싹 사라져 버렸습니다. 물론 그 에피소드도 앤젤의 고통만 건드렸지 속죄의 행동 자체는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하긴 버피랑 키스하느라 그럴 여유도 없었고요. 제니의 죽음 이후 자일즈는 어땠습니까? 과연 3시즌 이후 자일즈가 제니에 대해 한마디라도 하는 걸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주제부터 속죄자의 이야기인 [앤젤]은 어떠냐고요? 일단 앤젤은 그 시리즈에서 가장 재미없는 캐릭터입니다(아마 코너를 그 자리에 넣고 싶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거야 부전자전이니까요.) 그리고 과연 [앤젤] 시리즈에서 앤젤이 얼마나 자주 자기 죄 때문에 고민하던가요? 이런 현상은 시리즈의 성격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버피]는 기본적으로 코미디였고 액션물이었습니다. 언제까지나 어두운 감정을 질질 끌고다닐 수는 없었지요. 그들은 중간중간에 어두운 이야기를 하면서도 기본적으로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옆길들을 택했습니다. 누군가가 말했던 것 같은데, [버피]는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지만, 그 고통받는 캐릭터들은 기본적으로 밝고 행복한 사람들이었습니다. 6시즌 이후 이 기본 공식은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 ME는 모든 캐릭터들을 최악의 구렁텅이 속으로 빠트렸습니다. 그러는 동안 그들은 옆길로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의 임계선을 넘어버렸어요. 어떻게 보면 6시즌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 암담한 이야기 자체가 아니라 앞으로 이어질 7시즌의 드라마를 차단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작가들은 정공법을 취하려다 안되자 이전에 자일즈 때 썼던 기억상실증의 옆길을 끌어들인 것입니다. 물론 이건 고통을 극복하고 성장해서 수많은 SIT들을 구원하는 수퍼 마녀 윌로우의 성장기에는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았습니다. 윌로우는 하나의 예일 뿐입니다. 6시즌을 거치는 동안 온갖 고통을 받았던 주인공들은 단 한 명도 이전의 상태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잰더는? 6시즌보다 나아진 게 하나도 없는 무책임한 어린아이였습니다. 아냐는? 복수 악마의 이야기가 끝난 뒤엔 에피소드 당 농담 한마디 던지는 게 전부였습니다. 던은? 일관된 이야기는 단 한 번도 건지지 못했습니다. 자일즈는? 과연 자일즈가 이번처럼 아무 짝에도 쓸모없었던 시즌이 있었던가요? 버피는? 패튼 장군 액션 피겨였습니다. 페이스는? 역시 심심했습니다. 페이스가 흥미있는 캐릭터일 때는 이 캐릭터가 몰락의 직전에서 고통받을 때였기 때문이죠. 스파이크는? 이번 시즌 스파이크는 '영혼'을 가지고 노는 서커스의 어릿광대와 같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작가들은 끝도 없이 새 캐릭터들을 들이부었습니다. SIT들, 앤드루, 우드 교장... 정작 핵심 스쿠비들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시간 여유도 없었으면서 말입니다. 나중에 위든은 던에게 스토리를 주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는데, 괜히 쓸데없이 첨가한 저 캐릭터들의 반만 몰아내도 남은 스쿠비들에게 대하 드라마를 써 줄 수도 있었습니다. 물론 새로 추가한 캐릭터들은 대부분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인물들이었습니다. 몇몇은 순전히 변명용이었습니다. 우드 교장은 지금까지 흑인들의 비중이 적었던 데에 대한 변명이었고 케네디는 타라를 죽인 것에 대한 사과의 표시였습니다. 너무 노골적이라 치졸하게 느껴질 정도였지요. 모두 형편없는 용병술의 대표적인 예였지만 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캐릭터들은 셋이었습니다. 잰더, 스파이크, 버피였죠. 지금까지 전 잰더 욕을 징그러울 정도로 자주 했는데, 그건 이 캐릭터가 그만큼이나 잘못 쓰였기 때문입니다. 잰더는 상당히 중요한 캐릭터입니다. 스쿠비들 중 유일하게 평범한 사람이니까요. 다시 말해 그는 버피버스의 허무맹랑한 이야기와 시청자들을 밀접하게 연결시키는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땅히 그에게는 성장의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ME작가들은 그를 어릿광대로 가지고 노는 것에만 치중한 나머지 단 한 번도 그에게 제대로 된 기회를 주지 못했습니다. 7시즌은 최악이었습니다. 지난 몇 시즌 동안 잰더는 책임 회피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그의 행각은 어느 순간에선 끝나야만 했습니다. 7시즌은 그 기회를 마련해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런 성격의 단점을 더욱 부풀렸을 뿐이죠. 결국 그의 이야기는 결말없이 끝나버렸습니다. 스파이크는 정반대였습니다. 네, 그는 2시즌 등장 이후 [버피]에서 가장 인기있던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7시즌 이후 작가들은 그를 너무 남용했습니다. 그냥 남용한 것도 아니었어요. 이런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지만, 7시즌 때 작가들은 마치 스파이크 빠X이 집단 같았습니다. 그들은 끝도 없이 스파이크에게 관대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그는 원래의 쿨함도 되찾지 못했고 그렇다고 심각하고 믿음직한 드라마도 만들지 못했습니다. 작가들이 그저 어떻게 하면 앤젤과 다른 스토리를 만들까 방황하는 동안 스파이크는 쓸데없이 많은 러닝타임을 버피에게서 빼앗으며 따라 방황했습니다. 물론 그가 지금까지 저지른 강간 미수와 살인에 대한 죄책감 따위는 공식적으로 한 번도 드러나지 않았지요. 최악의 희생자는 물론 버피였습니다. 여러분도 이 시리즈의 주인공이 버피라는 것을, 그리고 시리즈의 중요한 주제가 한 소녀가 세상을 구하면서 서서히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이라는 걸 잊지 않으셨겠지요? 하지만 과연 버피가 이 시즌에서 한 게 뭐가 있습니까? 인격적 발전은 없었습니다. 버피는 이번 시즌에서 매몰차고 인간적 매력이 없으며 이기적인데다가 자기한테도 솔직하지 못한 인물이었습니다. 게다가 리더쉽도 부족했고 자기가 할 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죠. 그러면서도 시리즈는 7시즌이 그 여정의 끝이라고 주장하고 있단 말입니다. 더 심한 건 마땅히 주인공이어야 할 7시즌 동안 계속 스파이크에게 끌려다녔다는 것입니다. 버피와 앤젤의 러브 스토리가 진행되었던 2시즌을 다시 보세요. 버피는 앤젤과의 연애담 때문에 행복해하고 고통받았지만 어느 순간에도 주인공의 키를 놓친 적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버피는 도대체 뭐였나요? [스파이크 쇼]의 관객이었습니다.
시리즈의 노화 가장 먼저 드러나기 시작한 건 배우들의 연기에서부터였습니다. 특히 주연인 SMG는 6시즌에 들어와서 캐릭터와 스토리에 완전히 애정을 잃어버리고 꼭두각시처럼 행동했습니다. SMG가 버피와 스파이크의 관계와 6시즌의 어두운 이야기를 싫어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주연 배우가 맘에 없어하니 연기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요. 다른 배우들도 다를 건 없었습니다. 언제나 불꽃과도 같은 연기를 선보였던 앨리슨 해니건도 6시즌 이후엔 다 타버린 잿더미와 같았습니다(최근 인터뷰에 따르면 이 사람 역시 윌로우/케네디 스토리라인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앤소니 스튜어트 헤드의 연기 역시 건조하기 짝이 없었고요. 그들은 제임스 마스터즈가 웃통벗고 스트립쇼를 하는 동안 어정쩡하게 앉아 있는 코러스 같았습니다. 배우들과 작가들과의 간격들도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SMG와 앨리슨 해니건은 모두 자기 영화 경력에 더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냐 역의 엠마 콜필드가 재계약을 포기한 건 아냐에게 제대로 된 역을 주지 않아 불만이었기 때문이라는 건 세상이 다 알고요. 조스 위든은 비교적 신참들로 구성된 자신의 [파이어플라이] 배우들을 칭찬하는 동안 공공연하게 [버피] 배우들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각본 역시 노화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7시즌 각본들을 한 번 검토해보세요. 거의 모든 스펙 에피소드들이 재활용품입니다. 'Conversations With Dead People'은 'Amends'의 변형입니다. 'Storyteller'는 'Superstar'의 모방작이고요. 'Him'은 물론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의 반복이지요. Selfless'와 'Lies My Parents Told Me'는 [버피]와 [앤젤]이 이전에도 끝도 없이 반복했던 불사자 회상 에피소드들이었습니다. 자기 인용이 이전에도 없었던 건 아니지만 7시즌처럼 심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7시즌의 빅 배드였던 퍼스트 자체가 재활용품이었죠. 퍼스트라는 악당도 좋은 설정이 못되었습니다. 너무 크면서도 너무 작았지요. 세계의 모든 악의 근원이었으니 일단 맞짱뜨기엔 너무 큰 상대였습니다. 하지만 그 거창한 존재가 할 줄 아는 일은 시시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저 죽은 사람들로 변장해서 수다를 떠는 것에 불과했으니까요. 상대가 누군지 모를 때는 그럴싸했지만, 정작 주인공들이 상대의 정체를 안 뒤로 퍼스트는 어떤 힘도 쓰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이번 에피소드에서 버피가 퍼스트를 'taunter'라고 놀려댈 정도였죠. 물론 만질 수 있는 육체가 없었으니 주인공들이 액션을 벌이는 대신 여자애들로 빽빽한 버피네 집에 모여 수다를 떠는 에피소드들이 끝도 없이 반복되었고요. 버피의 장황한 연설들도 따지고 보면 다 거기에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나중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여한 카일렙도 쓸모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구성 역시 어설펐습니다. 우드 교장의 정체, 자일즈의 생사 여부, 조이스의 예언과 같은 것들은 기대에 맞는 어떤 결과를 보여주지 못한 채 얼렁뚱땅 끝나버렸습니다. 키트나 카를로스와 같은 캐릭터들은 제대로 사용되지도 못한 채 탈락해버렸고 버피가 고등학교로 돌아간다는 설정 역시 장소 제공 이상의 쓸모는 없었습니다. 주제도 붕괴했습니다. 전 여러차례 [버피]와 페미니즘의 관계를 지적했습니다. 이 주제가 [버피]라는 시리즈에 힘을 실어준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고요. 하지만 시리즈는 너무 안심했습니다. 사실 [버피]의 '페미니즘'은 스파이스 걸즈의 '걸 파워'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았습니다. 끊임없이 보완하고 성장시켜야했지요. 하지만 그 주제는 6시즌 이후 그냥 붕괴되었습니다. 위든은 자기가 7시즌 이후 그 주제를 다시 살렸다고 믿고 있겠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특히 스파이크의 과용, 강간과 같은 예민한 주제에 대한 무심한 접근법에 대해서는... 여기서 저는 그냥 Dreamwatch지의 편집자 브라이언 J 롭의 말을 인용하기로 하겠습니다. "'Buffy' creator Joss Whedon has expressed his hope that 'Buffy' is remembered as a feminist series. On recent form, it's just the opposite. Both 'Buffy' & 'Angel' are gratuitously violent & increasingly borderline misogynistic. That's more worrying than any amount of demons..."
팬덤과 비평 여러가지 있겠지만, 전 다른 사람들이 거의 다루지 않는 한가지를 지적하겠습니다. 그건 바로 버피 팬들과 비평과의 관계입니다. 텔레비전 시리즈는, 특히 시즌을 거듭하며 수 년을 끄는 미국식 텔레비전 시리즈는 치밀한 비평이 어려운 장르입니다. 그러기엔 봐야 할 에피소드들이 너무 많지요. 한 시리즈에 대한 제대로 된 비평을 하려면 매주 텔레비전 앞에 붙어 앉아 있거나 에피소드들을 매주 녹화하고 인터넷에서 파일을 다운받는 성의가 있어야 합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시리즈에 대해 상당한 애착이 있어야합니다. [버피]의 문제점은 [버피]의 비평가들 대부분이 팬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여러분은 [ER]과 [프렌즈]의 팬이 아니라고 해도 그 시리즈에 대한 평을 쓸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인기있는 시리즈들이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보니까요. 하지만 [버피]는 단 한 번도 그런 보편적 인기를 끌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버피]는 컬트 시리즈였습니다. [버피]를, 미국 팝컬처를 정의하는 가장 중요한 시리즈로 명명하고 세례를 주었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와 같은 잡지의 비평가들도 따지고보면 팬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팬들이란 공정할 수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네, 그들은 시리즈의 전개에 대해 부정적일 수도 있고 긍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이기는 힘들어요. 6시즌 이후 시리즈에 대한 수많은 부정적 비판들이 나왔지만 이 역시 차가운 비평이라기보다는 팬덤의 균열 과정의 일부였습니다. (네, 제가 예외라고 주장하지는 않겠습니다.) 그 결과 작가들이 받는 피드백은 극도로 치우쳐진 것이었습니다. 많은 비평가들이 제대로 된 객관적인 비평을 하는 대신 [버피]를 텍스트로 삼은 성경강독을 시작했습니다. 조스 위든은 아무리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도 여전히 그들의 신이었습니다. 지치거나 실망한 팬들이나 비평가들은? 몇몇은 불평하며 남았지만 나머지들은 그냥 말없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팬들은 7시즌이 시작될 무렵 6시즌보다는 백배 낫다고 떠들어댔지만 바로 그 시즌 동안 [버피]는 200만명이나 되는 시청자들을 잃었습니다. 이들은 여전히 시리즈를 시청률 1위로 올려놓는 [인어 아가씨]의 안티팬처럼 방영시간마다 열심히 텔레비전 앞에 달라붙었다가 안티 코멘트를 올리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대신 같은 시간에 방영하는 [길모어 걸즈]를 보고 [버피]에 대해서는 신경을 껐습니다. 6시즌에 나온 부정적 비평은 그래도 애정의 결과였지만 7시즌엔 그런 것도 없었던 겁니다. 작가들이 들었던 건 실망했지만 그래도 남은 몇몇 팬들의 투덜거림을 배경음악으로 깐 [용비어천가]였습니다. 결과는 종종 드러나는 자아도취와 자폐증이었습니다. 종종 작가들이 타라의 죽음을 정당화하기 위해 끌어오는 "[버피]의 모든 커플들은 안 좋게 끝난다"를 예로 들겠어요. 이건 특별히 대단한 법칙은 아닙니다. 단지 버피버스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관찰한 시청자들과 비평가들이 귀납적으로 끌어낸 결론이지요. 하지만 이게 팬들과 작가들이 형성한 작은 서클 안에서 받아들여지자 갑자기 그건 조스 위든이 그의 걸작을 만들기 위해 고수해야 하는 신비스럽고 절대적인 법칙이 되었습니다. 그 뒤로 그 중 어느 누구도 그게 왜 법칙인지 따질 생각은 하지도 않았지요.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버피]의 모든 커플들은 안좋게 끝난다"는 그냥 기술일 뿐 좋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어떤 건 아닙니다. 위든은 여전히 [로미오와 줄리엣]을 예로 들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직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건 그 작품이 '비극'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좋은 비극'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위든은 자기가 만드는 이야기가 '좋은 비극'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신경쓸만큼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은 적 없었습니다. 심지어 떨어지는 시청률과 같은 구체적인 피드백도 대단한 목소리는 내지 못했을 거예요. 그 사람들은 낮은 시청률에 면역이 되어 있었을테니.) 시리즈가 진행되는 동안 [버피]가 점점 현실세계와의 연관성을 잃게 된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현실 세계에 대한 은유로 출발했으면서도 점점 그 은유에 불과한 도구들을 지나치게 진지하게 여겨지기 시작했던 거죠. 이 자명한 사실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건 그만큼이나 버피 작가들이 자기네들이 만든 세계를 과대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버피버스가 세계 자체만 따로 떼어 모셔둘만큼 치밀하게 만들어진 우주였나요?
그리고... 시리즈의 팬이었던 지난 몇 년 동안 저는 이 시리즈와 어떻게 작별할 지, 그 때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 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지금 기분이 어떠냐고요? 그냥 속이 후련합니다. 2, 3년전까지만 해도 전 제가 이런 식으로 그 질문에 답할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답니다.
기타등등
DJU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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