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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주연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Restless' 그런데 이 에피소드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죠? 다시 한 번 정리해보기로 하죠. 윌로우, 잰더, 자일즈, 버피는 모두 비디오를 보다가 잠이 듭니다. 이들은 위에 적은 순서대로 꿈을 꾸는데, 이 꿈들은 전형적인 부뉴엘식 방식으로 다른 꿈들에 영향을 줍니다. 마지막에 가면 전편에서 'the primeval one'을 불러들인 것 때문에 첫번째 슬레이어의 영혼이 깨어났고, 그 영혼이 그들을 죽이려 했다는 것이 밝혀지죠. 하지만 'Restless'에는 첫번째 슬레이어를 소개하는 것 말고도 다른 다른 목적들이 있습니다. 모호한 암시로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예고하고, 현재 주인공들의 심적 상태를 기술하는 것이죠. 물론 이걸 다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부는 말 그대로 의미없는 장난이고 (치즈를 들고 다니는 대머리 아저씨가 대표적인 예죠) 그냥 생각없이 만들어 삽입했다가 나중 에피소드에서 재활용된 경우도 많거든요. 아무리 암시가 중요하다고 해도 'Restless'는 일종의 게임입니다. 꿈을 핑계로 아무 거나 막해보려는 작가의 음모가 숨어 있지요.
윌로우 윌로우의 꿈은 아주 평온하게 시작됩니다. 윌로우는 타라의 등 위에 [필로우 북] 스타일로 사포의 [아프로디테 송가]를 쓰고 있는 중이고 그 옆에서는 미스 키티 판타스티코가 실뭉치를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온화하고 살짝 에로틱한 윌로우의 달콤한 꿈은 조금씩 악몽으로 변해갑니다. 드라마 클래스 장면은 윌로우의 무대 공포증을 자극하고, 이는 더 끔찍한 고등학교 1학년 발표 시간으로 넘어갑니다. 첫번째 슬레이어에게 습격당하기 직전에 꿈 속의 버피는 윌로우의 옷을 벗기는데 그 순간 윌로우는 시즌 1 파일럿 에피소드의 그 겁많은 소녀로 변합니다. 이 꿈이 말하려는 건 분명합니다. 윌로우는 아직도 자신이 1시즌의 겁먹은 소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믿고 있는 거죠. 그녀는 아직도 그 사실을 타라가 알아내지 못하길 바랍니다. 이 악몽의 가장 끔찍한 장면은 윌로우의 옛 남자 친구 오즈가 타라에게 시시덕거리며 "I tried to warn you" 라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윌로우의 팬들이 이 에피소드를 보고 걱정했던 것도 당연하죠. 이 꿈은 결말에 대해 아무 것도 말하고 있지 않지만 윌로우와 타라의 이야기가 해피 엔딩이 아닐 거라는 암시는 꾸준히 흘리고 있었으니까요.
잰더 잰더의 성적 환상은 곧 공포증으로 옮겨갑니다. 잰더에게 경고하는 자일즈의 대사가 갑자기 불어로 바뀌는 건, 잰더가 남몰래 품고 있는 지적 컴플렉스를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나머지는 보다 프로이트적입니다. 이 친구가 자기 전에 보려고 했던 [지옥의 묵시록]은 곧 꿈 속의 전쟁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말론 브란도를 흉내내는 스나이더 교장과, 드디어 등장해서 잰더에게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대는 잰더의 아버지로 이어지거든요. 잰더의 아버지는 끝에 가서 잰더의 심장을 뜯어내죠. 우린 그게 첫번째 슬레이어라는 걸 알게 되지만 말입니다. 잰더의 꿈에도 몇몇 예언들이 숨어 있습니다. 다시 복수 악마로 돌아가려고 한다는 아냐의 선언은 6시즌 말에 대한 예언입니다. 우린 양복을 세트로 해입은 자일즈와 스파이크가 부자처럼 굴고 있는 걸 보게 되는데, 이건 'Tabula Rasa'의 예고입니다. 사실, 전 이건 생각없이 쓰여졌고 나중에 'Tabula Rasa'가 빌려왔다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자일즈 이 꿈에서 자일즈의 역할은 탐정 역에 가깝습니다. 그의 두뇌는 자고 있는 동안에도 민첩하게 돌아갑니다. 그는 꿈 속에서 만난 윌로우와 잰더를 통해 정보를 얻고 이 모든 일들이 수퍼 콤보 버피의 부작용임을 알아냅니다. 자일즈의 꿈에는 그렇게까지 구체적인 예언은 발견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잘한 농담들이 더 많죠. 스파이크가 영화 스타처럼 굴고 있는 장면은, 자일즈가 아직도 스파이크를 불편해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일 겁니다. 아냐의 스탠드업 코미디 대사 중 일부인 "Quiet! You'll miss the humorous conclusion"은 제 단편집 [태평양 횡단특급]의 에피그라프이기도 하죠. 아, 자일즈는 여기서도 노래를 부릅니다. 윌로우와 잰더에게 하는 경고를 노래로 하는 거죠. 아하, 이걸 뮤지컬 에피소드의 예고편이라고 우길 수 있겠군요.
버피 버피가 라일리와 분장하지 않은 아담을 만나는 장면은 4시즌을 정리하는 것이기도 하고 5시즌에서 라일리가 퇴장하는 방식을 예언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반대로 여기서 라일리의 퇴장에 대한 암시를 얻었을 수도 있고요. 물론 여기서 진짜로 중요한 건 첫번째 슬레이어와의 만남입니다. 이 만남을 통해, 버피는 자신의 능력이 어두운 힘과 연관되어 있으며 자기가 어쩔 수 없이 혼자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I have no speech. No name. I live in the action of death, the blood cry, the penetrating wound. I am destruction. Absolute... alone.") 낙천적인 성격답게, 버피는 이 연합을 외면하려 하지만 꿈에서 깨어난 뒤에도 자신의 근원에 대해 생각하게 되지요. ("You think you know... what's to come... what you are. You haven't even begun.")
다른 사람들 라일리는 이 에피소드에서도 굉장히 바보 같습니다. 일단 윌로우의 꿈 속에서 카우보이를 연기하는 라일리의 모습을 보세요. 그것도 [세일즈맨의 죽음]에서요! 뭐, 버피의 꿈 속에 나오는 정장 차림의 라일리도 특별히 덜 바보 같지는 않습니다. 아담의 분장하지 않은 모습은 정말 구별하기가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너무 가늘고 여려보여요. 잠시 퇴장했던 오즈와 하모니가 게스트 출연합니다. 하모니는 5시즌에서도 등장하죠. 아냐의 쿨한 느낌은 이 에피소드에서도 여전히 근사한 빛을 발합니다. 복수 악마로 돌아가려는 전직 악마를 연기할 때건, 어설픈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흉내를 낼 때건요.
기타등등 2. 잰더의 꿈 속에서 윌로우와 타라는 키스를 하는데, 우린 키스하는 장면을 볼 수 없습니다. 여전히 수줍은 검열 행위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얘들이 첫 키스를 했다면 별로 기분이 안 좋았겠지요. (03/03/14)
DJU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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