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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주연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자일즈 그게 기본 스토리이고 그 덕택에 지구가 살아남은 모양인데, 그 이야기는 여기서 접어두기로 하고 제가 이 설정을 싫어하는 이유를 하나씩 대기로 하죠. 우선 자일즈가 짠하고 등장하자 윌로우가 내뱉는 대사를 한 번 들어보세요. "Uh oh. Daddy's home. I'm in wicked trouble now." 냉소적인 대사지만, 이 에피소드를 검토해보면 아주 정확하게 맞는 기술입니다. 6시즌의 전체 스토리를 보면 권력에 중독된 여성 캐릭터의 난동이 가부장적 권위 밑에서 해결된다는 느낌이 강해요. 물론 작가들은 의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겠지만 고정된 줄거리 안에 함의된 메시지는 쉽게 바뀌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아무리 화면에 등장도 하지 않는 마녀들을 힘의 근원으로 설정해서 이를 얼렁뚱땅 넘어가려 한다고 해도 말이에요. 자일즈가 나오는 다른 부분들도 그렇게 잘 묘사된 편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잠시 윌로우를 막아놓고 자일즈가 "Sometimes the most adult thing you can do is ... ask for help when you need it"라고 설교하는 건 뭐예요? 자일즈는 제발 남아달라고 사정하는 버피를 떨쳐내고 영국으로 달아나지 않았던가요? 자일즈와 버피가 망가진 6시즌 스토리에 허망하게 웃어대는 장면들도 타이밍을 조금 잘못 잡았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가 마법에 중독된 채 옆 방에서 매달려 있고 그 친구의 애인은 시체 안치소에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그 장면은 굉장히 무례하게 보여요. 자일즈가 그럭저럭 와닿는 부분은 묵사발이 된 채 매직 박스에 누워 아냐와 대화를 나누는 부분입니다. 아냐와 자일즈의 감정 교류는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믿음직한 부분이기도 해요.
잰더 잰더는 윌로우를 설득시키기 위해 유치원 시절을 회상하는 악명높은 '노랑 크레용' 연설을 하는데, 차마 여기서 인용할 수 없군요. 정말 뻔뻔스러울 정도로 형편없기 때문입니다. 데이빗 퓨리는 이 징징거리는 대사를 고안해낸 것만으로도 미국 대중 문화에 심각한 상처를 남겼습니다. 세계를 구하는 일을 잰더에게 넘긴 건 개념만 따지면 큰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잰더는 가장 무능하고 지금까지 한 일이 별로 없는 캐릭터이며 윌로우의 가장 오랜 친구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에피소드 전체에 풍기는 강한 가부장적 느낌과 연결하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한마디로 말해 사악한 레즈비언 마녀가 평범한 남자에게 구원받는 셈이니까요. 잰더가 자신이 '목수'라는 걸 강조하는 것도 은근히 불쾌하군요. 아무리 작가들이 부정한다고 해도 이 설정은 이교신앙과 기독교의 대결처럼 보입니다. 물론 잰더가 6시즌에 한 행동 역시 이 장면에서 별 도움이 안됩니다. 만약 5시즌 잰더가 같은 일을 했다면 이 장면은 조금 더 설득력있었을텐데 말이에요. 니콜라스 브렌든의 연기도 설득력있다기 보다는 교과서적이고 뻣뻣합니다. 심지어 그는 윌로우를 제대로 안아주지도 못합니다. 그러고보면 7시즌에서 윌로우를 제대로 안아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던 것 같군요. 전 공식적인 W/T 쉬퍼였던 던에게 조금은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에요. 어설픈 케네디는 아직 언급할 단계도 아니고요.
버피와 던 버피와 던의 이야기는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어색하게 삽입된 요소입니다. 네, 전 이들 사이가 잘 되길 바랐어요. 언젠가 버피의 다음 대사가 나오기도 바랐고요. "Things have really sucked lately, but it's all gonna change. And I wanna be there when it does. I want to see my friends happy again. And I want to see you grow up. The woman you're gonna become. Because she's gonna be beautiful. And she's going to be powerful. I got it so wrong. I don't want to protect you from the world. I want to show it to you." 하지만 역시 타이밍이 문제입니다. 버피와 던의 문제는 오래 전에 해결되었습니다. 이 대사는 훨씬 이전에 나왔어야 어울렸어요. 지금은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친구 하나가 거의 다스 베이더가 될 뻔했고 다른 친구 하나는 죽었습니다. 이들이 제정신이라면 거기에 신경을 집중해야 했어요. 괜히 엉뚱한 에피파니에 빠지지 말고요. 던이 갑자기 칼을 휘둘러대고 버피가 "I don't want to protect you from the world. I want to show it to you" 어쩌구를 떠들어대는 것도 뭔가 말이 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게 말이 되려면 던이 정말 SIT거나 뭔가 다른 존재여야 하겠지요. 하지만 7시즌에서 던은 여전히 그냥 던입니다. 다시 한 번 위의 대사를 읽어보세요. 이건 7시즌의 공약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버피는 지금까지 단 하나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죠. 7시즌 끝난 뒤에 한 번 다시 계산을 해봐야겠지만 말입니다.
스파이크
조나단과 앤드루
6시즌 하지만 ME 작가들은 결정적인 것을 하나 잊고 있었습니다. [버피]가 지금까지 성공적이었던 건 이들이 다양한 장르 속에서 교묘하게 균형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 말입니다. 각 장르 요소들만 따로 떼어놓는다면 [버피]는 특별할 게 없는 시리즈입니다. 멜로드라마는 노골적이고 호러는 장르 클리셰로 가득하며 액션은 평범합니다. 코미디는 개성적이고 날카롭지만 그것만으로는 시리즈 전체를 휘어잡을 수 없죠. 하지만 이들이 결합하자 전체는 부분의 합을 넘어섰습니다. 6시즌은 이를 무시했습니다. 진지함이 장난기와 유머를 억누르자 시리즈의 균형은 파괴되었습니다. 6시즌이 위트 넘치는 혼합 장르물에서 형편없는 멜로드라마로 떨어진 건 당연했습니다. 날개 하나로만 비행하는 것과 같았으니까요. 6시즌은 기존 시리즈의 교묘한 특성이었던 밝음과 어두움의 균형도 무시했습니다. 평론가들과 시청자들의 반응을 오독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싶군요. 코미디 액션 호러로 시작한 시리즈에 뜻밖에도 어두컴컴한 요소들이 삽입되기 시작하자 평론가들은 그 용기를 칭찬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버피]가 낙천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시리즈이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버피]는 어떤 장애물을 만나도 용감하게 맞서는 증기 기관차와 같았습니다. 장애물이 클수록 스토리는 좋아졌지만 그건 증기 기관차 역시 여전히 성능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심하게도 6시즌은 그 균형을 깨트렸습니다. 증기 기관차와 장애물의 대결이었던 이전 시즌들과는 달리, 6시즌은 열차 사고였습니다. 앞으로 한 시즌이 더 남아 있는데도 말이에요. 6시즌은 조스 위든과 ME 작가들이 팬들과 시청자들에 대한 통제력을 잃은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에게 팬들의 매서운 반응은 결코 예상치 못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인터뷰들을 읽어보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요. 7시즌 중반을 넘어선 지금도 이들의 영향력은 예전 같지 않습니다.
기타등등 2. 마티 녹슨은 6시즌에서 세계 멸망 따위는 다루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윌로우의 마지막 선택은 여전히 세계를 멸망시키는 것입니다. (03/02/14)
DJU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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