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의 해외 생활을 마무리하고 어제 부모님 집에 돌아왔어요. 부모님은 그렇게 안정되지 못한 결혼생활을 하셨고, 엄마 밑에서 자라나면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었기 때문에 사실 돌아오고 싶은 마음은 없었으나, 인생의 전환을 고려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 우선은 돌아왔네요. 


집에 돌아온지 24시간, 벌써부터 스트레스로 가슴이 답답해요. 엄마는 변한게 정말 하나도 없어요. 그거를 기대한게 제 잘못이겠지만요. 그래도 물리적인 거리가 있었을 때 가끔씩 통화를 했을 때는 그닥 문제가 없었는데 같은 공간에 있으니 정신이 피폐해져버리는 것 같아요.


대화의 80% 이상이 '무엇이 비싸다' '무엇이 싸다' 모든 것을 돈의 단위로 재는 이야기이고, 나머지도 비슷해요. 제가 무슨 이야기를 꺼내도 자동으로 이런 이야기로 가죠. 지금은 작은 사업을 하시는데 그 것 때문에 스트레스가 커서 걸핏하면 화를 내셔요. 자동으로 목소리의 크기가 돌아가고 하는 말도 더 거칠어지죠. 


그렇지만 사업을 안하던 가정주부 시절도 비슷했어요. 그 때 청소년 시절이던 저와 저 동생에게 소리를 지는 것은 일상 중의 일상이었어요. 거기에 욕지거리와 거친 말은 덤으로. 생각해보면 언어 폭력이였죠.


사실 전에는 이런 엄마를 싫어하던 저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꼈기도 했어요. 그래도 엄마인데. 그래도 힘들게 일해서 저와 동생을 뒷바라지하던 엄마인데. 


하지만 이제는 정말 싫네요. 남이였다면 정말 상종하기도 싫은 사람이에요. 정신병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병이 있든 없든 그 행동과 태도는 영원히 고쳐지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거를 더이상 고치려하지도 않을 거에요. 그래봤자 상처만 더 받을테니까.


천천히 다음 옵션에 대해서 생각해보려고 했는데 빨리 알바나 일 찾아서 이 집을 나갈 생각을 해야겠어요. 엄마이던 누구던, 남의 문제 때문에 내 인생 에너지 낭비하는 거 싫어요. 내 잘못도 아닌데.


그렇지만 안타깝기도 해요. 어떻게 보면 저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인데, 동시에 가장 상처주는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이 상황에서 탈출하는 것보다 더 나은게 없는걸요. 모르겠어요. 듀게 분들 중에서 이런 케이스를 겪은 분이 계신가요? 저는 가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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