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14 13:41
이번 주 곰TV 무료영화를 훑어보다 <윈터 슬립(Winter Sleep, 2014)>이란 제목이 어디선가 본 듯해서
찾아보니 2014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더군요.
제가 imdb.com의 watchlist에 넣어놨던데 아마 보고 싶었던 영화인가 봅니다.
(지금 watchlist에 876개의 영화가 쌓여 있어서 뭘 넣어놨는지 기억도 잘 안 나네요. ^^)
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재미있게 봤다는 후기를 듀게에서 읽은 것 같기도 하고...
imdb 평점도 8.2로 높고 metacritic 평점도 8.8로 높으니 꽤 볼 만한 영화일 것 같아요.
(가끔 가다 뜬금없이 이런 영화들을 올려줘서 제가 곰TV 무료영화를 끊지 못하죠. ^^)
http://www.gomtv.com/13935455
<베일을 쓴 소녀(The Nun, 2013)>라는 영화 제목도 어디선가 본 듯해서 찾아보니 수녀원에 보내진 소녀에
관한 영화인데 제가 이런 갇힌 공간의 얘기를 좋아해서 예전에 한번 찾아보다 구하지 못했던 영화인 것 같아요.
이자벨 위페르도 나오고 2013년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되었던 작품이네요.
imdb 평점이나 metacritic 평점이 아주 좋지는 않지만 재밌을 것 같은 느낌 (로튼 토마토 평론가 평점은 괜찮군요.)
http://www.gomtv.com/9811072
그 외에 드니 빌뇌브 감독의 <프리즈너스 (Prisoners, 2013)>도 꽤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나고
http://www.gomtv.com/3378786
와일드 테일즈: 참을 수 없는 순간(Wild Tales, 2014)도 아주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http://www.gomtv.com/13939402
아벨 페라라 감독의 <어딕션(The Addiction, 1995)>도 상당히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나고요.
http://www.gomtv.com/3031363
주말에 심심하신 분들은 참고하세요. ^^
(제가 놓친 다른 볼 만한 영화가 있으면 알려주시고요.)
2017.04.14 14:39
2017.04.14 15:06
제가 슈베르트를 좀 좋아해서 영화 속에 슈베르트 음악이 나오면 삐리리~ 하고 집중하게 되는데
좀 전에 <윈터 슬립>을 보니 말씀하신 그 부분이 나와서 호감도 급상승했어요. ^^
30분 정도 봤는데 의외로 지루하지 않고 재밌네요.
하네케 감독의 The Piano Teacher(2001) 초반에 남자주인공이 D.959의 3악장을 연주하는 바람에
제가 또 삐리리~하고 하네케 감독과 그 배우에 호감도 급상승했었는데 나중에 옐리네크의 소설을
읽어보니 거기 그 피아노 소나타에 대한 내용이 있어서 감독에 대한 호감은 살짝 줄었었죠.
(감독의 선택인 줄 알았는데... <Amour>에도 슈베르트 음악이 나오는 걸 보니 감독도 좋아하는 것 같지만)
제가 특히 D.959를 좋아해서... (보통 D.960을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아서 D.959를 언급하는 사람을
보면 왠지 더 눈여겨 보게 되는... ^^ 뭐 클래식 음악 안 들은지도 오래 돼서 다 잊어버리고 살지만...)
2017.04.14 22:40
전 윈터슬립이 재미없어 다 안봤어요.
아주 좋은 영화네요 다시 한번 도전해볼까 그런 생각입니다.
2017.04.15 00:41
<윈터 슬립>에서 인물들이 주고 받는 대화가 참 재미있어서 누가 각본을 썼나 찾아봤더니
안톤 체호프 단편소설 <The Wife>에 영감을 받아 감독 부부가 각본을 썼다고 돼 있더군요.
윤리적인 태도에 대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이 흥미롭고, 지적이고 유머감각 넘치는 대사가
가득하고, 주연 배우의 연기도 훌륭하고, 촬영도 멋지고, 저는 이 영화가 상당히 맘에 들어요.
끝부분으로 갈수록 뭔가 감독의 야망이 살짝 느껴지기도 하지만... ^^
Joni Mitchell - Song to a Seagull
2017.04.15 08:30
2017.04.15 10:14
저는 주인공이 중산층 지식인의 태도를 대변하는 것 같아서 재밌었어요.
기본적으로 마음은 선한데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자기가 겪은 것 이상을 보지 못하고
모든 것을 의심하고 비판하면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결국 실제로 하는 일은 없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바꾸려고 간섭하고 옥죄고... ^^
뭐, 저 자신에게서도 많이 보이는 모습이라 영화 내내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긴 했지만
주인공, 그리고 그가 대변하는 사람들의 어쩔 수 없는 한계랄까 그런 게 느껴져서
좀 슬프기도 하고... 그걸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생기고... 뭐 그런 영화였어요. ^^
영화 속 눈 내리는 숙소(?)와 인물들 간의 미묘한 갈등, 산산조각날 듯한 세계가 고요하며 고도간 슈베르트 음악과 맞물리는 순간의 전율... 좋은 영화였어요.^^
드니 빌뇌브 영화도 기대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