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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장면에 나오는 어린 소녀는 누구인가요?

효신의 어린 시절 모습입니다. 스크린 기사에선 '두 효신'이라고 했으니 분명하겠지요? 죽음으로 성장을 멈춰버린 효신에 대한 상징이라는군요. 임예진이라는 아역 배우가 이 역을 연기했습니다. 우연이지만 효신을 연기한 박예진과 이름이 같군요.

(스크린 99년 1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세요.)

나중에 민규동 감독님이 추가 정보를 주셨습니다.

"어린 효신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요? 어린 효신은 10살 때, 즉 7년전의 효신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날 효신은 학교 운동장에서 얼음땡 놀이를 하고 놀다가 담벼락 위에까지 몰립니다. 얼음하고 외치죠.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아이들은 흩어져 버립니다. 그리곤 밤늦게까지 아무도 땡을 쳐주지 않습니다.

담 위에서 밤을 맞이하는 어린 효신. 그 담 위에서 효신은 첫 생리를 맞이합니다. 충격에 휩싸인 효신은 강가로 달려갑니다. 얕은 강 속으로 뛰어든 효신 곁에 누군가 다가옵니다. 한 여자아이입니다. 시은의 어릴 적 모습과 닮았네요. 그 여자 아이와 밤새 이야기를 나눕니다. 다리 아래에는 급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어린 효신과 여자 아이가 대화를 나눕니다.

효신이가 먼저 이야기를 꺼냅니다.

나 좋아해?

얼마나?

이만큼

진짜?

진짜야…

그럼 내가 해달라는대로 다 해줄 수 있어?

그래.

(효신은 급류를 가리키며) 그럼 저기로 들어가. 라고 이야기합니다.

여자아이는 효신을 한번 쳐다보고는 강 속으로 뛰어듭니다.

새벽이 되자, 마을 사람들은 여자아이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효신은 그 여자 아이에게로 뛰어들어 인공호흡을 합니다. 그 여자아이는 살아나지 않습니다. 그 여자아이의 입술에는 피가 베어납니다. 피가 효신의 입술 끝에 닿습니다. 사과 향기같을 줄 알았던 첫 키스의 향기는 검붉은 피냄새로 바뀌어 있습니다.

이 첫 키스의 모티브는 제가 잘 아는 여자후배의 경험담으로부터 구성한 것입니다. 자신의 이야기 일부가 소설로도 표현되었다고 하더군요.

(시나리오 초기 단계에서 프롤로그에서 표현하고 싶었던) 효신이가 겪은 이날 하루의 기억은 소외와 성장과 죽음에 대한 격렬한 내적 모티브를 획득한 순간에 머물러 있습니다. 효신이가 가진 집착은 누군가를 보호해주어야 한다는 죄의식에 기반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린 효신이가 겪은 이 얼음땡 술래잡기의 포즈 상황은 다음 영화에서 다루고 싶은 모티브입니다. 술래가 지나갈 때는 비록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하더라도 땅 위가 아닌 어떤 것 위에 외발로 올라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술래가 당신을 치고 당신은 죽게 됩니다.

시은의 딜레마를 생각해봅니다. 시은이도 이 포즈에 잡혀 있는 걸까요? 효신이는 시은이가 벗어나지 못하는 이 어정쩡한 포즈 상태에 대한 심연의 절망감을 안타까워 했습니다. 저는 도대체 우리의 시은과 효신을 포즈시키는 이 술래는 무엇일까라고 조용히 묻고 싶었습니다.

민아는 효신의 죽음 이후 일기를 읽어가면서 문득문득 소녀(어린 효신)의 환상을 목격하는데 효신의 기억이 민아에게 전이되는 고통을 겪게 됩니다. '효신의 영이 빙의된다'는 설정이었습니다. 즉, 민아는 생전의 효신이처럼 변해갑니다. 삭제된 분량의 상당부분은 이 민아의 변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운동장에서 시은의 땀을 닦아주는 민아의 스틸컷이 그 삭제된 내용중의 한 장면입니다.

효신의 어릴 적 상황과 시은의 과거에 대한 설정은 효신의 나레이션을 통해 드러날 예정이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나레이션이라는 형식을 중도에 포기했습니다. 과거를 설정하고 영화에 드러내고 싶었던 이유는 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한국의 학교에 대한 악마적 보고서로 협소화되고 지극한 보편성을 잃어버리는 걸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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