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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4

시은아, 드디어 새날이 밝았구나. 어때, 기분이? 널 만나기 위해 걸었던 그 길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아니? 새해 첫날에 내 얼굴도 보고 영화도 보고 손잡고 말야 헤헤... 눈이 왔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야.. 넌 어땠니? 난 감동 그 자체였다... 밤공기가 차가웠지만... 그리고는 하루가 얼마나 길고 덧없는지를 느끼지 않아도 좋은 그 다음 날이 왔고 그날은 오래 잊혀지지 않았다. 붉은 잎, 붉은 잎 하늘에 떠가는 모든 붉은 잎들의 모든 흐름이 나와 더불어 움직여가고 또 갑자기 멈춘다. 여기 이 구름들과 끝이없는 넓은 강물들... 어떤 섬세하고 불타는 삶을 나는 가지려고 했었다. 그리고 그것을 가졌었다, 그렇다. 다만 그것들이 얼마나 하찮았던가... 여기 붉은 잎 붉은 잎들 허공에 떠가는 더 많은 붉은잎들 바람은지고 물도 맑은날에 나의 외로움이 구름들을 끌어당기는 곳. 그것들은 멀리 있다.. 더 멀리에.. 그리고 때로는 것잡을 수 없는 흐름이 그것들을 겨울하늘 위에 소용돌이치게 하고 순식간에 차가운 얼음 위로 끌어내린다. 겨울 숲에서 노려보는 여우의 눈처럼 잎뒤에 숨은 붉은 열매들처럼 나를 응시하는 것이 있다 내 삶을 지켜보는 것이 있다... 서서히 얼어붙은 수면에 시선을 박은 채 돌틈에 숨어 내다보는 물고기의 눈처럼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건방진 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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