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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99년 12월 18일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제작기

뾰족지붕이 있는 학교를 찾아

[열일곱], [창백하고 푸른 점] 등 단편 영화 몇편을 공동연출했던 한국영화아카데미 13기 동기생 김태용, 민규동 두 감독은 올해 2월말 오기민 프로듀서로부터 연출제의를 받았다. 한 차례 고사하며 망설이다 1주일 뒤 수락한 데는 단편영화 시절부터 여고생들 이야기를 좋아하던 두 사람의 성향이 많이 작용했다. 그들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2달간 자료조사를 하고 2주간 여고 연극반 담당 강사로 나가 여고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인터뷰했다.

첫 모티브는 '자살'이었다. 1년에 평균 180여명의 학생들이 자살을 한다는 통계는 '여고'와 '괴담'을 잇는 징검다리였다. 특히 두 감독의 관심을 끈 것은 동반자살, '자살하려는 아이와 친구 때문에 덩달아 자살하는 아이, 둘의 관계는 무엇일까?' 하는 문제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뒤이어 나온 것이 '교환일기'. 교환일기는 동반자살에서 시작한 두 여고생의 관계를 분명히 보여줄 수 있는 소재가 됐다. 여고생이라면 한번쯤 써본 경험이 있는 교환일기는 두 친구의 특별한 관계를 이어주는 소통방식이 된다. 이런 과정에서 영화는 한 여고생이 죽은 날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과 이 여고생이 지난 1년간 살아온 이야기가 병렬진행하는 것으로 발전했다. 촬영장소를 택하는 데 가장 중요했던 것은 효신이 자살하는 옥상. 뾰족한 지붕이 있는 학교를 찾느라 애를 먹었다.

촬영은 시나리오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항태에서 시작됐다. 방학기간이 아니면 학교 안에서 찍는 게 불가능한 탓에 완전한 시나리오 없이 촬영에 들어갔고 찍으면서 시나리오가 바뀌어갔다. 때문에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는 1편보다 2배 많은 13만 4천자의 필름을 사용해야 했지만 꽉 짜이지 않은 이야기 구조 안에서 인물의 느낌은 더 생동감 있게 잡혔다. 김태용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답답한 시기를 표현하고 싶었다. 특별히 나쁜 애나 나쁜 선생님을 설정해 갈등구조를 만들지 않은 것도 그런 답답함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그 시절이 갖는 즐거움, 슬픔, 무서움 같은 여러가지 요소들을 합쳐놓은 셈이다."

남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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