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소설 쓰는 법
오츠카 에이지 (지은이) | 김성민 (옮긴이)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13-10-28


라이트노벨, 애니메이션, 게임 시나리오까지
스토리, 캐릭터 만들기를 위한 입문서


2005년 국내에 출간되었던 『캐릭터 소설 쓰는 법』의 개정증보판이다. 지금은 ‘라이트 노벨’로 총칭되는 애니메이션, 만화 등을 소설화한 ‘캐릭터 소설’에 관한 책이다. 강의식으로 구성되어 실제 소설쓰기 강의를 듣는 것처럼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개정증보판에서는 보충 강의 두 꼭지를 추가하였으며, 이 내용은 동시 출간된 오쓰카 에이지의 『스토리 메이커』 와의 다리 구실을 한다. 장르 소설에 관한 이렇다 할 작법서가 없는 국내의 현실에서 캐릭터 만드는 법, 플롯, 세계관 설정 등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시나리오 창작자들의 갈증을 해소해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저자 오쓰카 에이지는 일본의 서브컬처 평론가이자 국내에도 잘 알려진 『다중인격 탐정 사이코』를 쓴 만화 스토리 작가이기도 하다. 민속학을 전공하여 옛날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그는 이야기론 등을 강의하면서 『스토리 메이커』 『이야기 체조』 『캐릭터 메이커』 등 창작을 위한 실용서를 집필했다. 이 책은 가도카와쇼텐에서 발행하는 <더 스니커>라는 주니어 소설지에 연재했던 글로 캐릭터 소설에 대한 정의로부터 시작하여, 기존에 문학으로 인정받아온 소설과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일반적인 문학의 방법론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캐릭터 소설의 창작법에 대한 지은이의 고민과 나름의 해결책, 소신을 담고 있다. 만화, 드라마, 영화, TRPG 게임을 넘나드는 풍부한 예시로 비평의 전통을 갖지 못한 캐릭터 소설론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했다.

『캐릭터 소설 쓰는 법』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이후 8년의 시간이 지났다. 그 사이 오쓰카 에이지가 ‘캐릭터 소설’이라 명명했던 장르는 ‘라이트 노벨’이라 불리며 변화를 맞았다. 라이트 노벨을 읽는 독자들도 그 사이 많이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장르소설은 문학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르소설만의 창작법은 없는 것일까. 장르소설의 뻔한 패턴은 버려야 할 약점인가 취해야 할 개성인가. 독창적이면서도 ‘장르소설’다운 것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해본 적 있는 장르소설 작가 지망생, 열혈 독자, 편집자에게 이 책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일본 문화와 문학에 익숙지 않은 우리 독자들은 책에 등장하는 많은 예들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생소한 일본 문학과 문화의 명칭에 우리 문학과 문화의 고유명사들을 대입해서 읽는다면 그야말로 타산지석의 교훈을 줄 만한 것들이다.

캐릭터 소설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해서 이 책이 그저 글을 좀 더 잘 쓰는 방법에 관한 비결서는 아니다. 오히려 이런 사람들에게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머릿속에 아이디어는 잔뜩 있지만 소설로 옮기려고 할 때마다 무언가 보이지 않는 벽에 막혀 좌절해본 사람, 이런 글은 이렇게 써야 해라는 패턴에 지쳐버린 습작생이나 독자들. 캐릭터 소설(장르 소설)이 순문학과 도대체 왜 달리 취급되어야 하는지 궁금한 사람들.

좀 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우리 소설이 겪는 고민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찾기를 바라며 우리도 우리만의 소설 쓰기 입문서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저자 … 오쓰카 에이지


만화 원작자, 비평가.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교수. 대학 시절에는 민속학을 전공했다. 1980년대에 도쿠마쇼텐, 뱌쿠야쇼보, 가도카와쇼텐에서 편집자로 근무했다. 스토리를 담당한 만화 작품으로 『다중인격 탐정 사이코』, 『구로사기 시체 택배』, 『언러키 영맨』, 비평서로 『이야기 소비론』, 『전후 만화의 표현공간』(제16회 산토리 학예상 수상), 『그녀들의 연합적군』, 『오타쿠의 정신사』, 『서브컬처 문학론』, 『이야기론으로 읽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미야자키 하야오』 등 문학·민속학·정치 분야에 걸쳐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다. 그리고 『이야기 체조』, 『캐릭터 소설 쓰는 법』, 『캐릭터 메이커』, 『스토리 메이커』 등 창작론과 작법서를 통해서도 잘 알려져 있다.

역자 … 김성민
대구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일어교육과를 졸업했다. 2000년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 입사해 일본 출판 관련 서적을 다수 번역했고, 현재는 일본 오사카에서 생활하고 있다. 『편집이란 어떤 일인가』, 『취미는 독서』, 『출판 프로젝트X』 등의 책을 번역했다.


차례

1강 캐릭터 소설이란
2강 살아 숨 쉬는 캐릭터 만들기
3강 캐릭터는 패턴의 조합
4강 가공의 ‘나’ 만들기
5강 캐릭터는 ‘깨지기 쉬운 인간’일 수 있나
6강 이야기의 결말은 열려 있다
7강 TRPG풍 소설이란
8강 이야기의 법칙을 찾아라
9강 ‘세계관’이란 허구적 일상이다
10강 주제는 ‘세부’에 있다
11강 ‘전쟁’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
종강 근대 문학도 캐릭터 소설이었다
보강 1 9ㆍ11 이후의 세계와 재이야기화하는 세계
보강 2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으로 본 이야기의 구조

주석
찾아보기
별첨 : 「노파 가죽」, 「이즈의 무희」,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이야기 구조 대비표


책 속에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장르의 정체성을 모른다는 건 매우 불행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선 우리가 쓰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여기에서 재확인했다.

소설 쓰는 법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그럴 리가 있겠는가. 여러분이 쓰려는 대상은 ‘나’가 아닌 ‘캐릭터’다.

그리고 여러분이 묘사할 대상은 ‘현실’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같은 또 하나의 ‘가상현실’이란 사실부터 염두에 두기 바란다.
그게 캐릭터 소설 쓰기의 첫걸음이다. ― 29~30쪽

캐릭터를 만들 때 중요한 건 주인공의 외모상, 설정상의 개성이 드라마의 얼개와 연결되었느냐 아니냐 하는 점이다. 단순히 ‘좌우의 눈동자 색깔이 다른 귀신 잡는 소년이 싸우는 이야기’와 ‘좌우의 눈동자 색깔이 달라서 귀신을 잡으러 나서야만 하는 소년이 갈등하면서 싸우는 이야기’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좌우의 눈동자 색깔이 다르다’는 캐릭터의 요소와 ‘귀신을 잡으러 나선다’라는 드라마의 뼈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것만 주의하면 ‘이야기’의 절반은 완성된 거나 마찬가지다. ― 52~53쪽

다음은 플롯이다. 먼저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를 800자 정도로 정리해보자. ‘내가 그 정도 쓸 줄 알면 걱정할 게 없겠다’ 라는 사람은 서점에 가서 『이야기 체조』 제1장을 읽어보라. 타로카드를 이용해 단시간에 플롯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해설되어 있다. 그런 거짓말을 누가 믿어, 하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거기에 쓰여 있는 건 내가 대학이나 학원에서 소설 쓰기를 가르칠 때 학생들에게 제일 먼저 가르치는 기술이다. 세부 사항은 엉성해도 괜찮다. 일단은 문장으로 옮겨보자. 플롯이 영 안 만들어진다는 사람은 뒤에 가서 설명하는 방법으로 연습해보기 바란다. ― 127~128쪽

힉스는 영화를 비롯한 이야기 전반에 ‘문법’이 존재한다는 관점에서 이 책을 썼다. 오락산업계에서 그 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예로 <스타 워즈> 시나리오는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조언으로 영웅신화의 전형적 ‘문법’에 따라 만들어졌다. 차원은 다르지만 좀더 가까운 예로, 만화에는 별 재능이 없던 내가 ‘만화 원작자’로 일할 수 있는 것도 대학시절 민속학과 문화인류학을 전공하는 과정에서 ‘이야기의 문법’이라는 개념을 배우고 채용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정통 문학이나 영화 제작자들은 이러한 개념을 좀처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분위기인 반면, 할리우드에서는 ‘상업성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만들 때, ‘이야기의 문법’을 공학의 하나로서 응용하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 ― 264쪽






스토리 메이커
오츠카 에이지 (지은이) | 선정우 (옮긴이) | 북바이북 | 2013-10-28

일본의 만화 원작자이자 서브컬처 평론가인 오쓰카 에이지의 『스토리 메이커』 『캐릭터 소설 쓰는 법』(개정증보판)이 동시 출간되었다.

『캐릭터 소설 쓰는 법』은 오늘날 ‘라이트 노벨’로 총칭되는 애니메이션, 만화 등을 소설화한 ‘캐릭터 소설’에 관한 책이다. 캐릭터 만드는 법, 플롯, 세계관 설정 등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시나리오 창작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문제를 다뤘으며, 개정증보판에 추가된 내용에서는 이야기에 일정한 공식이 있다는 ‘이야기의 문법’을 강조하고 있다.

『스토리 메이커』는 이러한 전제 아래 반복 훈련을 통해 ‘이야기의 문법’을 익힐 수 있도록 한 책이다. 어린이 문학론, 오토 랑크의 영웅신화론, 조지프 캠벨의 단일신화론 등을 통해 ‘갔다가 돌아오기’라는 이야기의 기본 구조를 설명하고, 구조화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30개의 질문과 답변 예시를 실었다. 책의 말미에는 직접 복사해서 사용할 수 있는 질문지 「스토리 메이커」를 첨부하여 실용성을 더했다. 아울러 꼼꼼한 주석을 통해 일본 문화가 낯선 독자들을 배려했다.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많은 작가 지망생을 비롯해 마음속에 품은 것을 자신만의 이야기로 쓰고 싶은 이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글을 쓰는 방법은 누구나 학습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소설은 누구나 쓸 수 있다, 만화도 누구나 그릴 수 있다, 라고요. 그건 공부를 하면 저도 한국어를 배울 수 있다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한편 한국어를 배웠다고 해서 그게 바로 아름다운 한국어 문학작품이나 시를 쓸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죠.

즉 방법론에는 두 가지 수준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단순히 한국어를 배워서 문법적으로 맞는 한국어를 쓸 수 있게 된다는 것. 이것은 거의 누구나 가능하고, 텍스트나 매뉴얼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더 나아갈 수 있는가는 개개인의 문제, 혹은 문화의 문제입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누구나 가능한’ 수준이 창작에도 존재하는데,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재능이나 특별함을 한국어나 영어를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매뉴얼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해두고 싶은 겁니다.
― <기획회의> 354호 ‘이야기의 힘―오쓰카 에이지 인터뷰’ 중에서




창작을 위한 다섯 가지 이야기론

일반적으로 소설은 일부 재능이 있는 사람들만 쓰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오쓰카 에이지는 이야기를 쓰는 능력은 언어를 배우는 것처럼 문법을 익히면 누구나 기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야기에는 ‘이야기’를 ‘이야기’스럽게 하는 내적인 논리성이 존재하는데, 이것이 바로 ‘이야기의 문법’이다. 『스토리 메이커』는 복잡한 개념 설명보다는 반복 연습을 통해 글을 쓰려는 사람이 강제적으로 이야기의 문법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시도한 책이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이야기’를 만드는 기초가 되는, 혹은 응용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이야기론을 살펴본다. 어린이 문학,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 민담 연구가 블라디미르 프로프 등이 신화와 민담에서 도출한 이야기론을 개관한다. 저자는 어린이 문학과 신화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기본적인 구조는 ‘갔다가 돌아오기’라고 설명한다. 책에서는 이러한 이야기의 기본 구조에 충실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할리우드의 영화를 예로 들어 이야기의 구조를 쉽게 설명한다.

30가지 질문으로 이루어진 「스토리 메이커」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든다


「스토리 메이커」는 이 책의 제목이자 오쓰카 에이지가 스토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30개의 질문을 정리한 매뉴얼이다. 독자들은 2부에 실린 30개의 질문에 답변함으로써 만화나 애니메이션, 영화, 소설 등 어느 정도 이야기성을 필요로 하는 창작 활동에 사용 가능한 플롯을 만들 수 있다. 30개의 질문은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먼저 주인공의 내면을 끌어내기 위한 질문과 이야기의 구조를 맞추기 위한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강조한 것처럼 이 책을 읽는 것보다는 직접 이야기를 써보는 것이 의미가 있는 만큼, 책의 말미에 「스토리 메이커」(부록)를 실어 독자들이 직접 답변하며 플롯을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역자 … 선정우


출판기획사 코믹팝 대표. 1995년 만화 칼럼니스트로 데뷔하여 국내 매체에 기고했고, 2002년부터는 요미우리신문, 〈유레카〉, 〈파우스트〉 등 일본 매체에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해왔다. 부천만화정보센터 큐레이터와 출판사 편집자를 거쳐 2003년부터 출판기획사 겸 에이전시 코믹팝을 운영중이다. 저서 『슈퍼 로봇의 혼』, 공저 『VISION: 한국만화를 찾는 일본인들』, 공역서 『망가 세계 전략』(나쓰메 후사노스케 지음)이 있다. 일본에서 공저로 『오타쿠: 인격=공간=도시』를 출간했다.http://mirugi.com/


차례

서문 사람은 기계처럼 이야기를 쓸 수 있다
이야기의 문법을 습득하기 위해서는│‘스토리 창작’이란 행위를 소프트웨어에 맡긴다│‘신화
제작 기계’라는 이미지│기계를 통해 창작하는 행위가 인간의 고유성을 나타낼 수도 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손에 넣기 위해

1부 창작을 위한 다섯 가지 이야기론

1장 이야기의 기본은 ‘갔다가 돌아오기’다 ― 세타 데이지, 『어린이 문학』

게임계 판타지의 기본 패턴│일상과 현실을 실감하는 과정│갔다가 돌아오는 문법에 충실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성인식으로서의 이야기│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넘는다

2장 이야기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는 무엇인가 ― 블라디미르 프로프, 『민담 형태론』

이야기는 단위의 조합으로 구성된다│캐릭터에는 역할이 있다│마법민담의 여덟 가지 캐릭터│31가지 기능을 설명하다│결여를 회복하는 구조│주인공의 출발과 싸움│주인공의 귀환│러시아 마법민담의 네 가지 명제

3장 영웅은 누구를 죽이고 어른이 되는가 ― 오토 랑크, 『영웅 탄생 신화』

나카가미 겐지의 시도│이야기론적으로 미완의 결말을 예상해보다│전 세계에 존재하는 보편적인 이야기│‘귀종’의 탄생과 ‘어머니의 죽음’│‘흘려보내진 자’로서의 속성│죽여야 할 아버지│이야기론에 의해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가능한가?

4장 전 세계 신화는 동일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 조지프 캠벨,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할리우드 영화의 스토리 개발│스토리 만화의 기원│신화를 심리학적으로 해설하다│비일상으로 출발하다│어른이 되는 과정으로서의 이니시에이션│일상으로의 귀환│영웅신화의 기본 구조

5장 할리우드 영화의 이야기론 ― 크리스토퍼 보글러, 『신화, 영웅 그리고 시나리오 쓰기』

구조는 동일하지만 외견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야기의 인과율│일본의 이야기에는 구조밖에 없다?│글로벌화와 만화·애니메이션의 변모│할리우드 영화의 매뉴얼을 검증하다│영웅의 여행이라는 구조

2부 스토리 메이커 ─ 30가지 질문에 답하면서 당신의 이야기를 만들자

1장 〈질문 1~16〉 주인공의 내적 영역을 설계한다
column:카드로 플롯을 만들자

2장 〈질문 17~30〉 이야기의 구조를 조립한다

저자 후기
역자 후기
주석
찾아보기
부록 「스토리 메이커」


책 속에서

이야기의 문법이라는 개념을 모르더라도 훌륭한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창작자는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이야기의 문법을 아느냐, 모르느냐를 떠나서 그것이 이미 자연스럽게 몸에 익어버린 행복한 사례일 뿐이다. 이야기의 문법을 익힌다는 것은 어린아이가 부모나 주위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모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도 문법이라는 논리성을 띠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공부할 때 문법이라고
하는 논리성을 먼저 이해하는 절차가 필요한 것이다. ― 5쪽

갔다가 돌아오는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경계선을 넘어 저쪽 편으로 간다는 것이다. 이 경계선은 작중에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어디까지나 상징적인 경계선일 때도 있다.
하지만 작품세계 안에 하나의 경계선이 있고, 그 선을 넘어 주인공이 ‘저쪽 편’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에 ‘이야기’의 가장 기본이 존재한다는 것이야말로 이야기의 가장 단순한 형태임을 기억하자. ― 25쪽

시나리오 개발 공정을 중시하는 동시에 하나의 공정으로 시스템화한 할리우드 영화는 <스타 워즈> 이후 이야기론을 창작 기술로 응용하게 되었다. <스타 워즈>의 시나리오 제작에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조언이 중요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가 하나의 ‘신화’이기도 하지만, 그 바탕이 된 것은 캠벨의 저서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 제시된 영웅신화의 기본 구조이다. 캠벨은 프로프 이야기론의 재평가를 기점으로 하는 레비-스트로스 등의 구조주의적 인류학과는 달리, 융 학파의 심리학 이론에 영향을 많이 받은 신화학자이다. 캠벨은 고금의 영웅신화는 단일한 형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모든 영웅신화는 인간의 자기실현 과정을 따른다는 것이다. 아마도 캠벨은 어떤 원형의 복합체로서 ‘단일신화의 구조’를 이미지화 했던 건 아닌가 싶다. ― 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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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국내에 출간되었다가 절판되어버린 [캐릭터 소설 쓰는 법]이 개정 증보판으로 출간 되었습니다. 작년부터 오츠카 에이지의 [캐릭터 소설 쓰는 법]이 개정 증보판으로 그리고 [스토리 메이커]까지 출간된다는 소식이 있었으나, 나오지 않고 있었는데, 드디어 출간되었네요.

  대중소설, 캐릭터 소설, 라이트노벨, 만화 등 서브컬쳐 전반에 걸쳐 스토리를 짜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만한 입문서로 보입니다. [캐릭터 소설 쓰는 법]은 입문서, 개론서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스토리 메이커]는 실전편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아무튼 간에, 한국에 있는 많은 편집자, 창작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작법서로 소개되었지만, 서브컬쳐 작품들에 대한 이론적, 비평적 내용도 있다고 하니, 리뷰나 비평, 연구 등을 하려는 분들에게도 유익한 책이 될 것 같네요.(이 책들이 많이 팔려서 오츠카 에이지의 저서인 『서브컬처 문학론』, 『이야기론으로 읽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미야자키 하야오』 같은 책들도 번역되면 좋을 것 같네요. 다른 작법서들도 함께 말이죠. 서브컬쳐 관련 이론서는 지금도 시장이 없어서 소개되기 힘들다고 하지만요. 위의 두 책도 작법서라서 겨우 나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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