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작이랍니다. 런닝타임은 무려 2시간 7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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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도 그렇고 포스터도 그렇고 인형을 호러 도구로 삼는 영화입니다만. 이게 나름 맥락(?)이 있더라구요.)



 - 갑부집 외동딸이라는 럭셔리한 배경이 있지만 부모의 반대 때문에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한 정상의 인기 가수 푸엉!!! 은 영화 시작과 함께 자살합니다. 자신의 마약 & 섹스 비디오가 유출되어 바르고 강한 마음을 가진 현대 녀성! 이라는 캐릭터가 와장창 무너지고 사람들에게 비난과 조롱을 당하는 걸 견디기 힘들었대요.

 주인공은 푸엉의 코러스로 일하던 가수 지망생 리. 역시 아빠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수의 꿈을 키우고 있지만 현실이 만만하지가 않아서 일단은 생활고에 시달리며 절친 후엔과 함께 사이 좋게 대학을 다니는 중입니다. 푸엉과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던 터라 일단 충격은 받았지만 그래도 대략 열심히 살며 가수 데뷔를 타진하고 있는데요. 어쩌다 참가해서 수상에 실패한 가수 선발 대회에서 만난 아줌마가 성공의 비결을 알려주네요. '꾸만통 인형'을 좋은 걸로 하나 들여 놓고 거기에 진짜 아기의 혼을 불어 넣으래요. 애초에 푸엉도 그 인형 덕에 성공했던 거라나요. 리는 당연히 마음이 동하겠고, 그 인형을 들여 놓은 후로 좋은 일이 생김과 동시에 아주 흉악한 일들이 함께 따라올 것도 당연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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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웃기는 게 보시다시피 주인공들만 티 나게 차림새가 블링블링합니다. 심지어 생활고에 시달리는 가난한 대학생이라는 설정인데두요. ㅋㅋ)



 - 일단 저 '꾸만통 인형'이라는 것에 대한 지식이 좀 필요합니다. 뭔지 몰라서 검색을 해 보니 이 영화가 나올 때 즈음에 동남 아시아권에서 꽤 유행했던 아이템이라네요. 아가 내지는 어린애 모습의 인형인데, 이걸 사서 주술사에게 실제로 어려서 죽은 아가의 영혼을 불어 넣어 달라고 부탁한 후에 데리고 사는 건데요. 당연히 유행을 일으킨 사람들은 이게 진짜 어린애 영혼이고 그래서 자기는 진짜 아기를 키우는 거랑 같다고 떠들었나 봅니다. 그리고 이 아이템을 갖고 있으면 행운이 깃든다는 옵션이 붙어 있었겠죠. 왜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호러 스토리로 아주 적절한 아이템이고 그 찬스를 활용해서 만든 영화가 이 '수호 인형'이고 뭐 그렇습니다. 한국에는 없었던 유행인지라 전혀 먹히지가 않는다는 게 문제일 뿐, 그 동네 사람들에겐 나름 흥미진진한 이야기일 수 있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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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게 왜 그리 유행이었다는지 이해는 1도 안 가지만 뭐 요즘 다른 유행들도 이해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늙은이이다 보니 그러려니 하구요.)



 - 이야기는 아주 전통적인 교훈담입니다. "딴따라들 세상엔 나쁜 놈들 투성이이니 넌 그런 거 꿈도 꾸지 말고 평범한 삶에 만족하며 살아라."라는 거죠.

 전문가 아줌마(?)의 도움으로 주인공 리는 꾸만통 인형에 영혼을 불어 넣고 그 후로 정말로 좋은 일이 촤라락 펼쳐져요. 죽은 푸엉의 애인이었던 미남 천재 프로듀서 '카인'을 우연히 마주쳐서 푸엉의 차기 기대주로 푸쉬를 받구요. 가수 데뷔도 성공할 뿐더러 카인과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데도 성공합니다. 그런데 영화는 초반부터 리가 푸엉이 마약 섹스를 벌였다는 그 파티에 참석했다는 걸 알려주고 시작하기 때문에 곧 나쁜 사람들에 의한 위기의 전개가 시작되고. 결국 주인공은 꾸만통 인형에게 위험한 소원을 빌기 시작하겠죠. 뭐 그런 이야기인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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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핸섬한 부자에 능력자 남자 친구도 생긴다는데 다들 인형 하나씩 장만하시죠! 라는 홍보 영화... 는 당연히 아니겠구요.)



 - 런닝 타임이 2시간이 넘습니다. 이게 좀 희한한 게, 영화 정보를 검색해 보면 런닝 타임이 한 시간 사십 여분으로 나와요. 아마도 흥행이 좀 된 영화라 별도로 확장판 같은 걸 내놓았고 그게 한국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 문제는 영화의 이야기에 이 런닝 타임을 감당할만한 내용이 없습니다. 한 시간 사십 여분 정도가 딱 맞는 영화에요. 그리고 나머지 이십 여분은 뭘로 채워지냐면, 푸엉과 리의 노래, 공연 장면들이에요. ㅋㅋㅋㅋ 아니 무슨 노래 한 번 부르고 무대 한 번 했다 하면 곡 하나를 통째로 다 소화합니다. 원본은 안 봤지만 추가된 이십 여분이 다 이런 부분들 아니었을까... 싶었구요.


 뭐 사실 곡도, 무대도 나쁘진 않은데 문제는 이게 애초에 뮤지컬 영화도 아닌데. 이야기가 죽죽 늘어지고 템포가 망가진다는 게 문제죠. 더불어 별로 필요 없는 장면들이 자꾸만 길게 나오니 영화의 완성도도 떨어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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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게 한 너댓 번은 나왔던 듯. 안 근데 진짜로 풀버전을 다 틀어줄 필욘 없잖아요. 어차피 음악 영화도 아닌데... ㅋㅋ)



 - 영화가 두 시간 내내 굉장히 블링블링 럭셔리합니다. 신선한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베트남 쪽 컨텐츠를 볼 일이 별로 없고 그나마 본 건 오래 묵은 아트하우스 무비들 뿐인지라 거의 칙칙하고 우울한 서민들 인생 살이만 익숙했거든요. 그래서 삐까번쩍한 고층 빌딩들에 갑부들 파티 벌이고 막 스카이 라인이 펼쳐지는 펜트 하우스에서 생활하고 이런 걸 런닝 타임 내내 보니 베트남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지경이더군요. 베트남 입장에선 바람직한 영화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ㅋㅋ


 그리고 이런 블링블링 럭셔리가 극중에서 의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의 메시지란 게 연예인으로 성공해서 유명해지고 부자 되고... 이런 걸 쫓는 젊은이들에게 '그거 위험해!'라고 경고하는 거니까요. 영화 속 럭셔리 라이프는 젊은이들이 쉽게 빠져들만큼 폼이 나구요. 동시에 대체로 차갑고 공허한 느낌으로 연출되어 위험하고 안 바람직한 느낌도 들고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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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이 시작과 동시에 사망하는 디바 푸엉. 우측이 주인공 리입니다. 둘 다 예쁘고 매력도 있고 그래요. 배우만요. 캐릭터 구축이 잘 안 돼서...;)



 - 근데 그래서 이 영화의 '호러'는 어떠한가... 에 대한 이야기를 지금껏 전혀 안 하고 있는데요.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안 무섭습니다. 인형들 생긴 게 기분 나쁘고 자꾸만 점프 스케어로 툭툭 튀어나오는 푸엉 귀신들이 몇 번 놀래켜주긴 해요. 근데 그게 전부인 데다가 이런 장면들의 비중이 되게 낮아요. 런닝타임이 대략 1/3 정도 남을 때까진 거의 무슨 (기분 나쁜 인형과 함께 하는) 명랑 처녀 성공기 같은 느낌으로 흘러가구요. 주인공의 비밀(이라지만 거의 영화 시작과 동시에 다 눈치 채게 됩니다) 하나가 밝혀진 후 부터는 범죄물이 되고... 호러 행세하는 구간이 얼마 안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이 영화의 포인트인데요. 막판에 아주 큰 반전이 하나 있습니다. 아주 놀라운 반전이라기보단 아주 '큰' 반전이요. ㅋㅋ 지금껏 끌어 온 이야기를 되게 많이 갈아 엎어 버리는 반전인데... 대략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반전이 되겠습니다. 어라? 생각보다 그래도 머리 많이 쓰고 열심히 썼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반대로 상도의를 저버리는(?) 반전이라 짜증난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겠구요. 전 일단 괜찮았어요. 왜냐면 이거라도 없었으면 너무 무난하게만 달리는 20세기 범죄 드라마 같았을 거라서요. 그 반전이 훌륭했나 아니었나를 떠나서... 그랬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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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우리의 꾸만통 인형은 과연 주인공에게 어떤 결말을 갖다 줄 것인지!!!!!) 



 - 어차피 아무도 안 보실 영화인데 이렇게 열심히 스포일러 감춰가며 얘기하자니 더 할 말도 없고 해서 얼른 마무리하고 스포일러나 적어 보겠습니다.

 위에선 계속 뭔가 모자라다, 부족하다, 아쉽다고만 적어 놓았지만 장점은 있습니다. 일단 기술적으로 깔끔하게 잘 만들어져 있고 럭셔리하고 고급진 배경 구경 재미도 있고 배우들은 예쁘고 매력도 있게 생겼어요. (캐릭터 말고, 배우 외모 얘깁니다. ㅋㅋ) 그리고 꽤 느릿한 템포만 견딜 수만 있다면 스토리도 정석적으로 멀쩡하게 짜여져 있고... 그 멀쩡한 스토리가 뻔해서 재미 없다고 느낄 사람들을 위한 충격과 공포의 반전도 준비되어 있구요. 그렇습니다만.

 담고 있는 메시지가 워낙 보수적인 데다가, 그렇게 교훈을 주려는 이야기 치고는 연예계 묘사도 되게 건성이구요. 반전이야 어찌됐든 간에 거기까지 가는 길이 너무 평범 무난한 데다가 느리기까지 하니 칭찬은 못 해주겠네요. ㅋㅋㅋ 그냥 왠만하면 보지 마시고, 베트남 영화는 어떤 느낌일까? 같은 궁금증을 평소에 갖고 계셨던 분이라면 경험 삼아 한 번 보신 후에 결말 반전을 즐기시면 되겠습니다.

 짧게 말해 비추천이란 얘기죠.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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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비슷한 톤의 한국 호러가 있었던 것 같은데 뭔지 기억은 안 납니다. 아마 엄청 재미 없었던 거겠죠...)




 + 극중에서 케이팝, 한국 언급은 없지만 나중에 주인공이 활동하는 무대 모습을 보면 역시나 한국 아이돌이 떠오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ㅋㅋ



 ++ 아. 그러고보니 제작에 롯데가 참여한 영홥니다. 스탭들 이름 보면 제작 관련으로 한국인 이름도 꽤 나와요. 근데 한국엔 개봉도 못 했군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처음부터 다시 요약하자면, 인기 스타 푸엉이 마약 섹스 비디오 파문으로 자살했고. 그의 코러스를 하며 특별히 친동생처럼 총애를 받았던 리가 주인공입니다. 아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인스타 라이브를 올리며 반응 올 날을 기다리는 이 처녀는 '너도 노출을 좀 하지 그러니?'라는 주변의 조언(?)을 거절하고 노래로 승부하겠다며 씩씩하게 웃을 정도의 신념도 갖고 있고 뭐 그렇습니다만. 그러느라 함께 월세 나눠 내며 사는 절친 후엔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죠. 전기세, 수돗세 내야 할 돈으로 자기 장신구랑 치마를 사고선 뻔뻔하게 씨익 웃는다거나... ㅋㅋ


 암튼 푸엉의 장례식에서 만난 푸엉의 아버지, 수사하러 온 경찰 등에게 "동영상에 나오는, 니가 푸엉이랑 함께 갔던 파티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 우리 푸엉이 그럴 애가 아니잖니!!!?" 라는 질문을 받지만 그냥 주저주저하다가 "부모라고 해서 자식을 다 아는 게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라며 도망치는 모습을 통해 뭔가 있네... 라는 암시를 남기구요.


 그러다 참가한 가수 선발 오디션에서 아깝게 2등에 그친 후 행사장에 있던 매우 갑부처럼 생긴 꾸만통 인형 마니아 아줌마를 만나면서 리의 인생은 역전을 맞습니다. 아줌마를 따라가서 매우 영험하게 생긴 주술사에게 본인 꾸만통 인형에 아기의 영혼을 주입한 후부터 좋은 일들이 막 생기거든요. 길 가다 우연히 푸엉의 옛 남자 친구 '카인'을 마주쳐서 전화 번호를 교환하게 되는데 얘가 잘 나가는 젊은 천재 프로듀서에요. 그래서 푸엉 이야기나 할 겸 만나서 차 한 잔 하다가 본인 노래를 들려주고, 으아니 이런 재능이!! 라고 감탄한 카인은 리를 키워주기로 결심합니다. 그래서 잘 되구요. 심지어 둘이 연애까지 하게 돼요. 그래서 가끔 푸엉 귀신이 보이는 걸 제외하곤 세상 부러울 것 없이 잘 나가던 리에게...


 협박 메시지가 도착합니다. 우리 다시 만나서 신나게 놀아야지? 라며 이죽거리는 그 문자. 이제 리의 과거가 밝혀지는데요, 뭐 대충 짐작대로입니다.

 푸엉의 코러스를 하며 가수 지망생 생활을 하던 시절에, 젊고 잘 나가는 음악판 인싸 남자들이 리에게 곡을 주고 싶다며 자기들 파티에 초대를 해요. 근데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 오면 심심할 테니 푸엉을 데리고 오라나요. 푸엉은 이 얘길 듣고 "너 그런 애들이랑 어울리다가 큰 일 당할 수도 있어!"라며 야단을 치지만 쭈굴쭈굴해진 리는 "난 너님처럼 돈 많은 아빠도 없고 나 혼자 생활고 해결하며 모든 걸 다 이뤄야 해..." 라고 옹알거려서 푸엉이 마음 약해지게 만들죠. 그래서 결국 푸엉이 리를 따라 파티에 참석했고. 그 곳에서 악당들이 술에 탄 마약에 쓰러져 차례로 윤간을 당했던 거에요. 


 결국 푸엉은 막 사는 셀럽... 은 커녕 아주 제대로 정신이 박힌 올바른 심성의 디바였던 것이고. 리의 모자람을 감싸고 도우려다가 그 선의 때문 함께 봉변을 당했던 거죠. 하지만 리는 본인도 거기에서 함께 당했기 때문에 이 사실을 비밀로 하기 위해 경찰 수사에도, 푸엉 아버지에게도 협조하지 않았던 것. 그러니까 심정은 이해하지만 이기적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입장이었어요. 본인도 그런 걸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영화 전개와 관계 없이 자꾸만 쌩뚱맞게 푸엉의 귀신을 목격했던 거겠죠. 이 귀신은 진짜일 수도 있고, 리의 죄책감을 반영할 걸 수도 있고... 뭐 그런 거였구요.


 암튼 행복의 절정에서 바로 불행의 밑바닥으로 처박힌 리는 역시나 돌파구를 꾸만통 인형에게서 찾습니다. 그런데 리를 꾸만통의 세계로 인도한 그 갑부 아줌마 말에 따르면 이런 일은 일반 꾸만통으론 불가능하고 더 위험한 인형, 위험한 주술을 써야 한다고 하네요. 뭐 가릴 처지가 아닌 리는 오케이 하고 자기 손으로 새를 죽여서 제단에 뿌리는 고난이도 퍼포먼스까지 해가며 파워업 한 새 인형 세팅 완료. 그리고 "저 악당들로부터 나를 지켜줘!"라고 소원을 비니...


 다음 날 마약 성폭행 3인조 중 리더 격의 인물이 처참하게 살해당한 채 길에서 발견됩니다. 경찰 수사가 출동하고, 또 리에게 질문이 들어오지만 리는 모르쇠로 버티구요. 근데 이때 리의 절친 후엔이 리를 찾아왔다가 꾸만통 제단에서 살해당한 남자의 사진을 찾아요. 리가 무슨 짓을 하는지 알게 된 후엔은 정색하고 리를 야단치지만 리는 보탬이 안 될 거면 꺼지라고 고함을 쳐 쫓아내구요. 하지만 본인도 맘에 걸려서 그동안 세팅했던 꾸만통 인형들을 다 쓰레기 봉투에 담아서 방 구석으로 치워 버립니다. 차마 버리지는 못하구요. 그러고 나가서 카인을 만나고 오는데... 집에 돌아오니 가정부 아줌마가 방 안에 아무도 없는데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난립니다. 방문을 열어 보니 봉투에 담았던 인형들이 다 밖으로 나와 널부러져 있고 집 벽과 문짝엔 손톱 자국 같은 게 가득해요. 넘나 무서워서 다시 인형을 세팅한 후,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빌고 다시 소원을 비는 리입니다. 나머지 둘도 어떻게 좀 해 줘!!


 다음 날엔 빌런 3인조의 나머지 둘도 시체로 발견이 돼요.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저 꾸만통 아줌마가 수상하다고 생각해서 예전에 함께 방문했던 아줌마 집을 찾아갔던 후엔은 정체불명의 누군가에게 습격을 당해 도망가다가 교통 사고로 큰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구요. 상황이 이쯤 되자 겁에도 질리고 자신이 저지른 일을 후회하게 된 리는 꾸만통 아줌마를 만나 "난 이런 것까지 바란 건 아니었다"며 하소연을 하는데요. 아니 넌 이렇게 위험한 소원을 빌면서 그 정도 각오도 안 했니? 라며 꾸짖던 아줌마가 리의 애인이 된 카인을 언급하자... 리는 화들짝 놀라서 "네? 저는 아줌마에게 카인 이름을 말 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요???" 라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와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러고 제단 위의 꾸만통 인형을 노려보다가 목을 비틀어 버리는데... 어라 이게 뭔가요. 그 인형 안에는 감시용 카메라와 마이크가 들어 있었습니다. ㅋㅋㅋㅋ 그러니까 주술 따윈 다 뻥이고 실은 꾸만통 아줌마가 리에게 감시 카메라 인형을 주고선 그동안 지켜보면서 이것저것 돕고 있었던 거죠. 그럼 왜 그랬을까? 라는 의문이 생기는 것인데요.


 그때 집을 찾아온 카인에게 리는 이런 사실을 털어 놓고는 도움을 청합니다만, 얼씨구. 당연히 카인도 아줌마와 한 패였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카인의 일장 연설이 이어지죠. 난 한 번도 푸엉을 잊은 적 없고 지금도 푸엉만 사랑한다. 넌 진실을 다 알면서도 본인만 지키겠다고 사실을 숨기고 악당들의 정체까지 비밀로 해서 푸엉은 명예를 잃고 죽었다. 그래서 푸엉의 가족들과 내가 함께 이 일을 꾸민 거다!! 라는 이야기였어요. 꾸만통 아줌마는 푸엉의 엄마, 인형에 혼 넣은 도사는 푸엉의 삼촌, 인형이 움직였다며 난리를 친 가정부 아줌마도 푸엉 가족이었구요. 지금까지의 모든 전개는 이들이 진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인 리에게 접근해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한 함정이었던 것... 귀신도, 인형의 축복이나 저주도 다 없었습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푸엉네 가족은 딱히 완전 범죄로 빠져 나갈 생각도 없어요. 그래서 마지막 복수로 너도 죽이겠다! 고 다가오는 카인에게 리는 엉엉 울며 죽여도 좋으니 그 전에 딱 한 가지만 할 수 있게 해달라 그러죠. 그러고 인스타 라이브를 켜고는 지금까지의 일들을 모두 고백합니다. 푸엉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아빠에게 말 안 듣고 멋대로 굴어서 죄송하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마지막으로 "인형의 축복이나 저주 따위는 없다. 사실 내게 축복은 항상 내 곁을 지켜 준 친구 후엔이었다. 미안해!!" 라고 외치고는 라이브를 끄는데요. 이 솔직한 메시지가 꽤 맘에 들었는지 카인은 칼을 내려 놓고, "니가 지금까지 저지른 잘못들은 절대 돌이킬 수 없다. 그러니 이제부턴 속죄하며 살아라." 라는 말을 남기고 방을 떠나요.


 혼자 남은 리는 눈물을 흘리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어라. 또 푸엉의 귀신이 나타나 미소를 지으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번엔 지금까지의 등장과 다르게 흉칙한 분장 없이 아름다워요. 리는 푸엉에게 다가가 눈물로 사과하고, 푸엉의 귀신이 미소 짓고. 그러고는 둘이 함께 창 밖으로 뛰어 내립니다. 당연히 잠시 후 떨어져 죽은 건 리 혼자겠죠. (이건 진짜 푸엉 귀신의 복수일 수도 있고, 그냥 리가 죄책감으로 자살한 걸 수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경찰이 이 건물로 출동해요. 마지막 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제 3자의 피를 분석해서 카인이 범인이란 걸 알아낸 거죠. 그렇게 경찰이 도착하자 슬로 모션으로 아주 멋진 폼을 잡으며 우리 함정 수사의 용사들, 푸엉 엄마, 아빠, 삼촌, 카인 등이 자수하러 계단을 내려가며 암전... 이 되구요.


 장면이 바뀌면 에필로그입니다. 리의 친구 후엔이 교통 사고의 상처를 다 회복하고 발랄하고 등교를 해요. 리의 마지막 방송 덕에 후엔은 인스타의 새로운 인기 스타가 된 모양입니다. 친구들과 식사하는 후엔에게 기획사에서 본격적으로 함께 일 해보자는 연락이 오고, 살짝 미소를 지은 후 주저 없이 "제안 감사하지만 전 일단 학생이니까 공부를 우선시 하려구요.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어요. 그렇습니다 여러분. 학생은 공부를 하세요.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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