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에 손 잡고!! 1988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32분이구요. 스포일러는... 이 게시판 분들에게 그런 게 있을까요.ㅋㅋ 그냥 본문에도 다 집어 넣어서 막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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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아직 톱스타와는 거리가 멀었던 마이클 키튼 이름을 굳이 제목에 저렇게 박아 놓을만큼 무명 배우(!) 천지였던 영화였습니다만. 이후에 그들은...)



 - 어여쁜 언덕 위의 하얀 집. 주인은 젊은 부부 바바라와 아담. 아이가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어 보이지만 둘이 사이도 아주 좋고 대체로 그냥 행복합니다. '이 집은 애 키우는 부부를 위한 집!' 이라며 자꾸만 비싸게 팔아주겠다고 달라 붙는 부동산 업자가 좀 귀찮긴 하지만 뭐 괜찮아요. 하지만 곧바로 교통 사고로 둘 다 죽어버리죠. 그러고는 125년 동안 이 집에서 살아야 하는 지박령의 운명이 되는데, 새로 이주해 들어온 인간들이 문제입니다. 우울증 딸래미와 소심한 남편까진 괜찮은데 예술 한답시고 계속 집을 뜯어 고치는 여자 쪽이 문제에요. 도저히 그 괴상한 취향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귀신답게 겁을 줘서 쫓아 보려 하지만 그것도 소질이 필요한 영역인지라 쉽지가 않고. 급기야는 '생체 퇴치 전문가'라는 싸이코 귀신 비틀주스의 도움을 받으려 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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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무명 or 신인 배우들의 상태를 봅시다. 아이고 볼드윈 아저씨 풋풋한 거 보세요...)



 - 며칠 전에도 했던 얘기지만 위노나 라이더는 제가 처음으로 배우 덕질을 하게 만들었던 분이십니다. 그래서 극장에서 볼 수 있었던 영화는 대부분 극장에서 보고 그랬죠. '기묘한 이야기'를 보기 시작했던 것도 이 분의 재기의 발판 비슷한 위치라서 그랬던 거구요. 게다가 전 팀 버튼도 아주 좋아했었고 이 영화도 좋아했어요. 그러니 무려 36년만의 속편이 극장에서 개봉을 한다니 당연히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도 제 게으름이 이겼습니다. ㅋㅋㅋㅋ 흥행이 망해서 금방 내려 버리기도 했지만 뭐 암튼. 엊그제 보니 이미 vod가 출시 되었더라구요. 그래서 vod로라도 봐야겠다. 그런데 1편을 먼저 보고 다시 보는 게 좋지 않을까? 뭐 이런 흐름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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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요즘을 기준으로 봐도 이렇게 만만한 호구 귀신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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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무시무시한 인간들(?)에게 시달리는 내용의 영화는 별로 없습니다. ㅋㅋㅋ 캐서린 오하라 표정의 똘끼를 보세요... 하하.)



 - 36년이라는 숫자도 어마어마하지만 '곧 40년'이라고 생각하면 더 무섭지 않습니까. 그리고 비틀쥬스 1편은 세상에 '팀 버튼 스타일'을 처음으로 알린 작품이라는 의미가 있는 사실상 '비긴즈'에 가까운 작품인데... 이후로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우리는 모두 팀 버튼의 스타일에 적응을 해버렸죠. 아니 그렇게 적응을 한지도 이미 20년은 지나지 않았겠어요. 그러니 요 1편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 같은 건 이제는 기대할 수 없는 게 당연하겠구요. 이런 사정으로 인해 과연 이걸 지금 봐도 충분히 재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보았는데요.


 당연히 그 시절에 처음 보는 순간 느꼈던 그 신선함, 놀라움은 없습니다. 대신 그 시절 그 임팩트에 대한 추억이 보글보글 끓어 오르더군요. 실사가 미니어처로 슬쩍 교체되는 도입부의 거대 거미(ㅋㅋㅋ)씬이라든가. 당시에는 꽤 신선한 아이디어였던 지옥의 관공서스런 묘사. 인간에게 오히려 쫓겨다니는 처량하고 선량한 귀신들. 그렇게 좀 모자라고 부족한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이라든가. 그리고 예상을 뒤엎고 '권선징악' 이딴 거 없이 그냥 다 함께 어우러지는 대동단결(...까진 아니지만 ㅋㅋ) 강강수월래의 마무리까지. 그 시절에 비디오와 볼록 티비로 처음 이 영화를 접할 땐 그냥 신선함의 연속이었죠. 시각적인 측면에서도 그랬지만, 이야기가 품고 있는 메시지와 감성이 더더욱 그랬습니다. 이렇게 '아싸'들을 따스하게 품어주는 코미디는 제겐 거의 처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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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표정만 봐도 웃긴 장래의 배트맨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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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팀 버튼 스타일이다!의 시작이었던 기괴하게 귀여운 미술 디자인들.)



 - 그리고 재밌습니다. 네, 지금 다시 봐도 여전히 재밌더라구요.

 이야기 전개는 빠르고, 막 나갈 땐 요즘 말로 '약 빤 듯이' 막 나가주고요. 주인공 부부가 책 읽고 열심히 공부해서 야심차게 시전한 빙의 뮤지컬 장면 같은 건 지금 봐도 참 웃겨요. 그 시절의 아날로그 수공예 특수 효과는 팀 버튼의 디자인과 딱 맞아 떨어져서 부족하단 느낌이 안 듭니다.


 배우들 보는 재미도 아주 좋습니다. 마이클 키튼이 최고의 연기를 펼쳐 준 비틀쥬스 캐릭터는 제 기억보단 분량이 적지만 나올 때마다 아주 화려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웃겨 주고요. 알렉 볼드윈이 이렇게 소탈하고 정이 가는 캐릭터를 맡았던 적이 또 있을까요. ㅋㅋ 고스 스타일 우울 소녀 위노나 라이더는 그냥 딱 그 양반 인생 캐릭터를 정립했구나... 라는 느낌이었구요. 캐서린 오하라의 악녀 딜리아 캐릭터는 이런 양반이 고작 2년 후에 '나 홀로 집에'에서 그런 엄마 역할을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주 신나게 어처구니 없고 재수 없구요. 근데 또 그 와중에 굳이 죽어 나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만 재수 없더라는 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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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 데이비스의 미래 커리어를 생각하고 보면 조금 더 웃깁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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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적으로 이 영화의 특수 효과는 낡았다기 보단 빈티지라는 느낌이죠. 특히 감독님 스타일과 잘 어울리구요.)



 - 아니 뭐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제가 이제사 뭐라뭐라 떠드는 것도 좀 웃기고 그럽니다. 

 매우 노인스럽게 말하자면 '그 시절에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의 놀라움을 느낄 수 없는 요즘 젊은이들이 불쌍해!!' 라는 기분으로 즐겁게 봤습니다. ㅋㅋ

 오래 묵은 영화지만 낡았다는 느낌보단 '이제 고전이 되었구나' 라는 느낌이었어요. 특히 마지막의 위노나 라이더 공중 부양 장면 같은 건 아예 흑백 고전 시절 헐리웃 영화들 느낌 낭낭한 게 신기하더라구요. 팀 버튼도 어디 외계에서 떨어진 감독이 아니니까 당연한 거겠지만요.

 그래서 옛날 추억 떠올리며 지금 다시 한 번 감상해 보셔도 매우 만족하실 거다... 라는 재감상 추천의 말로 마무리합니다. 아주 좋았어요. 그럼 이제 속편을 봐야 하는데 과연 제가 짱 비싼 신작 vod의 가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 ㅋㅋㅋㅋ 뭐 그러합니다. 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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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어리 포핀스 시절 옛날 헐리웃 영화들 느낌인데 배경에 귀신이 있을 뿐이랄까요. ㅋㅋ 암튼 흥겹고 좋았습니다.)



 + 지니티비 유료 vod로 봤어요. 이 양반들이 또 속편 개봉한다니까 사악하게 대여를 없애고 '소장판'만 남겨 놓고 가격을 올려 놨더군요. 하지만 상냥하신 쏘맥님의 가르침으로 장기 고객 쿠폰을 써서 공짜로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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