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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주연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Ted' 어설픈 설정은 바로 테드의 정체입니다. 그는 미친 과학자가 만든 로봇입니다. 어떻게 보면 [스텝포드 와이브즈]의 남성판인 괴물입니다. 아니, 더 심해요. 여자들을 유혹해 살해하는 푸른수염식 연쇄살인범이기도 하니까요. 이 설정은 상당히 거슬립니다. [버피]의 시청자들은 늑대인간이나 뱀파이어와 같은 괴물들은 별다른 설명없이 받아들입니다. 서니데일의 우주는 신화적인 곳이고 수천, 수만년의 역사가 그들의 존재를 설명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로봇과 같은 SF적 설정은 그런 정당성을 부여받지 못합니다. 20세기 중반에 사람들이 속을만큼 완벽한 안드로이드를 만들었다는 게 말이 되지 않잖아요. 뱀파이어라면 장르 클리셰이면서도 이야기와 어울리지만 안드로이드는 그냥 장르 클리셰일뿐입니다. 특히 'Ted'처럼 심각한 어조를 유지하는 에피소드에서는 더욱 그렇지요. 아이디어와 버피버스의 연결이 자연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설명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에피소드 후반에 사건의 진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윌로우의 장황한 대사가 붙은 이유도 그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 설정은 꽤 흥미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핑계를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그린월트와 위든이 이 어색한 설정을 밀어붙인 것도 그 가능성 때문이겠지요. 첫째로, 테드 이야기는 흥미로운 가족 드라마를 열어줍니다. 우선 이혼한 어머니에게 새 남자가 나타난 뒤 딸이 느끼는 질투심과 두려움은 그 자체로도 좋은 드라마의 씨앗이 될 수 있죠. 그리고 테드의 정신나간 살인 행각은 남편과 아버지의 역할이 서서히 위축되고 전형적인 이성애자 가족의 형태가 파괴되는 현대에도 자신의 위치를 필사적으로 고수하려는 구식 남성이 느끼는 공포감과 혐오를 대변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버피]는 버피와 윌로우, 페이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 주제와 관련된 여러 편의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건 페이스가 주인공이었던 'Bad Girls'와 'Consequences'였고 그 다음이 'Ted'였습니다. 이후로 이야기는 풀어지기 시작했어요. 주제와 그 대응이 지나치게 공식화되고 교조화되었다고 할까요? 'Ted'가 6,7시즌의 에피소드들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버피와 주변 사람들이 테드의 죽음에 대해 느끼는 불안과 공포는 모두 진실하고 강렬합니다. 습관적인 경고문들만 반복하는 후반 시즌과는 차원이 다르지요. 딸의 행동에 경악하는 조이스와 버피의 갈등 역시 입체적이고 훌륭했고요.
기타등등
DJU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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