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다소 지루했지만 결말까지 뚝심있게 밀어붙인 감독의 의지와 역량이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원작이 따로 있다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비극일 수도 있는 내용을 민족 수난사와 매끄럽게 결부시킨 지점도 좋았고요.

 

이런 아쉬움이 들었어요.

우리 현대사에도 지독한 비극이 수도 없이 많은데 이런 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작가는 아직 없는 걸까.

생각해보면 그을린 사랑의 이야기는 아주 단순한데서 출발하잖아요.

우리영화 올드보이와도 겹치는 비슷한 이야기지만 두 영화가 취하고 있는 태도는 전혀 다르죠.

 

어느게 좋다 나쁘다 그런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우리에게도 충분히 치열한 역사가 있는데 그걸 돌아보게 하는 영화는 거의 없다는 게 아쉬워지더군요.

 

새삼 김현석 감독의 스카우트가 참 괜찮은 영화였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감독 개인의 야구에 대한 욕심만 좀 덜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그런데 그을린 사랑에서 니하드는 어쩌다 아부 타렉이 된거죠?

니하드는 기독교도 마을의 고아원에 있다가 이슬람 세력인 샴세딘 일당에게 납치돼 이슬람 전사가 되잖아요.

그러다 고향에 돌아가 아주 악랄하게 굴고 그로인해 나왈의 고향마을에선 나왈이라면 학을 띠게 되고.

(아마도 기독교도인 자신의 엄마가 이슬람교도인 아버지와 만나서 자기를 낳았기 때문에 아버지는 살해당하고

자신은 고아원으로 보내졌다는 것을 알게 됐겠죠. 그로인해 기독교도들이 모여 사는 엄마의 마을에서 더 악랄하게 굴었을 테고)

그 후 기독교 세력에게 공격당해 생포되고 기독교 세력의 감옥에서 사형집행관이 돼 이슬람 세력 여성 수감자들에게

끔찍한 짓을 저지르다가 애타게 찾았던 자신의 어머니 나왈에게도 끔찍한 짓을 저지르게 된 건데...

 

나왈이 기독교도이면서도 이슬람 세력과 손잡는 부분은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습니다. 

아들도 빼앗기고, 기독교 민병대에 의해 저질러진 끔찍한 참상도 직접 눈앞에서 보게 됐으니.

그런데 니하드가 악랄한 아부 타렉이 되게 된 계기는 도무지 모르겠더군요.

 

처음엔 니하드 챕터에서 저격수에게 쫓기던 아이들 중 큰 애가 니하드인 줄 알았습니다.

자기 눈 앞에서 어린 아이들이 저격수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고 복수심을 불태우는 전사가 된 걸로 생각했죠.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그 장면에서 니하드는 쫓기던 아이들이 아니라 저격수였더군요.

말하자면 영화에서 그려진 니하드의 유년 시절은 첫장면에서 고아원에서 이슬람 세력에게 납치돼 머리가 깎이는 모습과

피도 눈물도 없는 저격수가 되어 어린이들을 저격하는 모습뿐이었죠.

어쩌다 니하드가 이슬람 전사에서 기독교도 감옥의 사형집행관으로 악명을 떨치게 됐는지는...

 

혹시 제가 놓친 부분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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