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

2011.07.04 01:12

도니다코 조회 수:4156

 

흑흑.. 저는 공포 영화광입니다. 뭐 다른 장르 영화도 많이 보긴 하지만 유독 집착하는 장르죠.

다른 친구들이 공포 영화 보려고 하면 죄다 저한테 전화를 거는.. 뭐 그런..

 

 

근데 제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게 뭔줄 아세요??

 

바로 바퀴벌레 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절대 제 방엔 저희 집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방금 컴퓨터 하는데.. 뭔가 사각사각 소리가 나는 거에요.. 컴퓨터 모니터 빼고는 방불을 꺼놓은 상태라..  

어디서 나는 소리지? 하고 스탠드 불만 켜서 방을 둘러봤어요.

움직임을 금방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붙여놓은 매트릭스2 포스터 위에 검은 게 마치 외줄타기 하듯 포스터 위(완전 위.. 말 그대로 두께인 그 곳)를 흔들흔들하며 걷고 있더라구요...

한번도 바퀴벌레가 나온 적 없어서 나방 같은 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악!!!!!!!! 바퀴벌레더라구요!! 2.5센치 정도 됐나.. (쓰는 지금도 소름이 등에서 스멀스멀)

 

이놈들 위험할 땐 아이큐가 350이니 속도가 150키로니 이딴 소릴 들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라.. 더더욱.. 무서웠습니다.

가까이 가니까 포스터 뒤로 넘어가버리길래 닥치는 대로 포스터를 눌러버렸어요. (아놔 내 매트릭스 포스터 ㅠㅠㅠ)

 

그 뒤엔.. 정말로 식은땀이 온 몸에 흐르는 서스펜스더군요.

포스터 밑으론 아무것도 떨어진 게 없었습니다. 포스터를 떼서 확인을 해봐야 하는 상황이었죠.

저는 포스터를 흰고무찰흙으로 붙여놓습니다. 테이프로 붙이면 자국이 남으니까..

 

포스터 한쪽을 쭉 잡아당기니까 고무찰흙이 쭉 늘어지면서 떼어지더군요.

짜증나게 무려 여섯군데나 붙어있더라구요. 제가 포스터 가까이 붙질 못하고 쭈욱 잡아당기니까 포스터가 급기야 찢어지고.. (아놔 내 포스터!!!!!ㅠㅠㅠ) 

하나씩 떨어질 때마다 포스터가 펄럭이며 떨어지고 그때마다 제 간이 조마조마...

저 이렇게 무서운 순간을 공포 영화에서 만난 적이 없습니다. 아흑. ㅠㅠㅠㅠㅠ

 

결국 포스터를 다 뗐는데 아무것도 없.......

아무런 흔적 조차... 뭔가 묻은 흔적도....

 

헉.. 이 녀석이 어디 간 거지....

 

포스터를 바닥에 내려놓고 식은 땀 흘리며 오늘 잠자긴 틀렸군 하는 순간

어떻게 그까지 갔는지 모르겠는데 녀석이 찌그러진 채로 한 1미터 옆에 뒤집어져서 마구 발버둥치고 있더라구요.

죽여서 변기에 넣고 왔습니다만...

 

아.. 오늘 잠은 다 잤네요.. 엄청 피곤했는데.. ㅠㅠㅠㅠ

 

그리고 갑자기 제 방에 대한, 저희 집에 대한 신뢰도가 뚝 떨어졌습니다. 안전지대가 아니군요.. ㅠㅠ

지금 장마철이라 다른 데서 올라온 거겠죠? 제발 그렇게 믿고 싶어요.. 이 집에 바퀴가 더 있을 거란 생각을 하면.. 아.. 지금 이 순간도 소름이..

 

 

참고로 바퀴벌레에 대한 무서운 기억이 많습니다.

 

뉴욕에서 살 때는 햇빛 하나 안 들어오는 지하방이라.. 나타나면 뭐 거의 쥐인지 바퀴인지 구분이 안되더군요.. ㅠㅠㅠ

걸어다니는 소리에 한밤중에 잠에서 깰 정도니까 어느 정도 크기인지 아시겠죠??

거의 노이로제 걸렸던... 사실 옷장 열면 가끔 쥐도 있었는데 쥐는 전 별로 무섭진 않더라구요. 놀래는 정도지 쥐네 하고나서는 괜찮은데

바퀴벌레는 바퀴벌레네 하는 순간부터 진짜 공포가... ㅠㅠㅠ

 

호주에서 케언즈라는 곳에서 산 적 있는데 거긴 엄청나게 덥고 습기가 엄청난 곳이에요. 당연히 바퀴가 득실거리죠.

집에 도마뱀도 많이 돌아다니고 두꺼비도 많았는데 딴 건 괜찮은 데 바퀴벌레 나타나면 진짜 장난 아니게 무서웠어요.

온 집안 학생들이 다 튀어나와 비명 질려대는 데 그 위를 유유히 날아다녔던 녀석.. 끝내 아무도 잡지 못했던....

 

한번은 방 빼려고 짐 싸는 도중에 짐가방 문이 안 닫히더라구요.

그 가방이 지퍼나 단추가 아닌 철컥하면서 닫히는.. 자물쇠 형식이었어요.

근데 철컥하고 닫히지가 않아서 보니까 뭐가 낑겨 있길래 저는 옷인줄 알았어요. 보니까 갈색 뭔가 실크 같은 것 같아서 천조각 이런게 낑긴줄 알았죠.

그래서 손가락으로 열심히 그걸 꺼내려 했지만 잘 되지 않더라구요. 결국 두 손가락 끝으로 섬세히 잡아서 당겼더니..

 

아놔 거대 바퀴 시체가 제 손에 잡혀 있는 것 아니겠어요??

제가 인생에서 제일 크게 제일 무의식적으로 미친듯이 비명을 질렀던 때입니다.

옆집 사람들까지 다 왔었죠 무슨 살인사건이라도 난 줄 알고.. ㅠㅠㅠ

그 갈색 실크 같은 건 큰 바퀴의 날개였어요.

바퀴를 맨손으로 섬세하게 잡아본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제가 그런 일을 겪다니.. 아흑..

 

 

여튼 바퀴벌레의 등장으로 완벽히 패닉되어버린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주저리주저리 썼습니다.

다른 분들은 뭐가 제일 무섭나요?

전 아무리 생각해도 바퀴벌레에요..

흑.. 이건 타고난 공포증인가.. 극복할 기미가 안 보이네요..

정말 소스라치게 무서운 것.

지금 온 몸이 근질근질 제 방에서 못 잘 것 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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