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7 23:01
- 이번에 제가 본 것은 20권으로 나온 '애장판'입니다. 한동안 이런저런 추억의 일본 만화들이 다 '애장판'이란 이름을 달고 쏟아져 나오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찍어낸 책들이 재고가 많이 남았는지 뭐 한 달에 한 번 씩은 특가 이벤트들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올 초에 셋트로 한 번에 구입하고 묵혀 두다가 최근에 뜯어서 다시 읽었어요.
사실 전 요 '애장판'들을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보통 이런 놈들은 원래 만화책의 1.5배 분량 정도를 한 권으로 묶어서 내는데... 너무 두껍습니다. 그래서 펼쳐들고 읽다 보면 손이 아파요. ㅋㅋ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있어야 말이죠.
(이 캐릭터들을 모두 다 기억하신다면 당신도 훌륭한 탑골 오타쿠!!! ㅋㅋㅋ)
- 타카하시 루미코의 팬... 까진 아니어도 암튼 이 분 만화들 좀 읽은 사람들에게 '너는 무슨 작품을 가장 좋아하니?'라고 물었을 때 요 '란마1/2'이 첫 번째로 꼽히는 경우는 경험상 아주 드뭅니다. 일단 젊은이들은 아무래도 '이누야샤'를 꼽는 사람들이 많구요. 탑골 노인들과 이야기를 하면 초기작들, 그러니까 '메종일각'이나 '시끌별 녀석들'을 꼽는 사람들이 많죠. 진지 심각한 취향의 사람들은 '인어 시리즈'를 꼽기도 하지만 어쨌든 란마는 대체로 뒷쪽 라인에 세워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네요. 뭐 실제로 누군가와 이런 대화를 나눠본 것도 아주 오래 전의 일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근데 대충 납득은 갑니다. 왜냐면 저도 그렇거든요. ㅋㅋㅋ 가장 치명적인 문제라면 '시끌별 녀석들'의 존재가 되겠죠. 어떻게 봐도 란마는 그 작품의 틀에다가 중국풍, 변신, 격투물 컨셉을 얹어서 다시 우려낸 작품에 가깝잖아요. 캐릭터들도 중복 재활용의 느낌이 강하구요. 새로 추가된 토핑들이 모두 썩 잘 활용되어 새로운 맛을 내긴 하지만 어쨌든 원조의 아우라라는 건 언제나 강력한 것이니까요.
(평소의 일본 전통 & 일상 소재 살려내는 그림체에 중국풍을 혼합했는데 어쨌든 다 어울리고 보기 좋게 잘 그려냅니다.)
- 하지만 또 우리네 정서상 추억 버프라는 것은 무시할만한 것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ㅋㅋㅋ
그 전에 다른 작품이 비슷한 경로로 들어왔던 일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어쨌든 타카하시 루미코의 작품들 중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히트를 한 작품은 분명히 '란마1/2'일 겁니다. 90년 경에 '드래곤볼'로 인해 촉발된 일본 인기 만화 해적판 러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작품이니까요. 그래서 제 또래 오타쿠들(...) 중 대부분은 란마를 통해 타카하시 루미코란 작가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메종일각'이나 '시끌별 녀석들'이 출간된 것은 그로부터도 한참 후의 일이었죠. 그렇게 이 작가의 스타일이라는 것을 '란마1/2'로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그 첫 체험의 임팩트가 거의 이 작품으로 쏠렸고. 그래서 더 좋게 보게 되는 면이 있어요.
암튼 그 시절의 제게 이 만화는 충격이었습니다.
자식놈이 맨날 자기 애비를 쥐어 패고, 애비는 맨날 자기 배 채우자고 자식 팔아 먹고. 그 외에도 등장하는 거의 모든 캐릭터가 자신의 매우 1차원적인 욕구('욕망'이란 표현도 아깝... ㅋㅋ)를 채우기 위해 오만가지 악행을 서슴지 않는데 그게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다 개그로 승화된단 말이죠. 그것도 교훈 같은 건 거의 찾아볼 길이 없는 그냥 개그... 살짝 오버하자면 그동안 갖고 살던 가치관이 흔들리는 기분이었달까요. ㅋㅋㅋ
거기에다가 끝도 없이 튀어나오는 골 때리는 새 캐릭터들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황당무계한 사건들은 대체 이 작가님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인가... 라며 매번 감탄하게 만들었고. 그렇게 무대뽀로 웃기기만 하다가 갑자기 슥 튀어나오는 로맨틱한 장면들은 또 얼마나 적절하던지. 친구들이 다 드래곤볼, 북두신권, 시티헌터를 붙들고 열광하고 있을 때 전 '하지만 란마1/2이 더 재밌다고...'라고 혼자 중얼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하하.
(1회용 캐릭터에 아주 소소한 에피소드지만 되게 좋아했던 캐릭터 & 에피소드였고 이번에 다시 보면서도 웃었습니다. ㅋㅋ)
- '시끌별 녀석들'이 그랬듯이 요즘 기준으로 보면 괴앵장히 걸리는 부분이 많은 작품이죠. 특히나 상황에 따라 거리낌 없이 여자로 변해서 옷을 벗어 제끼는 란마의 행동을 보면 21세기 기준으론 변명의 여지가 없는 폐급 캐릭터라 하겠습니다만. 어쨌거나 이게 21세기 만화는 아니니까요. 이미 재밌게 봐 버린 몸인 제가 지금 다시 보기에 살짝 난감하긴 해도 그렇게 큰 문제까진 되지 않았구요.
그리고 작가 본인이 여성이지 않겠습니까. 아니 여성이니 맘대로 아무 얘기나 해도 된다는 건 당연히 아니구요. ㅋㅋ 가만 보면 '시끌별 녀석들'이나 이 작품이나 성별 역할 분담이 아주 확실한데요. 쥐어 패고 싸우는 건 남자애들이 해도 그 남자애들을 움직이는 건 언제나 여자애들입니다. 그것도 굉장히 거리낌 없이 당당하게 말이죠. 1957년생 일본인 여성... 이라는 작가님 특성상 분명히 낡은 성관념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지만 절대로 여자애들을 꽃병풍이나 매가리 없는 수동적인 대상으로 그리진 않아요. 그것만 해도 그 시절 일본 소년 만화 기준으론 꽤 훌륭했던 게 아니었나... 라는 생각을 했네요.
(21세기적 여성관과는 분명히 10광년 정도의 거리가 있습니다만. 시대 여건을 감안할 때 이 정도면 뭐... ㅋㅋ)
- 1987년부터 1996년까지 10년을 주간으로 연재했던 작품입니다. 그것도 에피소드 하나에서 둘 정도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형식으로 이어진 시리즈였죠. 그러다보니 아주 후반까지 가면 좀 반복되는 느낌도 들고 약빨이 떨어지는 기분도 들고 그래요. 시끌별 녀석들을 읽고 이어서 읽는다면 더더욱 하지만 다행히도 그게 오래 지속되기 전에 깔끔하게 마무리를 해줘서 이미 질린 작품을 꾸역꾸역 읽어 제끼는 체험은 안 해도 되어서 좋았구요. 그 시절엔 좀 애매하고 싱겁다 싶었던 엔딩도 지금 다시 보니 그냥 적절합니다. 어차피 이게 일종의 일상물인 것인데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엔딩보다 어울리는 게 뭐가 있겠어요. 그리고 이걸 10년간 봐 온 사람이 마지막에 찬 물 뒤집어 써도 여자로 안 변하는 란마를 보면 그게 시원하겠습니까 섭섭하겠습니까. ㅋㅋㅋ 단행본 말미에 있는 작가의 말에도 그런 얘기가 적혀 있더라구요. 여자 란마를 없애 버리고 싶지 않았다고.
(10년 동안 정 들인 이 귀엽고 웃기는 놈들이 싹 다 사라지는 게 과연 해피엔딩일 수 있겠습니까!!? ㅋㅋ)
- 암튼 뭐.
'시끌별 녀석들' 때문에 오리지널리티가 떨어진단 얘길 많이 듣긴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작가 본인의 확립된 스타일을 이전보다 더 발전한 절정의 감각으로 펼쳐낸 작품... 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반복이라는 느낌을 제껴 놓고 보면 그림체, 액션 연출이나 이야기 전개 등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전작보다 발전했단 느낌이 확실히 들거든요. 지금 와서 다시 봐도 굉장히 부담 없이 책장이 다다다다 잘 넘어갑니다. 스무 권을 금방 다 봤어요.
본문에도 적은 21세기 관념에 잘 안 맞는 설정이나 내용들 때문에 요즘 청소년들에게 보여주기에 적절한 작품인가... 라는 부분에 대해선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한 가지 확실한 부분이라면 아마 요즘 청소년들이라고 해도 일단 재밌게 보긴 할 거에요.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재미 하나는 확실한 작품이니까요. ㅋㅋㅋ 그러합니다.
+ 한국에선 애니메이션 방영 때문에 또 인기가 몇 배로 폭발이었죠.
사실 전 만화책만 보고 애니메이션은 단 한 편도(...) 안 봤지만 이 노랜 워낙 인기가 많아서 종종 들었죠.
근데 지금 보니 가사가 심오하네요. '여자 남자는, 남자 여자는, 우리 세상엔 친구가 안돼' 라니. 음... ㅋㅋㅋㅋ
++ 매우 신비로운 우연의 일치로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리메이크 버전 애니메이션이 10월 6일에 공개된다고 합니다. 아니 전혀 몰랐는데요.
+++ 이건 그냥
귀엽고 그럴싸해서 올려 보구요.
++++ 워낙 인기가 많았다 보니 게임도 여럿 나왔었죠.
그 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건 요 격투 게임이었습니다.
저희 집엔 슈퍼 패미컴이 없어서 친구네 가서 했었는데... 정작 게임기 주인은 게임에 소질이 없어서 제가 맨날 킹을 골라 약올리며 놀던 기억이. ㅋㅋ 그 녀석도 잘 살고 있겠죠...
2024.09.28 00:04
2024.09.28 01:11
저도 단편들 좋아해서 구할 수 있는 책은 거의 다 갖고 있는 편인데요. 그래서 전 이누야샤도 메인 스토리와 관계 없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좋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막판 전개는 되게 별로였죠. 나라쿠인지 뭔지 빌런 놈도 점점 더 매력 없는 찌질이 되어가고(...)
2024.09.28 00:12
- 갑툭튀한 란마 이야기에 덧글을 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타카하시 루미코 작품을 보기 시작한 건 저도 고딩 때였을 거라 사실 꽤 늦은 편이지만, 사실 저도 루믹은 란마로 시작한 사람이긴 합니다.
머 굳이 말하면 시끌별 쪽을 작품으론 더 좋아하지만, 란마 쪽에 추억이 있기는 하네요. (하지만 메종일각은 제가 처음으로 원서를 산 일본 만화이기도 합니다.)
인어 시리즈는 좀더 평가 받아도 좋겠지만 어차피 지금은 연재가 휴식 중이고 한국 정발판도 구하기 힘들꺼고 (T_T)
현재에 와선 루미코 작품 대부분이 그렇지만, 시끌별은 한국에선 특히 과소평가 당한 물건이기도 한데, 동시에 한국인이 재미있게 즐기기엔 무리가 있기도 하다고 보고요.
한국에서야 공각기동대나 심각한 척하는 감독 취급 받는 오시이 마모루지만, 옛날 시끌별 애니판에서 개그 감독할 때가 제일 좋았다고 생각하는 저 같은 사람도 있을 거고…
오시이가 맡은 시끌별 극장판 두편 "뷰티풀 드리머"나 "온리 유" 모두 일견의 가치가 있고, 일본 영화제 같은 데서 뷰티풀 드리머는 몇번 틀어줬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극장 관람을 해본 사람도 있을 거고요.
개인적으론 어쩌다보니 타카하시 루미코의 아마츄어 동인 시절 동인지까지 한권 갖고 있긴 한데 (문제는 이거 단편집에서 다 복각되서 동인지의 존재가치가 없어진… OTL)
= 란마 자체는 기존 루믹 작품들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코드의 응용작이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론 그 뽕빨스러울 정도로 가벼운 설정이 더 무난하게 볼 수 있는 물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결국 남은 건 지독할 정도의 일본 개그식 유희인데 이게 참 일본 밖에서 먹히기 힘든 건데, 가상의 일본에서 또 다른 판타지 영역인 중국~을 끌어와서 대충 넘기는 뻔뻔함이 무국적적인 영역에 도달한 건가 싶기도 하고.
란마 애니메이션 구작의 "야빠빠 야빠빠"로 시작하는 오프닝은 일단 가사가 일본식 말장난이기도 하거든요. (가사 일부가 동음이의어 장난이라던가, 마작 패 족보 이름을 읖는 거기도 해서…)
그런데 사실 란마는 인기나 지명도에 비해서 애니메이션이나 미디어믹스에서의 대접은 조금 미묘한 편인데, 일단 원작 만화의 마지막 부분은 애니화되지 않았습니다.
란마 애니메이션은 란마 어머니 노도카가 사오토메 도장 찾아오는 에피소드로 끝나거든요. 극장판이 있긴 하지만 이것들은 번외편이고… OVA로 오로치 나오는 에피소드 나오고 그런 정도라…
이번 넷플릭스 신작 애니는 제발 원작 마지막의 샤프란 에피소드를 살려주길 바라는 사람도 좀 있을 거에요. 그 이전에 자코우 왕조의 허브라던가 제법 큰 레이드 이벤트의 보스 급도 제대로 나오길 바라는 사람도 있을 거고…
이번 란마 애니 리메이크에서 구작 애니의 성우들이 대부분 돌아오기 때문에, 동시에 나이 먹은 티가 나는 성우들도 꽤 있어서 묘하게 세월의 흐름을 다시 느끼게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별 상관 없지만 어떻게 보면 란마는 실로 피끓는 중고딩 때에 읽어야 진지하게 볼 수 있다는 것도, 머 사실 그렇기도 합니다. 올바른 성관념 어쩌고 같은 거 말하기 전에 자신에게 솔직하고 잘못은 인정하고 고치라는 정도의 작은 교훈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물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뻔뻔))
란마 리메이크 이전에 시끌별 애니메이션이 리메이크가 되긴 했습니다만, 이건 원작 다이제스트로 따라가기에 급급한 지경이었습니다만,
그래도 시끌별 구작 애니에선 극장판으로 간 완결편 '보이 미트 걸'이 TV로 나왔다는 게 유일한 위안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고요.
머 이번 란마 애니도 분량 문제상 비슷하긴 하겠죠. (1시즌은 거의 원작 초반 샴푸 등장까지만 다루고 끝날 분위기인 지라…)
이젠 일본 애니도 길게 가는게 드물어져서 이누야샤처럼 길게 가기엔 이젠 옛날 작품이기도 하고…(간만에 길게 간 TV애니가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이라 생각하면, 허허허…)
이누야샤처럼 길게 가길 바랄 수는 없더라도 란마 애니에서 "야빠빠"가 BGM으로 나오기만 해도 자지러질 중년들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제법 될거라 생각합니다.
의미 불명의 잡담성 덧글이었습니다.
:DAIN.
2024.09.28 01:23
아다치 미츠루와 함께 제가 참 오랫동안 좋아했던 작가라 정식이든 해적판이든 한국에 출간되어 나온 건 거의 다 갖고 있는 편입니다만. (유일하게 '경계의 린네'는 19권까지 보고 끊겼습니다...;) 벌써 십여년 째 한이 맺혀 있는 건 옛날 옛적에 제삼미디어라는 해적 출판사에서 쓸 데 없이 괜찮은 퀄로 찍어냈던 '타카하시 루미코 걸작단편집' 1, 2권을 직장 동료 빌려줬다가 못 받아 버린 거네요.
저보다 잘 아시겠지만 여기 단편들이 워낙 재밌는 게 많기도 하고 또 '시끌별 녀석들'의 프로토 타잎도 실려 있고... 그런데 빌려가신 분이 안 돌려준 상태로 이사를 하시다가 그만 이걸 잃어 버리셔서. ㅠㅜ 1년에 서너번씩 떠올라서 중고 도서 검색을 해보는데 어느 중고 서점에서 두 권 16만원(...)에다가 배송비 별도로 올려 놓은 거 말곤 역시 구할 길이 없네요. 슬플 뿐입니다.
일본 만화계 입장에서 루미코 여사의 가장 큰 공을 꼽는다면 그 일본식 개그, 그리고 일본 사람들 문화 같은 걸 서양 사람들에게 널리 보급하고 이해하게 만들어 버렸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이 '란마1/2'을 통해서요. 일단은 제가 그렇거든요. ㅋㅋ (그 시절) 일본 사람들이 철 따라 무슨 행사를 하고 어떤 이벤트를 즐기고 살며 학교 생활은 대략 어떻고... 이런 것들을 모두 란마를 통해 배웠습니다. 그래서 이후의 다른 작가들 만화를 보면서도 자연스레 따라가며 재미도 느끼고 뭐 그렇게 되었던 기억이 있네요.
맞아요. 애니메이션은 완결까지 다루지 못하고 끝나 버렸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그 폭발적인 인기를 생각하면 의아한 부분인데요. 아마 이번 넷플릭스 시리즈도 크게 기대하긴 어렵겠죠. 지금 옆에 꽂힌 만화책을 펼쳐 확인해보니 마지막 에피소드 번호가 무려 407인데요. 다 걸러내고 열 개 중에 하나만 남겨도 40개가 넘으니 최소 시즌 세 개... ㅋㅋㅋ 말씀하신 허브나 샤프란 에피소드 같은 건 제대로 살려내려면 에피소드 대여섯 개는 투자해야 하니 음(...) 그래도 기왕 리메이크해서 시동 거는 거, 많이 흥해서 최대한 많이 만들어졌음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오늘도 고퀄의 장문 댓글 감사합니다!! 하하.
2024.09.28 18:19
2024.09.28 21:03
일어가 가능하면 아마 예전에 구했겠습니다만... ㅠㅜ 찾아서 링크까지 주셔서 정말 감사하지만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네요. 흑흑.
2024.09.28 14:20
2024.09.28 21:04
출근용이라니 직장에서 여러가지 의미로 센세이션을 불러올 것 같군요. 정년 퇴임 날에나 입어 볼 수 있겠습니다. ㅋㅋㅋ
다시 보니 샴푸가 참 늘 언제나 한결 같이 당당하고 뻔뻔한 게 좋더라구요. 비슷한 맥락으로 텐도가 둘째 딸 나비키도 좋아합니다. 사실상 세계관 최강자에 가깝지 않나 싶어요. ㅋㅋ
2024.09.30 10:26
2024.09.28 20:52
2024.09.28 21:11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다른 것도 아니고 무려 '메종일각' 표절이었다는데 글만 있고 사진 자료가 하나도 없어서 궁금해지네요. 주인공만 확 다르고 나머지 캐릭터들은 비슷하게 고쳐 그렸다니 하니 더 궁금해요. 그 시절 한국 극화풍 그림으로 메종일각 캐릭터라니... ㅋㅋ
...까지 적다가 다시 찾아 보니 있네요. 제목을 '연애의 품격'이라고 바꾸고 작가 본인 홈페이지에서 유료 서비스(...) 중이라고 합니다.
https://qquing.net/bbs/board.php?bo_table=manga&wr_id=333051
이건 폭로(?)글 링크구요.
http://m.hwangzae.com/comic/105144/list
이건 작가 홈페이지의 '연애의 품격' 링크입니다.
근데 너무 위험한 짓을 당당히 하고 계신 게 아닌가 싶은...;
2024.09.29 12:45
황재의 메종일각 배낌질판은 당시에는 "계절풍"이란 제목으로 만화방 단행본으로 나왔습니다. 메종일각 원작 7권 분량인가까지에서, 원작과 달리 취직에 성공해서 프로포즈하고 결혼 직행한다는 식으로 대충 잘라 버리는 엔딩이었죠. 주역 중에서는 라이벌 테니스 코치 미타카도 황재 무협지의 전통적 라이벌 캐릭터 얼굴이고, 그리고 나머지 조역들은 흉내반 원작 스타일 반입니다만, 조역 나나오 코즈에는 아다치 미츠루 단발 여캐의 표절에 가까운 그림 흉내내기라는 보너스 배낌질 요소도 있습니다.
사실상 존재가치는 없다시피한 대해적 시대의 슬픈 잔재입니다만, 다만 주인공 고다이가 히로인 쿄코의 전남편이름을 하고 아끼는 개를 찾아주는 명장면에서, 여기선 황재의 전통적 주인공인 흑나비 '태풍'이 마스크인데 그 특유의 그림 뾰죽코 얼굴로 개 소이치로를 데리고 뒤를 돌아보는 그림은 거의 안면기예 개그의 영역입니다. 만화방 시대가 사라지면서 지금은 실물은 찾아볼 수도 없게 된 것이지만 지금은 그냥 골동품 비슷한 뭔가 취급이겠지요.
2024.09.29 23:09
와 이런 작품까지 알고 계신... 수준을 넘어서 이렇게 세세하게 기억하시다니 새삼 감탄스럽습니다. 대단하세요. ㅋㅋㅋ 그리고 마지막에 말씀하신 그 장면 정말 보고 싶네요. 원작의 장면은 당연히 기억합니다만.
2024.09.29 11:14
어디 가서 좋아한다 소리도 못 하는 란마1/2이군요. ㅋㅋㅋㅋ 좋아한다 소리 못 하는 이유는 다들 짐작하실 것 같고요.
전자책으로 조금씩 보고 있는데 애니 리메이크 소식이 들리더군요.
시끌별에 비해서 남자주인공이 거부감 안 주는-디자인과 성격 묘사 둘 다-캐릭터라서 3분1추행씬에도 불구하고 흐린 눈 해주기가 편합니다. 그 추행씬도 아예 욕받이 캐릭터가 따로 있어서 그나마 좀 낫고요.
제겐 여주인공 매력이 없긴 해요. 고집은 센데 능력치는 제일 떨어지고 계속 안 좋아하는 척 하는 것도 이 나이에 보고 있자니 좀 ㅋㅋㅋ 툭하면 란마 손찌검하는 것도 웃자고 넣는 씬이지만 보기가 좀 그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정신 나간 캐릭터들이 난장판 벌이는 게 딱 제 취향입니다. 지구를 날려버리든 귀신이 나오든 다시 평온하게 밥상 앞에 모여있는 게 심히 평화롭거든요.
근데 세 번째 단체사진에 왜 샴푸가 없는 겁니까 ㅋㅋㅋㅋ 코롱이나 무스는 그렇다쳐도 샴푸가 없다니요.
전 텐도 도장 미니어처가 있으면 사고 싶어요. 그 집 구조를 아직도 머리에 그릴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전 무스가 너어어어무 싫어요. 핫포사이보다 더 싫어요.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ㅋㅋㅋ
2024.09.29 11:37
저는 그냥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니는 편입니다. 말씀대로 이건 그래도 주인공은 멀쩡하잖아요. 성추행 변태 기믹을 다른 캐릭터들에게 몰아주고 본인은 멀쩡. 작가의 말을 읽어 보니 이거 그릴 땐 잘 생기고 멋진 주인공을 그리고 싶었다고. ㅋㅋㅋ 그러고보면 루미코 여사 장편들 주인공 중엔 처음으로 미남에 무난한 성격인 듯 하죠. 여자로 변신했을 때 하는 짓들이 좀 걸리긴 하지만. 하하.
맞아요. '시끌별 녀석들' 때도 비슷했지만 정말 모두 다 정신줄 놓고 폭주하는데 마무리는 급 평화로 끝나서 안전 평온한 느낌. 텐도 집안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정상인에 가까운 편이라 그런 분위기가 가능했던 것 같아요.
읭? 샴푸 있는데요. 작가님이 왜 그러셨는지 머리카락을 불타는 빨강으로 칠해 놓으셔서 그렇지 샴푸 있습니다. ㅋㅋㅋ 무스는 뭐... 따지고 보면 고슨쿠기가 더 음험하지만 무스처럼 순정으로 포장되지 않아서 오히려 거부감이 덜한 편이죠. 핫포사이는 분명히 가장 나쁜 놈이지만 아주 그냥 극한까지 과장되게 폭주를 해버리니 그러려니... 하고 웃어 넘기게 되던. ㅋㅋ
제게 텐도 도장의 가장 큰 미스테리는 문하생이 하나도 없다는 거였습니다. 정말로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뭐 배우러 오는 애들이 한 번도 안 나오죠. 대체 어디서 나오는 돈으로 란마, 겐마까지 넉넉하게 먹여 살렸던 걸까요. ㅋㅋㅋㅋ
2024.09.29 11:54
으잉 세 번째 단체사진에 샴푸 어딨어요 찾아주세요 ㅜㅜ
텐도도장 재정 문제는 그 주제 에피소드도 하나 있었던 것 같아요.ㅋㅋㅋ 그때 오간 댓글들을 보니까 직접 안 나와서 그렇지 문하생이 있음을 추정하게 하는 대사(...) 가 있다고 하더군요.
2024.09.29 12:22
어릴 적 란바1/2(?!)란 비디오테이프를 본 적이 있죠... 알고보니 오시이 마모루가 감독한 시끌별 녀석들 뷰티풀 드러머였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