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천에 다녀왔는데, 그곳 정도의 바다를 보면서도 육지 응석받이가 먼 바다에 나가 냉정한 선생님과 만나는 뭉클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대양은 인간화되지 않는 리듬을 펼치지 않고 어질지도 않아요. 인간의 낭만화라든가 어리광이 통하지 않습니다.
나이들수록 느끼는 건데 자연은 엄한 선생님 같달까,  멀미/긴장을 유발합니다. 저는 육지라는 확고한 바닥에서 사는 존재이니까요. 제가  바다를 어떻게 맞이하냐 하면,' '나는 누구인가, 나의 현위치는 어디인가?' 라고 던지는 기타 등등의 질문을 받는 점에 있거든요.

대양의 파도는 저에게 1. 의식적으로 생각하기 2. 무의식적으로 파도에 동조하기 라는 두 가지 선택 사이의 복논리를 강요합니다. 정신 없는 가운데 있는데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자극을 한달까요.  가급적 굴복하지 않으려 버티지만 결국 하릴없이 무릎꿇고 머리 조아리게 됩니다. 인간의 시간은 무력한 거예요. 그런 와중에 1과 2의 교묘한 배치가 선생님의 냉정함에 대꾸하는 방식이 되는 거고요.

사실 2가 더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만 한다면 버틸 만합니다.. 하지만 드림타임 dreamtime이란 게 간단하지 않잖아요. 꿈에는 1의 개입도 있는 거고요. 양자택일은 상대적으로 쉽지만 저는 싫습니다. 비벼서 엮는 무의식화된 어떤 태도, 의식의 무의식화에 저항감을 느끼는 면이 제게 있는 게 분명합니다. 워낙 이성의 패스를 받고 있으니까요.( hehe) 그러므로 오히려 1의 개입,  타이밍, 지속, 2에 대한 조율 같은 것이 어렵군요. 

뻘덧: 좀전에 '코라시아' 라는 용어를 처음 접했는데요,  코리아가 아시아를 잡는다는 뜻인가요? 차라리 '아시아코'라는 게 낫겠구만~ -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91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97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2382
118142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티저 예고편 [3] 예상수 2021.12.23 355
118141 (정치바낭)윤석열의 일관되고 주옥같은 노동관 [2] 왜냐하면 2021.12.23 581
118140 느미 [10] 어디로갈까 2021.12.23 578
118139 문재인은 지금 웃고있다 [3] 토이™ 2021.12.23 896
118138 풍류대장 12회 [5] 영화처럼 2021.12.23 365
118137 로봇과 눈사람과 산타파이브와 조두순 [7] 타락씨 2021.12.23 510
» 흥 (제목 쓰기가 젤 어려움) + 인천과 코라시아 [7] 어디로갈까 2021.12.23 570
118135 [디즈니플러스] 영국판 여인천하(?)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를 봤어요 [12] 로이배티 2021.12.22 836
118134 드라마로 배우는 간단한 스페인어 [3] daviddain 2021.12.22 535
118133 Sally Ann Howes 1930-2021 R.I.P. [3] 조성용 2021.12.22 201
118132 늘 보려다가 안 보게 되는 영화 [2] daviddain 2021.12.22 528
118131 우리 장혜영 의원님을 향한 저의 일편단심을 아실만한 분은 아시리라 믿으며 [3] 타락씨 2021.12.22 604
118130 (솔로는 내 운명?)이번 크리스마스도 글렀어... [5] 예상수 2021.12.22 387
118129 치명률 낮추기와 도구의 인간, 오세라비와 홍준표와 hubris [3] 타락씨 2021.12.22 635
118128 의미의 깊이 (제목 좀 묻지말지~) [6] 어디로갈까 2021.12.22 600
118127 유튜브 첫화면 캡쳐.jpg [4] catgotmy 2021.12.22 555
118126 버스정류장 소회 [8] 가끔영화 2021.12.22 416
118125 [정치바낭] 이준석... 설마 윤석열 낙선에 걸었나?? [2] 가라 2021.12.22 986
118124 [디즈니플러스] 웨스 앤더슨의 개파 선언, '개들의 섬'을 봤습니다 [10] 로이배티 2021.12.22 646
118123 이준석 잡담. 완장과 실체의 괴리 [7] 안유미 2021.12.22 109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