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초부터 현재까지 중국에서 그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20대 초중반의 예술학도들과 많은 시간을 두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작업을 하고 있어요.

개중에는 중국 국내대학 졸업반인 학생들부터 해외석사과정 이상 유학중이거나 학위를 이미 마친 친구들도 있습니다.


예술이 무엇인지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그들은 제한적인 환경 속에서도 자유롭고 자유로와질려고 노력하고 성장제일주의 체제속에서도 회의하고 고민하며 나름 분투하는 중이었어요.

학생들을 도구로 밖에 생각하는 속물적인 대학교수 나부랭이들의 진장질에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처지지만 그 와중에도 부조리한 것에 소심하게 나마 반항도 하고

자기들 딴에는 정의로운 편이 되기 위해 만용을 부리는 젊은이 스러운 패기를 보이는 친구들도 있었죠.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10년전에도 20대 초반의 졸업 예정자들과 교류할 기회가 있었어요.

바로 2년여 정도 일하던 중국 회사에서 알게된 세 명의 인턴직원들이었죠. 

회사에서 아무도 챙기려 하지 않고 단순 노무만 부려 먹던 이 인턴들을 제가 거두어 실제 프로젝트에 투입시켜 제대로 실무를 배울 수 있도록 했어요. 

당연히 경력 있는 다른 직원들보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가르치면서 일을 해야 했어요.  

그 회사를 나와서도 세 명 모두 10년이 넘는 지금까지 계속 저와 연락을 유지하면서 함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알게된 20대 초반의 대학졸업예정 예술학도들을 보며 ....아 10년전 이런 너무나 애기 애기 스러운 애들을 데리고 내가 그 큰 프로젝트들을 겁도 없이 진행했었구나; 에고 애들 너무 고생이 많았겠다;; 싶더라구요 -_-;

혹은 10년 동안 같은 20대도 참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도 들긴 해요. 왠지 더 애기 애기 스럽다고나 할까?


10년전에는 세 명 모두 체제 비판적이었어요. 혹은 냉소적이었다랄까?  그런데 그 중에 한 명은 10년이 지나니 체제에 순응을 넘어 애국자가 되더군요.

참 국적 불문.... 세대별 공통점이 보이기도 하죠?


그런데 10년전의 인턴들과 저의 관계는 회사내에서 총감과 인턴이라는 극과 극의 위치가 규정하는 관계였던데 반해서

지금 만나고 함께 작업하는 예술학도들은 그들의 작업을 제가 도와주고 안내하는 관계에요.  

나는 그들에게 적절한 리서치와 가이드를 제공하여 정확한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사실 이건 그들의 전공 지도 교수들이 해야할 일인데....대학에서 게으르고 무능할 수록 큰 권력을 갖게 되는건 한국이나 중국이나 마찬가지인가 봐요....;


한편, 이 산학협동 프로젝트는 다국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입니다.

특히 유럽의 대학 석사과정생들도 참여하고 있는데, 교수들 수준이나 태도가 중국의 대학과 너무 비교가 되게 나이스해서 내가 다 창피할 지경이에요.

부럽기도 하고.... 왜 예술계 학생들이 (사실 별 실속도 없는데) 기어코 고생길 훤한 유학을 가려 하는지도 이해가 되고;


아, 뭐 이런 사정 때문에 20년만에 워크홀릭 상태에 빠져 있어요. 

간간히 하던 게임도, 넷플릭스도, 넷 바낭질은 커녕 눈팅질마저 할 수가 없거나 하고 싶지가 않더군요.

그 전보다 일하는 시간이 배로 늘었어요 (그 전에는 하루 6시간 미만) 

이 나이에 이러면 큰 일인데;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하나 같이 제가 너무 행복해 보인다고 합니다. 참 신기하죠?


누군가를 돕는 다는 것 자체가 참 행복한 일인데,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주는 일을 하니 더욱 즐거울 수 밖에 없나 봐요. 

사람의 에너지는 양자역학의 영역이 아닐까 싶은 두서없는 뻘소리로 맺습니다.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70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69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2067
» 지난 한 달 반동안의 신선하고 놀라웠던 경험에 관한 이야기 [9] soboo 2021.04.30 981
115593 지난 30년간 ‘내 마음 속 배우’이셨던 윤여정 배우님의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6] crumley 2021.04.29 491
115592 노래 잘부르기 부러운것 중 하나 [4] 가끔영화 2021.04.29 323
115591 [넷플릭스바낭] 코맥 매카시와 아무 상관 없는 호러 '더 로드(Dead End)'를 봤습니다 [12] 로이배티 2021.04.29 557
115590 정봉주 무죄 [20] 사팍 2021.04.29 1503
115589 [바낭] 넷플릭스의 '블레이드 러너', 그리고 닉네임 잡담 [19] 로이배티 2021.04.29 844
115588 떡볶이, 막걸리의 로마자표기법, 두끼 떡볶이의 미국 진출 성공 [1] tom_of 2021.04.29 732
115587 넷플릭스에 간만의 수작 SF 스토어웨이가 올라왔습니다. [7] woxn3 2021.04.29 847
115586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을 봤는데 영상미가 와우 [3] 자각이 2021.04.28 631
115585 자본주의의 무서움,아니 상도? / 선우예권 [3] 채찬 2021.04.28 605
115584 윤여정을 안티 할리우드 주의자로 만들어 버린 어느 한국 기사 [4] tom_of 2021.04.28 894
115583 [넷플릭스바낭] 본격 스플래터 액션 무비 '밤이 온다'를 봤습니다 [7] 로이배티 2021.04.28 588
115582 헬스장은 23시까지 오픈했으면 좋겠어요 ... [4] tom_of 2021.04.28 669
115581 아이스맨(2012) [2] catgotmy 2021.04.28 284
115580 나만의 취미1 [2] 자각이 2021.04.28 351
115579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렛 힘 고. (약간 스포?) [8] thoma 2021.04.28 703
115578 <더 보이즈>의 퀸 메이브 [2] daviddain 2021.04.28 414
115577 주변 사람들의 이름 이야기 [3] 양자고양이 2021.04.28 473
115576 왓챠,넷플의 비틀즈 주크박스 영화 세 편 [9] Lunagazer 2021.04.28 385
115575 민주당 요즘 정말 이렇나요? [11] 메피스토 2021.04.28 108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