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1 19:02
알바노조, 평화캠프, 노동당의 비선실세가 있었고, 해온 짓이 엄청 한심했다는 이야기가 SNS를 넘어 기사화 까지 되었네요.
노동당 분당 때부터 이런 소문이 오고 가기에 루머인 줄 알았는데, 실체가 있는 모양이네요.
혹시 고급(?) 정보가 있는 분들이 계신가요? 간만에 몹시 궁금한 사건입니다.
http://m.pressian.com/m/m_article.html?no=184708
알바노조 위원장, 조직 내 비선 폭로 "허수아비였다"
https://www.facebook.com/bethemi20/posts/1550876538365461
사과라도 한 번 받았더라면. 그런데 결국 끝까지였다.
한 활동가가 비밀리에 나를 보자고 했다.
'알바노조 활동가들 다 같은 활동가로 보여? 너는 모르는 언더조직이라는게 있어. 저들 중에 언더조직에 속해진 사람들은 계속 이 운동을 하겠지만, 나머지는 아니야. 너는 지켜보니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생각되어 언더조직을 제안해'
알바노조 활동이 너무나 하고 싶었다. 들어가겠다고 했다.
전인적 운동가가 되어야 한다고, 혼전순결 해야 한다고, 낙태하면 안 된다고 가르치던 그곳은
알바노조, 노동당, 청년좌파, 평화캠프의 모든 결정사항이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누가 몇 명을 행사에 데려왔는지에 따라 칭찬받고 혼나던 그 곳은 힘들었다.
알바노조의 모든 것은 그 곳의 선배들이 결정했다. 알바노조의 공식자리에서 미리 결정된 사항들도 그 곳을 거쳐 변경되어 통보되기도 했다.
나는 알바노조 공식자리에서 그들의 결정을 마치 처음 듣는 제안인 냥, 우리는 민주주의 하는 냥 연기해야했
다.
그래도 알바노조 활동을 하고 싶어서, 알바노조가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믿어서 버텼다.
그러다 분회 활동을 통해 나이와 상관없이 서로 배울 수 있다는 걸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깨달았다.
조직에서는 너가 '후배'를 조직하지 못한거라 했다. 권위를 가져야 한다고, 왜 언더조직에서 결정한 것을 밖
에서 통과시키지 못하냐고 했다.
그 순간 믿음이 깨어졌다.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언더조직 못하겠다고 했다.
청년좌파 선배들도, 노동당 선배들도 너무나 힘들었다.
사람을 대상화하고, 세월호 이제 그거 끝났지라고 농담스레 이야기하고, 백남기 농민의 장례식장에서 아 우리 사진 찍으러 왔지 웃는 사람들. 내가 누군가들과 친하게 지내면 왜 자기 후배 조직하냐고 화내던 사람들.
내가 지금 무슨 운동을 하고 있는거지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알바노조 말고 언더조직도, 청년좌파도, 노동당도 다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
그랬더니 언더조직 선배는 우리 결정과 손발이 맞지 않는 활동가가 있으면 운동이 안굴러간다고, 알바노조
하나만 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그만둘거면 다 그만두고, 알바노조 하고 싶으면 언더조직에 다시 맘붙이고 해
보자고 했다.
알바노조를 너무 하고 싶었지만, 안된다고 했다.
조직 앞에서의 개인은 무력했다.
결국 운동을 그만뒀다.
평범하게 알바도하고 토익시험도 보는 삶을 보내다 연락이 왔다.
너가 가지고 있는 현장성이 필요하다고, 같이 집행부를 하자고 했다.
저는 언더조직원이 아닌데요?라고 묻자, 언더조직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안 한 것에서 사람들이 고맙게 생각하고 있고, 언더조직원은 아니지만 언더조직과 필요할 때마다 소통해가면 괜찮을거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게 아닌데.. 이야기를 안 한 게 아니라 못한건데..
알바노조 활동을 하고 싶기에 속마음을 숨겼다. 권위주의적인 그들에게는 이야기하는 순간 다시 이 운동판에서 아웃될 것을 알기에.
집행부 회의를 들어가면, 이미 결정된 사항들이 올라왔다.
남자 선배 둘이 정하는 사업들이 통보됐다.
단식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했다. 너 말고 다른 사람이 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제기 하지 말랬다.
그러면서 여자가 단식하는 게 이미지상 좋다고 필요하다고 했다.
청소년 운동은 힘이 없으니 알바노조에서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그래도 알바노조 활동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분회 활동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았고, 알바 문제가 내 삶의 문제라고 생각했기에 너무나 사회를 바꾸고 싶었다.
성폭력 문제가 있어 사퇴했다. 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되었다.
나에게 출마하라고 했다.
위기의 순간에서야 등장할 기회가 생기는 여성. 유리바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해서 나를 설득했다. 언더조직원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본인이 언더조직과 이야기 할 테니 너는 지금 알바노조에 필요한 여성주의 이미지를 보여줘야한다고 했다.
허수아비가 아니냐고 물었다. 그런 역할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위원장에 출마했고 당선됐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나도 모르는 사업들이 진행되고
나도 모르는 입장문이 홈페이지에 올라갔다.
민주당과 정의당과 같이 사업하는거 선배들이 싫어한다고 하지 말라고 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사업들은 거의 나 혼자 맡아야했다.
언더조직에 불려가 혼나기도 했다. 운동가는 본인 인생을 희생해가며 살아야한다고.
애정이 사라졌다. 나와 상관없이 굴러가는 곳. 희망을 잃었다.
모든 것은 내 잘못이 되었다.
너가 친절하지 않아서. 너가 엄마처럼 사람들을 돌보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날 두고, 사퇴하라고 소리쳤다.
화를 내셨다. 삿대질했다. 책상을 쾅. 내리쳤다.
무서웠다. 그래도 사퇴하겠다는 말은 목 위로 올라오지 않았다.
그 후의 알바노조의 공식행사에서는 위원장인 나의 역할을 다른 선배가 대신하기로 통보받았다.
화가 났다.
3기 위원장은 내가 아니었다.
최ㅇㅇ선배였고, 박ㅇㅇ선배였고, 구ㅇㅇ선배였고, 허ㅇㅇ선배였고, 언더조직이었다.
그만두고 싶었다.
주변에 이야기했다.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은 나처럼 배제당하고 있었다.
죽기 싫어서, 살고 싶어서. 문제제기를 했다.
그래도..
사과 한 번 없었지만..
그래도 나쁜 사람들은 아닐거라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믿었다.
제소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마다,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하고 싶을 때마다, 사람들에게 모든걸 다 털어놓고 쉬고 싶을 때마다,
손톱이 손바닥에 박히도록 참았다.
운동을 잘하고 싶어서, 사회를 바꾸고 싶으니까 그랬겠지
나쁜 사람들은 아니야 실수했을 뿐
그러나 끝에 끝까지 사과는 받지 못했다.
선배들에게, 언더조직에 문제제기한 죗 값.
나는 살고 싶고
살고싶다
이제는
2018.02.01 19:33
2018.02.01 19:45
와 활동은 안 하지만 당비 내는 당원이었는데 대체 그 언더조직의 실체가 뭔지 궁금하네요 손바닥만한 미니당에 무슨 얻어먹을 게 있다고들 저러는지
정의 녹색 노동 세 당이 다 이따위라니 역시 당분간은 미국식 양당제가 현실적인 대책이라는 생각이 더 굳어지고 있습니다
2018.02.01 19:51
그냥 비웃어주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쓰린 이야기네요.
2018.02.01 20:15
작은 조직일수록 저런 일이 일어나기 쉬운 것 같습니다. 저런 용기있는 분들덕에 조금씩이라도 나아지면 좋으련만.
2018.02.01 20:34
2018.02.01 21:28
2018.02.02 00:54
주사는 아니고. 오래된 피디계열 조직입니다. 사회당 타고 노동당으로 옮겨온.
2018.02.01 23:11
의리로 당비 내는 당원은 계속 하고 있었는데 이젠 정말 나와야겠네요. 저기 조직 자체가 진짜 말도 안되게 허접하고 작은데 그 안에서 자기들끼리 합치네 마네 난리를 치더니 저러고 있었네요.
2018.02.02 02:21
참담하네요....
2018.02.02 10:29
하는 짓이 주사파랑 똑같은데 이념이 조금 달라요.
정말 웃프게도, 그렇게 언더조직을 비밀리에 운영하면서 지향하는 게 공산혁명같은 것이면 또 모르겠는데, 걍 <기본소득>이에요. 난 한놈만 패...도 아니고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기본소득만 외치고 있습니다.
구사회당은 워낙 당세가 작았기 때문에, 노동당과 합당 후 노동당 당세를 장악한 것만으로도 되게 기뻐하고 큰 조직을 장악했다고 좋아라 하는 분위기랍니다... 장기적인 정치적 전망, (민주당까지도 포함한) 선거연대전략, 지역정치전략 같은 것이 전무하고 그냥 자기네 이야기만 무한반복. (그 자기네 이야기가 전혀 급진적이지도 않음. 솔까 왜 미는지 모르겠음.) 씁쓸하죠.
내부에서 문제제기한 분이 조금이라도 성공하길 빌고, 그 분위기가 확산되었으면 좋겠네요. 일종의 미투 운동처럼.
2018.02.02 12:31
2018.02.02 20:07
2018.02.03 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