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피겨스(2016)에 대한 이야기

2017.03.03 19:03

skelington 조회 수:1350

지난번 올림픽에서 미국 흑인선수가 수영에서 금메달을 딴게 잠시 화재가 되었었습니다. 정확하게는 미국언론이 너무도 무관심해서 화재였었던거였죠. 당시에 미국친구에게 호기심 해결차 흑인 수영선수는 왜그리 드문거냐고 물어봤었는데 대답은 좀 뜻밖의 내용이었습니다. 자신의 부모세대들까지도 흑인은 백인과 함께 수영을 할수 없었고 그건 흑인들은 수영을 할수 없었다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시절에 라스베가스의 유명호텔에서 한 흑인 여배우가 수영장에 발을 담궜더니 수영장물을 모두 빼서 교체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입니다.


영화 보기전에 자주 듣는 팟캐스트에서 '몽고매리 버스 승차거부 운동'에 대해 다뤘습니다. 영화속에서도 일상적 배경처럼 등장하는 흑백 승객을 구분하는 정책 그 하나를 폐기시키는데도 얼마나 많은 저항과 희생이 필요했나를 설명해줘서 시대상의 이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권력의 압박과 테러 위협에도 불구하고 1년간을 버스를 보이콧해서 결국 관철시켰다는 내용에서 존경과 고단함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작금의 우리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영화에서 캐서린이 화장실을 차별당하는 이야기는 사실 각색이 들어간 장면입니다. 감동적인 웅변과 유색인 화장실 푯말을 부수는 통쾌한 장면이 이어지는 영화장면과 달리 현실의 캐서린은 처음부터 쿨하게 유색인 화장실 사용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사무실에서 커피포트마저 '구분'당할 때 옆에 놓인 커피 브랜드가 Chock full o'Nuts이고 그당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전설의 흑인 야구선수 Jackie Robinson을 부사장으로 임명한 회사입니다. 꼼꼼하고 의미있는 시대고증같습니다.


케빈 코스트너는 이번으로 세번째 케네디 시대를 연기하는터라 마치 그시대 사람같습니다. 짐 파슨스는 마치 '빅뱅이론'에서의 자신의 캐릭터 셸던을 패러디하는것 같은 역할을 맡았습니다. 


영화를 보고, 또 버스 보이콧운동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나서 다시 한번 비폭력운동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비폭력이라는 수단이 반드시 순응적이거나 평화적이라는 말과 동의어일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겨울의 촛불의 열기는 역사속 누구보다도 투쟁적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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