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톰 소여 Tom Sawyer

감독
앨런 크로슬랜드 Alan Crosland

주연
린다 카터....원더우먼/다이애나 프린스
Lynda Carter....Wonder Woman/Diana Prince
라일 와고너....스티브 트레버 주니어
Lyle Waggoner....Steve Trevor Jr.
조엘 파비아니....나이팅게일
Joel Fabiani....Nightingale
제니퍼 달링....바이올렛 루이스 트리
Jennifer Darling....Violet Louise Tree
조지 차키리스....카를로 인드레자노
George Chakiris....Carlo Indrezzano
찰스 피어스....스타커
Charles Pierce.....Starker
아서 바타니데스....크룩
Arthur Batanides....Krug
크리스토퍼 케리....비머
Christopher Cary....Beamer
캐롤 워딩턴....핀리 소령
톰 크라토치빌....I.R.A.C.의 목소리
Tom Kratochvil....Voice of I.R.A.C.
손드라 샤프....이브
Saundra Sharp....Eve
리 버기어....마리우스
Lee Bergere....Marius

시놉시스
중년 여자로 변장한 직업 암살자 스타커가 호텔로 들어옵니다. 호텔 거울 뒤에서 스티브와 다이애나의 사진을 꺼낸 그는 정체불명의 고용주에게 전화를 겁니다. 그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자기가 목표 대상을 암살하려면 고용주가 먼저 다이애나 프린스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죠.

얼마 뒤, 다이애나는 정체불명의 남자한테서 중요한 정보를 주겠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건 함정이었어요. 다이애나가 말을 타고 그 남자를 만나러 오자 두 남자가 다이애나를 추적합니다. 다이애나는 원더우먼으로 변신해 두 남자를 말에서 떨어뜨리고 맨 처음 다이애나에게 접촉한 남자를 잡습니다. 당연하지만 그 남자는 고용주에 대해 아는 게 아무 것도 없었죠. 그래도 다이애나는 W.N.이라는 남자가 C.A.R.I.라는 인물을 제거하라고 요청한 명령서를 발견합니다. 다이애나와 스티브는 W.N.이 우드워드 나이팅게일이라는 청부업자이고 그 목표 대상이 카를로 아마데오 리카르도 인드레자노라는 바람둥이 거물 사업가라고 추리합니다. 당연히 다이애나는 경호원으로 파견되지요.

다이애나를 암살하는 데 실패한 두 악당인 비머와 크룩은 숲 속의 창고로 위장한 나이팅게일의 아지트에 도착합니다. 그들은 서툰 타자 솜씨 때문에 고생 중인 전직 킬러 겸 나이팅게일의 비서인 바이올렛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갑니다. 나이팅게일은 임무에 실패한 부하들에게 잔뜩 화를 내죠. 부하들은 다시 실패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다시 다이애나를 암살하러 나갑니다. 하지만 공들여 파 놓은 식당 공중전화 함정에 빠진 것은 다이애나 대신 전화를 받으러 온 인드레자노였죠. 그들은 미끼로 이용하기 위해 인드레자노를 끌고가지만 원더우먼이 쫓아오자 그를 버리고 갑니다.

고객으로부터 독촉을 받은 나이팅게일은 스타커에게 임무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줍니다. 그 정보는 아니타 핀리 소령이라는 인물에 대한 것이죠. 스타커는 지하 주차장에서 핀리 소령를 납치해 트렁크에 가두고 자기 자신이 핀리 소령을 변장해 IADC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스타커가 핀리라고 믿은 트레버는 사무실로 그를 안내합니다.

그날 아침 다이애나의 아파트에 비머와 크룩이 들어와 침대에 총질을 하고 달아납니다. 하지만 이미 낌새를 눈치챈 다이애나는 원더우먼으로 변신해 벽장 안에 숨어 있었죠. 그녀는 나이팅게일의 아지트로 돌아가는 두 사람의 자동차 지붕 위에 올라타 그들을 따라갑니다.

나이팅게일의 아지트에 들어온 원더우먼은 그의 사무실로 들어갑니다. 나이팅게일은 장난감 대포로 원더우먼을 쏘려 하지만 실패합니다. 원더우먼은 나이팅게일을 다그치고 그는 결국 진상을 밝힙니다. 사실 목표는 C.A.R.I.가 아니었어요. IADC의 컴퓨터 I.R.A.C.이었지요. 난독증이 있는 바이올렛이 그 이름을 거꾸로 썼던 겁니다. I.R.A.C.은 인드레자노의 동업자가 그의 사업을 가로채려 한다는 비밀을 알고 있었던 거예요.

이제 사실을 알리는 것만 남았죠? 하지만 나이팅게일의 아지트에서 워싱턴까지는 47마일이나 떨어져 있습니다. 폭발 시각까지는 4분밖에 남지 않았고요. 원더우먼은 3분 안에 본부로 달려가 폭탄을 해체합니다. 건물에서 빠져나오던 스타커도 원더우먼에게 체포되고요.

'Death in Disguise'
오늘 에피소드는 단 하나의 트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바람둥이 사업가가 표적인 것 같은 암살 계획의 목표가 사실은 컴퓨터 I.R.A.C.이라는 것이죠. 모든 이야기의 단서들이 이 간단한 반전에 몰려 있습니다.

결과는 별로입니다. 반전은 특별히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아요. 하지만 이 반전을 끌어가기 위해 만든 이야기가 굉장히 헐겁죠. 엉성하고 설명 안 되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에요.

일단 왜 스타커는 다이애나 프린스를 먼저 제거하라고 요구했던 걸까요? 일급 첩보원이어서? 하지만 IADC에 첩보원이 그 사람 하나 뿐이랍니까? 게다가 그가 이렇게 난리를 치지 않았다면 아무도 누군가가 I.R.A.C.를 암살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거예요.

우연의 일치도 거슬립니다. 어쩌다보니 C.A.R.I.가 카를로 아마데오 리카르도 인드레자노의 머릿말인데, 어쩌다보니 그 인물과 관련된 정보를 I.R.A.C.이 가지고 있어 암살 대상이 되었다는 건 좀 억지죠.

결정적으로 전문 살인청부업자인 나이팅게일이 너무나도 무능합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의 부하인 크룩과 비머가 무능한 것이지만, 그들의 무능함을 알면서도 작전에 투여했다면 그도 좋은 두목은 아니죠. 그리고 그도 그렇게 일을 잘 한다고 할 수는 없어요. 스타커가 다이애나를 암살하라고 했다면 서둘러 제거한 다음에 그를 보냈어야죠. 총을 쏜 뒤 시체도 확인하지 않고 돌아가는 크룩과 비머는 말할 가치도 없는 애들이고.

원더우먼의 행동도 비능률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크룩과 비머를 첫 번째 암살 시도 때 잡지 못한 건 그냥 게으름 때문이라고 칩시다. 하지만 다이애나를 암살했다고 믿고 달아나는 그들을 그 자리에서 잡지 않은 건 실수였어요. 일단 그들에게 나이팅게일의 소재를 묻고 혼자 활동했다면 훨씬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을 테니 말이죠. 더 괴상한 건 원더우먼이 이미 인드레자노가 표적이라고 확신하면서도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나이팅게일을 다그친다는 것입니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죠. 물론 전 원더우먼이 3분 안에 47마일을 돌파한다는 설정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럴 시간이 있다면 가까운 공중전화로 달려가 본부에 연락하는 게 더 빠르겠죠. 3분 안에 47마일 돌파하는 액션의 묘사가 설득력없다는 것도 문제고요. 전에 나왔던 출근 장면들의 재활용에 불과하거든요.

카를로 인드레자노
오늘 표적처럼 등장하는 인드레자노는 전형적인 유럽인 바람둥이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보다 정확하게 묘사하면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유럽 바람둥이 스테레오 타입이죠. 느끼하고 아무 여자들에게나 껄떡대고 자신의 성적 매력을 과신하고 노골적인 성차별주의자 겸 외모차별주의자입니다.

각본은 이 캐릭터를 작정하고 놀려댑니다. 일단 그의 매력에 넘어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는 자기랑 아무 상관도 없는 일에 괜히 끼어들다가 악당들에게 납치당하거나 얼굴을 얻어맞고 넘어집니다. 결정적으로 그는 표적도 아니죠. 어느 각도로 봐도 그냥 무용한 남자인 것입니다. 이건 표면상 페미니즘을 표방하고 있는 이 시리즈의 성격과 맞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진짜 관점은 미국인 이성애자 남성작가의 야유에 가까울 겁니다.

나이팅게일과 바이올렛
이 에피소드에서 나이팅게일은 실제 능력이나 행동보다는 설정 자체가 더 재미있는 인물입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그는 살인청부업자로 무능해요. 하지만 그의 뒷 이야기는 재미있습니다. 그는 원래 사형집행인이었다가 사형제도가 폐지되자 비슷한 직업인 살인청부업자로 직업을 바꾼 사람입니다. 그는 두 직업 사이에 특별한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직업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아마 그가 실패한 것도 그런 자신의 직업을 너무 즐겼기 때문인지도 모르죠. 원더우먼을 장난감 대포로 쏜다는 계획은 재미있을지는 몰라도 성공할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으니까요. 총알을 당연하게 막아내는 사람에겐 장난감 대포는 먹히지 않는 무기잖아요.

나이팅게일과 그의 부하인 바이올렛의 관계도 괜찮습니다. 이 두 사람은 정말로 서로를 아끼고 사랑해요. 하지만 난독증인 바이올렛을 비서로 앉혀놓고 타이프를 치게 하는 건 좀 너무한 것 같습니다. 솔직히 바이올렛을 위해서 하는 짓이라는 생각도 안 들어요. 은근히 바이올렛이 장애 때문에 시달리는 걸 즐기는 게 아닌지?

스타커
스타커의 캐릭터는 당시 유행했던 수퍼 암살자 이야기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그가 능력 있는 전문가라는 걸 보여줄만한 장면들이 별로 없다는 거죠.

작가가 내민 카드는 그가 변장의 귀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전문은 여자로 변장하는 것이죠. 전혀 변장할 필요가 없는 호텔 장면에서도 그는 여자로 변장하고 다닙니다. 뭐, 변장 자체는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아요. 척 봐도 남자라는 걸 알 수 있지만 그래도 통할만은 하거든요. 그것도 미덥지 않아서 변장 이후 대사하는 장면들은 모두 여자 목소리로 더빙했지만요. 전 차라리 대사도 배우에게 일임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합니다. 굉장히 어색하거든요.

언급할 필요가 있는 배우들
조지 차키리스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쇼보다 즐거운 사업은 없다], [브리가둔]과 같은 뮤지컬 영화의 코러스 댄서로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인 배우 데뷔작은 57년작 전쟁영화인 [Under Fire]지만 첫번째 히트작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브로드웨이 공연이었죠. 2년 동안 리프 역을 맡아 연기하던 그는 같은 작품의 영화 버전에서 베르나르도를 연기해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남우 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진 [로슈포르의 연인들]과 같은 영화들은 그렇게까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그의 영화 경력은 잠잠해졌죠. 70년대 이후 그는 주로 텔레비전과 무대에서 활동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역은 [달라스]의 니콜라스 역입니다. (06/07/10)

DJUNA

기타등등

바이올렛으로 나오는 제니퍼 달링의 얼굴이 낯익지 않으세요? 그 사람은 [바이오닉 우먼]에서 캘러헌이었지요.

원더우먼은 이 장면에서 새로운 능력을 선보입니다. 말과 텔레파시로 대화를 나누는 거죠.

이브는 이 에피소드에서도 하는 일이 전혀 없습니다. 다이애나가 읊어도 되는 대사를 대신 읊어주는 게 전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