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sh (3X09)

각본
마티 녹슨 Marti Noxon

감독
데이빗 그린월트 David Greenwalt

주연
카리스마 카펜터....코딜리아
Charisma Carpenter....Cordelia
엠마 콜필드....아냥카/아냐
Emma Caulfield....Anyanka/Anya
앨리슨 해니건....윌로우/뱀프 윌로우
Alyson Hannigan....Willow/Vamp Willow
니콜라스 브렌든....잰더/뱀프 잰더
Nicholas Brendon....Xander/Vamp Xander
사라 미셸 겔러....버피
Sarah Michelle Gellar....Buffy
앤소니 스튜어트 헤드....자일즈
Anthony Stewart Head....Giles
세스 그린....오즈
Seth Green....Oz
데이빗 보레아나스....앤젤
David Boreanaz....Angel
마크 매트카프....마스터
Mark Metcalf....The Master
래리 백비 3세....래리
Larry Bagby III....Larry
머시디스 맥네이브....하모니
Mercedes McNab....Harmony
대니 스트롱....조나단
Danny Strong....Jonathan
머라이어 오브라이언....낸시
Mariah O'Brien....Nancy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잰더의 배신과 망가진 자존심 때문에 잔뜩 기가 죽어있던 코딜리아 앞에 아냐라는 전학생으로 위장한 복수 악마 아냥카가 나타납니다. 코딜리아는 별 생각없이 그 앞에서 버피가 서니데일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빌고 그 소원은 이루어집니다. 유감스럽게도 버피 없는 서니데일은 마스터와 뱀파이어가 지배하는 황량한 지옥이었어요...

[멋진 인생]
'The Wish'는 [버피] 버전 [멋진 인생]입니다. 십중팔구 그 영화가 아이디어의 근원이었겠지만 꼭 그 영화한테서만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믿을 필요도 없습니다. 평행 우주를 이용한 이런 이야기는 굉장히 많으니까요. [멋진 인생] 흉내만 해도 [버피]가 처음은 아닙니다.

이런 식의 이야기들이 자주 반복되는 이유는, 우리에게 익숙한 설정의 변형을 볼 수 있다는 재미 때문입니다. 이 설정을 다른 에피소드에까지 끌어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괜찮은 필러 에피소드 하나는 만들 수 있죠. 물론 프로그램 설정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부수 효과도 얻을 수 있고요.

이 에피소드에서 코딜리아와 아냥카가 합작해서 만들어낸 세계와 우리가 아는 세계를 갈라놓는 건 단 하나의 변형 뿐입니다. 버피가 서니데일 대신 클리블랜드로 간 것이죠. 덕택에 1시즌 마지막 에피소드인 'Prophecy Girl'에서 죽었던 마스터는 아직도 살아 뱀파이어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사태가 너무 험악하다보니 이제 다들 사람들도 뱀파이어들의 존재를 알고 있는 모양이에요. 사람들은 해가 지자마자 집으로 돌아가고, 어쩌다 밖에 남은 사람들은 뱀파이어들의 패스트푸드가 됩니다. 이들과 아직도 맞서 싸우는 사람들은 자일즈, 오즈, 래리 그리고 낸시라는 학생들로 구성된 새 스쿠비 갱밖에 없고요. 자일즈가 간신히 이 세계를 원래의 세계로 돌리기 전까지 이야기는 아주 컴컴하게 전개됩니다. 코딜리아도 죽고 앤젤도 죽고 마지막엔 버피도 죽죠.

흠... 그런데 버피가 서니데일에 오지 않은 게 변수의 전부라면 미래는 더욱 어두워야 하지 않을까요? 1시즌에서 마스터의 계획은 단순히 서니데일을 정복하는 것 이상이었으니까 말이에요. 뱀파이어가 된 윌로우와 잰더는 그냥 둔다고 치더라도, 터프하기만 한 새 버피의 성격은 그렇게까지 잘 설명되지 않은 듯 합니다. 클리블랜드의 삶이 생각보다 험악했다고 짐작할 수 있을 뿐이지만요.

뱀프 윌로우/뱀프 잰더
이 에피소드의 가장 큰 히트작은 뱀프 윌로우와 뱀프 잰더입니다. SM 가죽 패션으로 무장한 이 뱀파이어 커플의 모습은 당혹스럽지만 대충 논리에 맞습니다. 사회적 부적응자인 고등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꿈꿀만한 행동을 하고 있으니까요. 'The Harvest'에서 뱀파이어가 된 이들의 친구 제시가 어떻게 행동했는지 생각해보세요.

이들 커플 중 진짜로 재미있는 존재는 뱀프 윌로우입니다. 단순히 악당 뱀파이어처럼 굴고 있는 잰더와는 달리 뱀프 윌로우는 보다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사디스트입니다. 마스터의 감옥에 갇힌 앤젤을 '강아지'라고 부르면서 성냥 고문을 해대는 윌로우의 모습은 거의 극단적으로 온순한 우리의 윌로우와 너무 달라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죠. 그러나 이 캐릭터의 변신은 그렇게까지 이상하지는 않은데... 그 점에 대해서는 'Doppelgängland'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Doppelgängland'에서는 공공연하게 드러나 있던 뱀프 윌로우의 게이 성향이 이 에피소드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마티 녹슨이 이 에피소드를 썼을 때만 해도 윌로우의 성적 취향에 대한 고려가 아직 없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코딜리아
이번 에피소드에서 우리는 계급간의 연애가 파탄을 맞으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볼 수 있습니다. 징징거리는 잰더에게 속지 마세요. 잰더는 코딜리아와의 관계에서 늘 이득만 취하는 쪽이었습니다. 코딜리아와 헤어진 뒤에도 특별히 이전보다 사정이 나빠진 것도 아니었어요. 하지만 코딜리아는 평민과 결혼한 공주와도 같았습니다. 잰더와 사귀기 위해서는 사회적 추락을 각오해야했지요. 코딜리아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환경과 성격을 생각해보면 그건 굉장히 용감한 행동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대가가 뭐였나요? 잰더의 배신에 대한 책임을 버피에게 돌리는 코딜리아의 행동을 보고 있으면 어디에서 뺨 맞고 어디에서 눈 흘긴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되지만, 비교적 이치에 맞는 행동입니다. 코딜리아가 원하는 사회적 위치의 복귀는 잰더를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이룰 수 없죠. 더 큰 원인에 책임을 돌려야 하는 겁니다. 버피는 당연한 표적이었죠. 버피의 역할을 고려하지 않은 건 분명 실수였지만요.

아냐/아냥카
이 에피소드는 미래의 레귤러인 아냐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에피소드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아냐와 이 에피소드의 아냐는 아직 분명하게 연결되지 않습니다. 아냐는 여기서 기능적인 역할만 하고 있으니까요. 우리가 아냐의 성격을 어느 정도 알게 된 건 'Doppelgängland'부터였습니다.

기타등등
[버피]에서는 드물게 보는 동양인 조역이 하모니 그룹의 일원으로 나옵니다. 어떻게 되냐고요? 마스터가 시작한 피공장의 첫번째 제물이 된답니다. (02/11/11)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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