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d Candy (3X06)

각본
제인 에스핀슨 Jane Espenson

감독
마이클 랭 Michael Lange

주연
사라 미셸 겔러....버피
Sarah Michelle Gellar....Buffy
앨리슨 해니건....윌로우
Alyson Hannigan....Willow
니콜라스 브렌든....잰더
Nicholas Brendon....Xander
앤소니 스튜어트 헤드....자일즈
Anthony Stewart Head....Giles
크리스틴 서덜랜드....조이스
Kristine Sutherland....Joyce
아민 쉬머만....스나이더 교장
Armin Shimerman....Principal Snyder
K. 토드 프리먼....미스터 트릭
K. Todd Freeman....Mr. Trick
로빈 삭스....이든 레인
Robin Sachs....Ethan Rayne
해리 그로너....리처드 윌킨스 3세 시장
Harry Groener....Mayor Richard Wilkins III
카리스마 카펜터....코딜리아
Charisma Carpenter....Cordelia
데이빗 보레아나스....앤젤
David Boreanaz....Angel
세스 그린....오즈
Seth Green....Oz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서니데일의 어른들이 학교에서 밴드부 비용을 대기 위해 판 초콜렛을 먹고 갑자기 틴에이저처럼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버피와 친구들은 어떻게든 정신나간 어른들이 사고치지 않게 막으면서 이 기괴한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합니다. 당연히 이 이상한 사건 뒤에는 인스턴트 틴에이저들의 난장판 속에서 아기들을 납치해 라코니스라는 악마에게 제물로 바치려는 시장과 미스터 트릭의 음모가 숨어 있었죠. 참, 그 초콜렛을 만든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오래간만에 서니데일로 돌아온 이든 레인이랍니다.

제인 에스핀슨
'Band Candy'는 제인 에스핀슨의 첫 작품입니다. 상당히 좋은 데뷔였고, 에스핀슨 자신도 한동안 이 에피소드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라고 말하고 다녔답니다. 요새는 'Same Time, Same Place'가 더 맘에 드는 모양이지만요.

돌이켜보면, 에스핀슨의 전성기는 데뷔 시즌인 3시즌이었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에스핀슨이라는 작가가 가장 잘 활용된 시즌은 3시즌이었어요. 4, 5시즌에 쓰여진 에스핀슨의 에피소드들도 대부분 좋았지만 3시즌 이후 이 작가가 쓴 에피소드들은 지나치게 코미디에만 치중한 필러들로, 그 때문에 종종 입체성을 잃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6,7시즌엔 코미디의 약발이 닳아 없어졌고 스토리와 연결되는 일반 에피소드들은 작가의 개성을 반영하지 못했죠. 하지만 에스핀슨이 3시즌에 쓴 에피소드들은 적당한 [버피] 드라마와 코미디가 거의 이상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Band Candy'
'Band Candy'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아이디어를 결합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이 작품은 2시즌 에피소드인 'Halloween'의 기본 공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갑자기 서니데일 사람들이 이상해지는데, 그건 못된 악당 이든 레인이 만든 마법에 걸린 물건 때문인 것이죠. 이건 우리의 악당 이든 레인의 개성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사악하지만 유쾌한 마법의 장난인 것이죠.

다른 하나는 역할전환극입니다. 할리우드에서는 조디 포스터 주연의 디즈니 영화 [Freaky Friday]가 나온 뒤부터 (주로 부모와 자식 사이인) 두 사람의 육체가 바뀐 뒤 난장판 소동을 겪으며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내용을 다룬 초현실적인 코미디 장르가 탄생했는데, 이 에피소드는 그 형식을 변형시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어른들은 아이들의 육체로 들어가는 대신 그냥 아이처럼 행동합니다! 엉겁결에 아이들은 철없이 구는 어른들에게 부모 역할을 하게 되지요. 철없는 어른들을 통제하려고 애를 쓰는 버피는 [AbFab]의 사피처럼 보이기도 해요.

당연히 이 에피소드에서 진짜 주인공은 원래부터 틴에이저인 버피 일행이 아니라 갑작스럽게 틴에이저처럼 구는 어른들입니다. 특히 자일즈, 조이스, 스나이더 교장이 그렇지요. 에스핀슨의 각본은 이들에게 아주 흥미로운 연기거리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그냥 아이들처럼 행동하는 게 아니라, 이들이 젊었던 70년대 당시의 아이들처럼 행동합니다. 덕택에 버트 레이놀즈나 실즈 앤 크로프츠와 같은 옛 시대의 젊은이 문화와 연결된 이름들이 구닥다리 옷을 입고 그대로 튀어나오지요.

더 웃기는 건 이들이 그런 구닥다리 속에서도 전형적인 고등학교 영화의 스테레오타입처럼 행동하고 있고 그걸 지금의 캐릭터와 교묘하게 연결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일즈와 조이스가 쿨한 반항아처럼 구는 동안 스나이더 교장은 따돌림당하는 너드처럼 구는 식이지요. 하여간 결과는 성공적이고 다들 엄청 재미있어요. 스나이더는 배꼽잡는 코미디언이고, 자일즈는 특유의 영국식 분위기 덕택에 그럴싸한 터프 가이 분위기를 풍기고, 조이스는 너무 귀엽고요. 게다가 자일즈와 조이스는 죽도 잘 맞았어요. 이 이후로 관계가 발전되지 않은 게 아쉬울 정도로요.

그밖의 여러가지...
앤젤이 이 에피소드에서 하는 유일한 일은 웃통벗고 태극권을 하는 모습을 버피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중국에 있을 때 배웠던 모양이죠? 하지만 누구한테서?

여전히 윌로우와 잰더는 몰래 발장난을 치는 어정쩡한 관계인데, 보면 볼수록 이들의 관계는 실속없어 보인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Lovers Walk'에 대해 이야기할 때 집중적으로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기타등등
버피의 "Let's do the time warp again!"이라는 [로키 호러 픽쳐쇼] 인용은, 앤소니 스튜어트 헤드가 이 뮤지컬의 웨스트 엔드 공연 때 프랭크 N. 퍼터를 연기했다는 걸 생각해보면 의도적일 수도 있습니다. (03/08/15)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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