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

2013.07.04 00:28

늦달 조회 수:4557

4학년 1학기때 학교를 제적? 당하고 

제가 학교를 그때부터 아예 안나갔기 때문이죠.

거의 10년을 백수로 지냈습니다. 

그동안 사람들이 저를 어찌나 한심하게 보던지 그건 말 안해도 아실 겁니다. 

저는 적게 벌어도 10년동안 만족하면서 지냈거든요.

앞으로 어떻게 살지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산책도 하면서 그렇게 긍정적인 시간을 보낸 것 같은데,

특히 부모님은 속이 다 타들어가셨나봐요.

그래서 서른 둘에 학교 재입학 해서 서른 넷에 졸업하고 

그해 말에 계약직으로 지역축협에 입사해서 다녔습니다.

취업은 애초에 생각도 없었던 사람이라 토익 스펙 자격증 이런 것 전무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나이에 지방국립대 졸업해서 갈 곳이 없는 것이 당연하죠.


한달 다니고 그만두려다 1년을 다니라는 조언에

딱 1년 다니다 어짜피 회사 다닐 거면 좀 좋은 회사 다니자라는 생각에, 모은행 공채에 합격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 나이가 서른 여섯이니 적은 나이는 아닙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저를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가장 극명한 것이 일단 좋은 선자리가 많이 들어온다는 거고,

주변 부모님 지인들이 저를 끈기가 있는 뭐든 해내는 그런 사람으로 대해줘요. 

사실 저는 달라진 것도 하나도 없고,

딱히 취업 준비를 한 것도 아니고, 인적성이 아이큐 테스트 비슷한 시험이라 

저 같은 사람에게 유리하고 운이 좋아서 합격한 것 같은데

저를 갑자기 대접하는게 달라진 것을 보면 좀...


합격하고 나서 부모님이 대단히 기뻐하셔서 저도 그건 좋았는데,

회사다니면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나니

삶이 파편화 된 것처럼 조각을 맞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려고 여러번 했는데, 남은 가족들 반대

주변 사람들 반대...


겉으로는 회사를 잘 다니고 있지만,

속으로 병든 삶을 살고 있는데,

주변에서는 아무 것도 모르고 겉에 보이는 것만 보고 저를 판단하고

또 저를 대해줍니다. 


그냥 쓸데 없는 말인데, 요즘 좀 답답해서 몇 자 적어봤습니다.

듀게는 그래도 되는 곳이잖아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387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315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3568
126981 Gena Rowlands 1930 - 2024 R.I.P. new 조성용 2024.08.15 4
126980 미 대선 잡담 081424 new theforce 2024.08.15 39
126979 [왓챠바낭] 저렴한 스릴러의 길, '더블 블라인드' 잡담입니다 new 로이배티 2024.08.15 55
126978 프레임드 #887 [1] update Lunagazer 2024.08.14 45
126977 피네간의 경야 15p catgotmy 2024.08.14 78
126976 의미 불명의 선을 좀 넘을지도 모르는 잡담들 [4] DAIN 2024.08.14 367
126975 잡상 - 서로의 생각은 제대로 해석되었는가 상수 2024.08.14 125
126974 [넷플릭스] 행오버,,,1,2,3 모두 다 있군요 [5] S.S.S. 2024.08.13 188
126973 작년보다 증상이 심해진 대통령의 광복절 전 인사 임명 [5] 상수 2024.08.13 332
126972 PSG 소액 주주가 된 케빈 듀란트 daviddain 2024.08.13 50
126971 그런 게 괜찮은지 묻고 싶어서 쓰는 글 [10] Sonny 2024.08.13 507
126970 [넷플릭스]닐 게이먼식 십대 드라마 ‘데드 보이 탐정단’ [6] 쏘맥 2024.08.13 198
126969 프레임드 #886 [4] Lunagazer 2024.08.13 40
126968 잡담...인생의 고점, 그리움 [1] 여은성 2024.08.13 113
126967 '펌프킨헤드 2' [1] 돌도끼 2024.08.13 73
126966 바낭 - 야외사우나 나가는 기분, 태양을 피하는 법(지하보도의 미덕), 외국인에게 외국인인 한국인 [5] 상수 2024.08.13 146
126965 아침에 생각난 노래 daviddain 2024.08.13 40
126964 베스트 키드와 한국 무술 [2] 돌도끼 2024.08.13 111
126963 피네간의 경야 14p catgotmy 2024.08.13 58
126962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4] 조성용 2024.08.13 21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