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다큐를 보면서 뿔나는 이유...

2012.12.21 09:40

DH 조회 수:1628

어제 생각없이 티비를 켰는데 MBC에서 박근혜에 대한 다큐가 하고 있더군요. 낯간지럽긴 했지만, 사실 이것 자체는 비판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어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한동안은 그의 인생을 재조명하고, 웬만하면 긍정적으로 묘사해주는 흐름이 있게 마련이니까요. 이게 꼭 박근혜라서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뿔은 났는데... 생각해보니 그 이유는 다큐가 생략하고 지나간 수많은 멘트들을 제가 알아서 삽입하고 보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 박근혜는 박정희가 5대 대통령이 되면서 청와대 생활을 시작했다.

 

>> 5대 대통령이 '어떻게' 됐는지는 말 안함? 군사 쿠데타 했는데? 누가 보면 선거해서 당선된줄 알겠음.

 

- 박정희가 비극적으로 죽고 청와대 생활이 끝났다.

 

>> 왜 죽었는지 말 안함? 차지철이랑 같이 국민들이 자꾸 민주화 하자고 까불면 몇백만명 정도 죽여도 끄떡없다고 했던거 말 안함? 오죽하면 최측근인 중앙정보부장이 죽였는지 말 안함?

 

- 98년 경부터 다시 티비에 등장하기 시작한 후, "그동안 장학재단도 맡아서 하고..." 하는 인터뷰

 

>> 그 장학재단 정체 얘기 안함? 박정희가 강탈한거 말 안함? 그런 일 안했어도 전두환이 6억 줘서 잘 살고 있었다고는 말 안함?

 

 

할 리가 있나요. 했으면 오히려 이상했을 겁니다. 아마 역대 어떤 대통령의 당선 직후 다큐를 봐도 굳이 안좋은 얘기를 한 다큐는 없을 겁니다. 사실 방송국이 좀 애처롭기도 하더군요. 보통 대통령 당선자의 인생은 뭔가 찬양할 업적이 줄줄이 있게 마련인데 이건 무슨 다큐의 내용이 "나쁜 일이 있었다. 하지만 의연하게 견뎠다. 그리고 선거에서 이겼다." 이 얘기만 하고 있으니...

 

그리고 이젠 솔직히 사람들이 저걸 모른다는 생각도 안듭니다. 제 오만이었어요. 생각해보면 전 그나마 뒤늦게 공부해서 그 당시에 대해 아는건데, 나이 많은 분들은 그 시대를 아예 사셨는데 저보다 더 잘 아실 확률이 크죠. 그 분들은 다만 "저게 아무것도 아닌" 겁니다. 알고도 전 국민의 51%가 "그따위건 상관 없어" 라고 말한다면 더 이상 뭘 어쩌겠습니까.

 

이젠 정말 당선자의 말처럼 "역사에 맡길" 수밖에 없군요. 좀 더 긴 흐름의 역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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