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댓글에도 썼지만, 2008년 총선직후, 이제 한국에서 (범)진보는 영원히 끝났다, 라는 견해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죠.

 그러나, 불과 2년뒤인 2010년 지방선거에서 크게 기세를 회복했고 그 뒤로도 진보진영이 힘을 쓸 수 있었던 바탕에는 경제민주화, 라는 이슈가 크게 부각되었던 것이 분명히 큰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론의 여지가 없지는 않지만, 이러한 경제민주화의 이슈화에는 무상급식논쟁이 바탕이 된 부분이 크다고 생각하고, 무상급식 논쟁(+교육개혁 혁신학교)을 촉발시킨 단연 제 1의 공로자는 김상곤이죠.

 물론 촛불집회도 있었고, 안철수도 있었지만 저는 2008년만 해도 "폐족"에 가까웠던 진보진영이 어쨌거나 130석 가까운 의석을 확보하고, 48%의 지지를 받을 정도로 회복이 된 데에는 김상곤의 공로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무상급식이라는 안건자체는 종합적인 복지프로그램의 일환으로서 좌파진영이 꾸준히 제기해오던 것은 맞아요. 그렇기에 이걸 김상곤 개인에게 환원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그러나... 안건을 제기하는 것과 그 안건을 의안으로 부각시키는 것, 나아가 그 의안을 관철시키는 것은 또 다른 결이 있는 것이고...(사실 그래서 저는 정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라는 주장에 회의적입니다) 김상곤은 그러한 과정에서, 매우 탁월한


"정치적 수완"


을 보여주었다고 저는 생각해요. 현재 범진보진영에서 가장 정치적 수완이 뛰어나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정도로. 박원순도 훌륭하지만, 이 양반은 정책면에 좀 더 포커스가 가 있는거 같고...

보다 포괄적인 면에서의 정치적 수완은 김상곤쪽이 높다고 봐요.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중 하나가...

정치에서 "피해자 포지션" 이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죠. "내가 피해자다!" 라고 주장하는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저 사람이 피해자다" 라고 받아들여지게 하는 것이 피해자 포지션에 서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인데

김상곤은 무상급식 논쟁과정에서 '타당한 주장을 하는데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한나라당이 장악한)경기도의회의 탄압을 받는 사람' 의 자리에 서는데 성공했다고 저는 봤고,

그로 인해 무상급식에 대한 동정여론이 일었다, 라고 해석을 했거든요. 물론 해석은 다를 수 있지만, 저는 그렇게 봤고...

이런 점에서 볼 때, 이 양반은 정치적 현안에 맞닥뜨렸을 때 문제해결능력이 매우 높을거라 생각해요. 정파적으로 상충되는 도지사 김문수와의 사이도 원만한 것으로 알고 있구요.


 이런 부분은 여태까지의 민주당계열(좌파도 그렇고) 정치인에게서 보기 힘들었던 면모가 아닐까 싶어요. 수많은 말들이 있지만, 분명한건


"새로운 리더쉽이 필요하다"


라는 것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는 것일텐데... 저는 김상곤이 새로운 리더쉽의 모델로서 유의미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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