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다 그렇습니다.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했습니다.

아쉬움은 남아도 

후회는 없습니다.



정확한 투표역학은 전문가분들이 분석하시겠지요.

저는 다만 몇가지 저의 생각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박빙이었습니다.

문재인 후보 48.02% (14692632표), 박근혜 후보 51.55% (15773128표)

이런 근소한 지지 수치는 보통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당선될 때 보이는 것이지, 

새누리당 출신 대통령은 항상 큰 차이로 당선되곤 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보여주는 것일까요?

어느 분이 이번 대선은 완전체와 완전체의 대결이었다, 하셨는데

결집할수 있는데까지 결집했을때 두 세력이 대략 비슷하다는 말이겠지요.

비록 근소하게 졌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할 수 있다, 할 만 하다, 라는 것을요.



박근혜 후보 지지층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 생각에, 이들 모두가 독재시대에 세뇌된 극단적 신봉자는 아닙니다.

오히려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 탐탁치 않아 했지만,

당을 보고 찍어준 이들이 더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합리적인 보수들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을까?

김대중 대통령이 잘했을때이어서 노무현 대통령도 지지해주었던 사람들 말입니다.

윤여준 장관까지 지지 선언을  마당에서 말이지요.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그들이 가진 진보의 국가 운영 실력에 대한 의심입니다.

노무현 정권  언론에 의해 유포된 것들과 실제로 체감한 문제들.

다른 하나는 그들이 가진 진보의 정체성에 대한 의심입니다.

예를 들면 진보는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지 않는다는 유포된 인식말입니다.



아주 단순합니다.

웃기지만, 그렇습니다.

투표 결정을 할때 사람들은 많은 것을 생각하지 않더군요.

딱 한 문장으로 의사결정 끝납니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보는 민주당은 "걔네들은 무능한데다 종북이야."

민주당 지지자들이 보는 새누리당은 "걔네들은 무식한데다 친일이야."

똑같습니다.

둘 다 반대당이 무능/무식한 멍청이라고 생각하고, 종북/친일이라서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습니다.

모든 정보는 다 저 단순한 틀안에서 해석됩니다.



이것이 우리 한민족이 일제치하에 있었고 분단이 되었기 때문일까요?

그러한 우리의 현실이 편견의 내용을 채워주었겠지만, 

만일 그렇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다른 것을 찾아 채워넣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두 당의 지지자들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 같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삼천년전에 살았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고, 

삼천년 후에 우리 후손들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모두 사람이니까요.



인간이란 존재가 단순한 만큼 해결책도 단순합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민주당은 매력적인 집단이 되어야 합니다.



민주당은 가치를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민주당 하면 바로 머리속에 분명하게 떠오를수 있는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그 가치는 민주당 종북이라는 연상고리를 흐리게 할만큼 분명하고 명확해야 합니다.

그 가치는 대한민국 미래의 희망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오랜 가치가 있습니다. 민족 민중 민주. 지켜야 하고,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세단어를 듣자 마자 자동적으로 연상시키는 것이 무엇일까요?

새롭게 제시되는 가치는 같은 의미를 담되, 새로운 단어로 쓰여져야 합니다. 



민주당은 단호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문제가 제기되면 단호하게 해결해야 합니다.

굳이 큰 것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작은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실력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다시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민주당은 사람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민주당에 훌륭한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분들을 좀 더 들어내 보여야 합니다.

그 분들의 실력과 인품을 그 분들의 말과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어야 합니다.

집단의 한 사람 한사람이 인간적으로 보일 때, 그 집단에 대한 편견은 약화됩니다.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얼마나 인간적이 었는지 기억나실겁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은 먼저 듣고, 다음으로 반발자국 앞서가야 합니다.

다시 사람들 속으로 와서 사람들의 요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유, 지지하지 못하는 이유를 들어야 합니다.

사람들의 생각을 반영하되 그보다 조금 앞으로 내다보고 움직여야합니다.

저는 이것이 김대중 대통령이 말한 국민보다 반발자국만 앞서가라는 말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단한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 말을 잘 들어주되, 우리가 한 이야기보다 더 잘 알아듣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과 원하는 것을 다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더 잘 헤아려 주면 좋아합니다.

사람들은 뭔가 문제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내 생각이 맞는지 때로 불확실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좋은 해결책을 제시할 때 좋아합니다.

아주 단순합니다.



집단역학과 집단간 관계를 연구하는 사회심리학도로서

저의 생각을 최대한 간추려 써보았습니다.

이렇게 적고 나니 제 마음도 한결 정리되는 느낌입니다.



오늘 다시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늘 그렇듯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저는 분명 부끄러울 것입니다.

'너희 나라는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이 되었다면서.' 라는 질문 아닌 질문을 들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저는 어떤 답변 아닌 답변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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