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지만 거친 단어 좀 쓰겠습니다. 아직도 '착각'하는 분들 많으신 것 같습니다. 이 선거의 패인은 자기 소신껏 뽑은 60~70대 노인들이 아 닙니다. 그냥 우리의 전략 실패입니다.정권을 교체하려는 우리 욕망이 정권을 유지하고픈 저들의 욕망보다 덜 간절했던 겁니다.

아무리 분하다고 해도 그렇죠. 폐지 줍는 못 배운 인간이라느니 앞으로는 자리 양보 절대 안 한다느니...이건 아닙니다. 추합니다.. 많이 배웠다고 쓰는 사람들의 분노라는 게 고작 이런.남탓이랍니까? 계급적 이익에 대한 배반이라고요? 그러는 우리부 터가 언제 계급적 이익이 철저히 반영된 선거를 해 본적이 있나요. 결국 우리도 저들 눈에는 그냥 우리 취향껏 우리 눈에 잘생기고 멋진 사람 소신껏 뽑은 주제밖에 안되는 겁니다. 더욱이 단일화기치 아래 헤쳐모여! 한 우리가 계급 나불 댈 입장은 아니죠. 그건 진짜 넣어둬야 합니다.

전 솔직히 어르신들이 ㅂㄱㅎ 뽑은 게 뭐 그리 잘못인지 .모르겠습니까. 모든 세대는 다 자기 세대의 영 광이 투영된 혹은 그것을 가져다 줄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할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항상 그랬습니다. 이 번에도 마찬가지죠. 전쟁.직후 산업화 시대에 젊었 던 이들은 ㅂㄱㅎ를 그 이후 민주화 시대에 젊었던 이들은 문재인을 뽑은 겁니다. 특징할 만한.부분이 라면 '세뇌된 세대'가 속해있었다는 거죠. 그러나 그 세뇌가 그 사람들 잘못인가요? 때린놈이 잘못이지 맞은 놈이 잘못은 아니죠. 굳이 이 선거와 연결시켜 서 잘잘못을 가리자면 오히려 그 세뇌된 자들을 일 찌감치 '포기'한 우리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뇌 그것이 정녕 '포기'를 의미했던 걸까요? 아닙 니다. 아니었어요. 그건 우리가 거기에 대해 좀 더 철저히 대비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그리 고 그 준비라는 건 박정희로부터 세대를 분리해내 고 그 세대를 민중 속으로 끌어당기는 일이었습니 다. 세대 통합과 연대가 중요하다는 목소리는 가볍 게 여길 것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세대 소통을 통해 앞세대의 삶을 인정하고 그 시대의 주역은 사실상 민중 곧 당신이었다고 평가하며 손 맞잡는 시간들이 필요했습니다. 콘크리트를 녹이는 뜨겁고 불타고 힘 든 시간들을 견뎠어야 한다는 겁니다. 근데 우리가 그 과정을 거쳤습니까?

우선 우리부터가 소통할 자세로 있었던가요.이 경제 대국을 이루기까지 그 중심에는 ㅂㅈㅎ가 아니라 할 머니 할아버지가 있었다고. 이제 한 통치권자가 만 든 프레임에서 벗어나 한 시대를 이뤄낸 민중으로써 온전한 자기 자신을 칭찬하시라며 격려하고 북돋워 준적이 있었습니까? 안 했죠. 싫다기보다는 그딴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죠. 오히려 모욕했죠. 당시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소시민들을 향해, 우리라고 별달랐을까 싶으면서도, 독재정권을 방기한 사람들 이라며 손가락질하고 못배우니 저런다고 무시하고 못사는 주제에 뽑았다고 비웃었죠. 가방끈 좀 길다 고 마치 혼자 이 나라를 일궈온 세대인마냥 어르신 들의 삶을 가차없이 무시했죠. 근데 그 가방끈 달아 준 게 60-70대라는 건 함정 중의 함정.

나라도 어디 새파란 것들이 늙으면 빨리 죽지 뭘 이 러고 다니면서 노인들 욕하는데 패기 돋아서 새벽 여섯시부터 투표장 더 열심히 가겠습니다. 우리 세 대는 아직 살아있다면서 그 존재감 보여주려 더 분 주히 돌아다녔을 겁니다. 그게 잘못입니까? 자기에 게 주어진 한 표로 자기의 존재를 증명하겠다는 행 위가 뭐가 그리 욕먹을 일입니까. 그러라고 있는 선 거고 투표인데요.

남탓. 그놈의 남탓 이제 그만해요. 남에게 책임 지우 고 이후에 잘 된 선거 하나도 없었습니다. 큰 선거 두 번 날려먹었으면 그냥 우리에게 원인이 있는 겁 니다. 두번을 당했으면 얕볼 사람들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집토끼도 콘크리트고 5년 동안 산토끼 만들 거나 녹일 생각을 해야 합니다. 노인네들 어쩌구 저 쩌구... 그만 넣어둡시다 적어도 우리가 지지한 문재인은 이런 생각들 안 하 고 있을 겁니다. 자기 젊음을 바쳐 항거한 권력의 딸 에게 육성으로 축하인사를 건네야 했던 그 속을 정 녕 헤아린다면 소모적인 늙은이 젊은이 싸움은 이제 집어치워야 합니다.

신구구도로 이길 수 없다는 걸 우리는 이제 알았습 니다. 무려 총선과 대선을 통해서요. 그럼 우리는 이 제 새로운 패러다임을 끌어오거나 만들어야 합니다. 문재인은 혹은 그 주변의 사람들은 이미 준비하기 시작했을 겁니다. 그럴 거라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그 패러다임이 뭡니까. 전 문안이 그렇게 목놓아 주 장한 변화와 통합이라고 봅니다. 일각에서는 추상적 이다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사실 전 이게 맞았다고 봅니다. 그것만이 지금의 판을 가장 제대로 뒤집을 수 있는 진보의 최후의 아이덴티티입니다.

물론 이번 선거에서 우리 이거, 뺏겼습니다. 위너 테익스 잇 올 이라고 박근혜가 자기껄로 둔갑시켰습 니다. 덤으로 패기마저 우리는 뺏겼죠. 어르신들이 대놓고 가져갔어요. 되찾아와야 합니다. 반드시요. 청장년층의무기들 아닙니까. 시대정신과 그 시대정 신을 이루려는 패기 말입니다. 5년은 그걸 되찾는 과정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 어렵고 끈질긴 시간이 되겠죠. 하지만 못 해낼 일도 아닙니다. 우리 에겐 저력이 있다고 믿거든요.

돌아보니 또 우리는 정말 얼마나 쉬운 길만 택했던 가 싶습니다. 인터넷 글퍼나르고 SNS로 몇마디 날 리고...스마트폰으로 링크 몇개만 누르면 되는 일이 나 좋아하고 리트윗이 많다며 좋아하고. 결국 우리 가 살아있다는 신호는 '밖으로 나가서' 보여줘야만 했던 것이었습니다. 다들 그냥 편리함에 갇히고 기 대서 일코했던 겁니다. 결국 아묻따 시청각자료와 페이퍼가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꼼수의 특종도 결국 경향과 시사인의 보조가 있었기에 파급효과가 쎘으니까요. 우리 올해가 가기 전에 경향과 한겨레 구독합시다. 구독이 힘들면 일주일에 세번이라도 가 판대에서 사갑시다. 하나에 500원합니다. 다 읽고 나서 지하철 선반에 하나 벤치 위에 하나 이렇게 놓 읍시다. 누구든 보기 쉽게요. 가다가 똥휴지로 닦더 라도 벅벅 찢으면서라도 보겠죠.

누군가 그랬죠. 유권자는 그 수준에 걸맞은 대통령 을 가져간다고요. 우리가 부족해서 연속 이렇게 된 거에요. 남 탓은 하지 맙시다. 그 욕망은 우리에게도 있었어요. 다만 우리가 비교적 덜 간절했던거죠. 우 릴 돌아보고 이제 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주먹 불끈 쥐고 더 똑바로 오년을 살아요. 좋은 후보자에 걸맞 은 유권자 지지자의 한 걸음은 이제부터 시작인 겁 니다. 좌절하려면 오륙십년 후에나 좌절하자고요. 솔직히 우린 좌절할 자격도 없어요. 우리 뒷세대가 저렇게 눈 시퍼렇게 뜨고 언니오빠 이 븅신들ㅡㅡ하 면서 대기타고 있고, 아직 대통령 열 명이 우릴 기다 리고 있잖아요. 그 사람들 미래에서 한없이 기다리 게 두지 말고 어서 만나러 갈 준비들 이제 다시 시작 해요.

5년, 짧더라고요. 겪어봤잖아요 우리. 이제 공들입 시다. 아주 많이.... 준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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