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는 길 버스 안에서 운전석 뒷자리에 앉았어요. 노약자 석이더군요. 그런데 몇 정거장 지난 뒤에 웬 아저씨 한분이 타셨어요. 그 뒤 제게 와서 대뜸, 나와, 노약자석이니까, 라고 하시더군요. 처음엔 주변의 소음 때문에 잘 못 알아들어서 몇 번 제가 네? 라고 되물어봤어요. 그랬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노약자석이니까 나와라 그런 얘기였더군요. 아, 네 하고 일어서서 비켜드렸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아니 왜 내가 첨 보는 사람한테 반말을 들어야 하지? 이럴땐 보통 미안한데 내가 좀 힘들어서 그러니 자리 양보 부탁해도 될까요? 하고 부탁하는 게 예의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속이 부글부글 끓더군요. 그 아저씨는 할아버지도 아니고 까만색 츄리닝을 위아래로 맞춰 입은 50대로 보이는 아저씨였어요. 자리에 앉아서는 두 다리를 버스 앞바퀴 때문에 튀어나온 그 부위에 올려놓고 태연하게 핸드폰으로 누군가와 통화하더군요. 아니 대체 왜 반말한거죠 그 양반은? 조금 있으면 내려야 하는데 내리기 전에 뒤통수나 한 대 갈기고 내려버릴까, 어떻게 하면 저 버릇없는 양반 내가 속상한 만큼 되돌려 줄까, 고민하다 그냥 내렸어요. 


참길 잘 했다 싶은데, 뉴스에도 나올지 모르니까요, 그런데 왜 이리 억울하죠? 걍 허허 하고 넘어가면 되는데.. 저 같은 성격이 각박한 사회에 일조를 하는 걸까요?

물론 제가 인성이 많이 부족합니다 그건 알아요 근데 속상하네요 착하면 손해본다 이런 사회도 별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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