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3 23:38
한국영화를 볼 때 요즘 제일 거슬리는 것 중 하나는 영화가 너무 길다는 건데요
이 영화도 역시 좀 깁니다.
하지만 이 문제도 단순하게 볼 수 없는게 영화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다들 길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들이 길 수밖에 없는 이유는 관객들이 영화가 짧으면 싫어한다는 거예요
관객들 데리고 표본조사로 한 거냐? 하고 직접적으로 물어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고 말하긴 하지만
거의 신념에 가깝게 믿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행위의 주된 용도가 데이트용 시간때우기이기 때문에 너무 짧으면 연인들이 싫어한다라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분도
계시긴 하는데 뭐 진실은 저 너머에 있겠죠........
아무튼 이 영화 '간첩'이 긴 이유는 영화가 코메디와 액션스릴러의 두 가지 축을 동시에 가져가기 때문이라고 말 할 수 있는데요
영화 후반부 나름 긴장감이 감도는 장면에서도 코메디느낌으로 끝나는 걸 보면 코메디쟝르가 좀 더 이 영화의 정체성에 맞을겁니다
코메디가 아니면 사실 수긍하지 못 할 상황들도 꽤 많이 있어요,
말도 안 돼 까지는 아니더라도 굳이 이렇게 해야 해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김명민의 코메디영화이다 보니 저는 쟝르는 많이 다르지만 조선명탐정과 비교하면서 보게 됬는데
개인적으로 조선명탐정보다는 재밌게 봤어요, 영화의 완성도도 좀 낫다는 생각이 들고
대신에 아무래도 좀 더 무거운 소재를 다루다보니 관객들이 그냥 웃고 즐기기에는 좀 힘들고 그런 마이너스 요인이 있겠죠
배우들이 좋은데요
김명민과 유해진이 축을 잘 맞추고 있고, 변희봉과 염정아, 정만식이 적당히 얹어져 있으며 정겨운은 그럭저럭 선방하고 있습니다.
추석을 관통하게 되면 나름 흥행에서 선방할 것 같긴 한데 아슬아슬하네요
관객들 반응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재밌게 본 느낌도 아닌 것 같고
아는 사람들이 꽤 관계된 영화인데 흥행이 잘 되기를 바랍니다.
기타) 변희봉씨가 김명민과 술먹으면서 얘기할 때 '박통때가 좋았어' 라고 말하는 게 계속 기억나네요
배우의 애드립이었을까요?, 대본에 있던걸까요?...... 아무튼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