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과반 확실시'라는 뉴스들이 들려오는 아름다운 밤이네요.

사실 새누리당이 원내 제 1당이 될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과반까진 예상 못 했습니다. 제목에 좀 구라가...;


가카님을 싫어하는 건 요즘 대한민국 국민 스포츠에 가까운 분위기인지라 총선에서의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보는 게 자연스런 일이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사실 그 '가카를 싫어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애초에 '그래서 박근혜가 되었어야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죠.

그래서 박근혜가 당권을 잡고 신나게 가카를 깠고, 주류 언론에서도 꾸준히 가카의 한나라당과 박근혜의 새누리당에 선을 그어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뭐 어쩌겠습니까. 그 분들께선 주저 없이 새누리당에 표를 던졌겠죠. 가카는 잘 못 했고 한나라당은 나쁘지만 새누리당은 다르니까-_-요.


게다가 언론이 거의 완벽하게 그 분들 편으로 정리가 된지 오래인 상황이죠.

조중동은 물론이요 공중파 TV도 'sbs가 차라리 가장 정부 비판적'이란 소리를 듣고 있고 심지어 저도 거기에 공감합니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에 가면 뉴xx리 같은 찌라시의 막장 소설들이 언제나 메인에 떡하니 보기 좋게 노출되어 있구요.

측근 비리가 터지고 민간인 사찰이 터지고 아예 그냥 정권이 물러나도 시원찮을 이슈들이 불꽃 놀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기도 저기도 사이좋게 이정희 문자 사건과 김용민 막말 건 같은 얘길 가장 중요한 이슈로 다뤄주는 오손도손 정겨운 모습을 보며 일찌감치 '아 x발, 글렀구나.' 를 느꼈습니다.


인터넷이야 뭐.

다들 비슷한 성향끼리 모여서 비슷한 이야기들을 하게 되니만큼 대세니 뭐니 해도 실상 큰 영향이 생길 수가 없다고 봅니다.

특히나 SNS는 더하죠. 시작부터 뭔가 현실 세계에서의 친분에 의해, 혹은 이런저런 호감도에 의해 맺어진 관계들이 대부분인 동네에서 하는 선거 운동이라는 게 시작부터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물론 아주 쓸모 없단 얘긴 아닙니다만, 자기 만족-_-이나 (이미 맺어진 관계의) 결속력 강화 이상의 뭔가는 바랄 수 없는 것 같아요.

인터넷 쓸 데 없다. 는 얘긴 아니구요. 그냥 한계점에 대한 얘깁니다. 


어쨌거나 이번 결과가 요 모양 요 꼴로 나오는 데에 야권의 메시 드리블 저리가라 할만한 화려한 자폭쇼 퍼레이드가 큰 도움을 준 건 사실이긴 했지만.

여당이 눈에 빤히 보이는 쇼라도 저 정도로 성실하게 해 주는 가운데 언론이 만장일치에 가까운 모습으로 전력을 다해 저러고 있으니 애초에 어려운 싸움이었다는 생각입니다.

그저 안타깝고 아쉬운 건 김순자, 홍세화씨인데... 뭐 덕택에 이번엔 야권 메이져(?) 사람들에게 '니들 때문에 진 거임!'이란 얘긴 안 들을 것 같으니 그나마 불행중 다행인 셈 치...;;



그냥 몇 달 전부터 이미 제 1당이라도 된 듯이 여유 부리던 민주통합당 인간들에게 이번 패배가 불꽃 싸대기로 작용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이걸로 조금이라도 정신 차려서 대선에 전력을 다 해줘야죠. 뭐 그간 해 온 걸 보면 오히려 오합지졸이 되어 자기들끼리 헐뜯다가 자멸해버릴 가능성이 더 커 보이긴 하지만요;;


근데 전 그래도 여전히 대선은 승산이 있다고 봐요.

이번 총선 결과로 인해 (당연히, 예상대로) [완전소중 우윳빛깔 박근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데. 그래서 이 분위기를 등에 업고 정말 대선 후보로 튀어 나온다면 지금껏 그럭저럭 가리고 있던 본인의 한계와 문제들을 총천연 무지개빛으로 보여줄 거란 생각이 들거든요.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뭐 그냥 제 생각이 그렇습니다.

뭐 야권 쪽에서 낼 수 있는 대항마가 안철수씨(...) 정도 밖에 없다는 게 찝찝하긴 하지만 말입니다. -_-;;



+ 가장 안타까운 건 MBC 파업입니다. 더 힘든 싸움이 되어 버렸네요. 아이고 재철이 이노마... orz


++ 잘 알지도 못 하고 어지간하면 대화에 끼어들지도 않던 정치 얘기로 글을 쓰려니 어색해서 그냥 넘어가려다가, 총선 글로 도배가 되는 지금이 관심 받지 않고 묻혀 넘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싶어 끄적거려봤습니다. 와핫하.


+++ 그래도 역시 어색하니 마무리는 뜬금 없는 유튜브로 <-



마음이 허할 때(?) 들으면 위안이 좀 되는 노래라서 딱 생각이 나더라구요. -_-;;



가스펠 버전도 좋으니 들어보시... ^^;

적당히 허탈해하시고 얼른들 주무셔요. 출근하셔야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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