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홍구 교수의 사법부 관련 연제물 중에 김근태 고문사건과 그에 대한 판결을 다룬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설명해도 원문보다 잘할 수가 없어서 그대로 퍼옵니다만, 약간의 소개만 하겠습니다.

 

내용은 김근태가 당한 고문의 내용보다는, 그 이후에 그 사건의 진실이 어떻게 묻혔는지에 더 집중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문을 당했지만, 국가권력은 고문의 성과(자백)를 얻고나면 피해자를 이리 저리 끌고다니며 치료해서 겉보기엔 멀쩡하게 만들어놓고 공개 법정에 기소하는 방식으로 고문의 증거를 없애버렸습니다. 당한 사람도 그 정신없는 와중에 본인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뭘 어떻게 당했는지 기억할 리가 없으니, 아무리 고문당했다고 주장해봤자 판사가 조금만 깊게 물어보면 "모르겠다"는 말밖에 못하니 주장이 인정될 리가 없습니다.

 

김근태는 그 말도 안되는 환경에서도 그걸 해냈습니다. 자신을 고문한 경찰관의 이름, 당시의 시간, 자세한 정황, 그들이 자기들끼리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등을 기억해 폭로해 누구라도 믿게 만들었습니다. 위기에 봉착한 수사기관(안기부)은 법원을 압박해 김근태측이 고문의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게 하고, 판결 결과도 정해주다시피 했습니다. 당시 김근태를 고문했던 이근안은 오랜 도피생활 끝에 잡혀 실형을 살았지만, 지금은 목사가 되어있고, 얼마 전 인터뷰에서는 다시 본인은 고문을 한 적이 없고, 예술적으로 심문했을 뿐이라는 개소리를 했습니다. 이근안이 있는 교회가 어딘지 모르겠네요. 이번 주말에 뭐라고 설교할지 궁금합니다. 본인의 예술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오싹하네요. 이쯤에서 어느 매체에서건 이근안 인터뷰 좀 했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더 열뻗칠게 뻔해서 걍 관두는게 낫겠다 싶어요.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사과할거라는 기대가 전혀 안들어서 말이죠. 1심에서 안기부의 말에 고분고분 따르며 김근태에게 실형을 때린 부장판사 서성은 이후 대법관이 되었고, 지금은 대형 로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1부 : http://www.hani.co.kr/arti/SERIES/214/394689.html

 

 - 법정에 선 ‘밀실 고문’…재판부는 ‘증거 보전’ 기각

 

2부 : http://www.hani.co.kr/arti/SERIES/214/395830.html

 

 - 묵비권 행사로 ‘자백’ 못받자 민청련 간부 대거 구속

 

3부 : http://www.hani.co.kr/arti/SERIES/214/396789.html

 

 - 보도 통제·방청 제한…법정 안팎 공권력 장벽

 

4부 : http://www.hani.co.kr/arti/SERIES/214/399418.html

 

 - 위법수사 묵살·고문 두둔…법을 욕되게 한 ‘7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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