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27 23:03
1. 주말이 다 끝나갑니다.
아아, 안타까워 미치겠어요.
딱히 할 일도 없어서 빈둥거리고 있으면서, 내일 학교에 가서 바빠질 걸 생각하니 마음이 다 쪼그라들어요.
마치 걸레를 쭉 짤 때처럼 누군가가 내 마음을 비틀어 짜고 있어요.
2. 갑갑해서 읽는 만화책(책은 책! 으헤헤)을 보다가 이런 구절이 나왔네요.
하느님, 하고 싶은 일이란 게 뭐죠?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우는 것과
그걸 찾지 못해서 우는 것 중에
어느 게 더 괴로운가요?
꿈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하고 싶은 것도 없어서 울던 때가 생각나네요.
꿈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 같고, 텅 빈 내가 이상한 걸까 싶어 울음으로 밤을 지새던 때가 생각납니다.
지금은 그런 울음조차도 관뒀지만, 아직 목적을 찾은 것은 아니에요.
그냥, 목적을 찾는 것을 제1목적으로 삼은 듯 떠다니고 있죠.
마음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지만, 울거나 상심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봤자 누구도 알아주거나 달래주지는 않으니까, 어쩌면 그조차도 별 상관없어진 것마냥, 그냥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어요.
난 과연 그 목적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적어도 지금이라면, 지금 죽는다해도 그리 서럽거나 슬프진 않겠죠. 이루고 싶은 것이 없으니까.
3. 어릴 때는 책이라면 닥치는 대로 읽곤 했는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아요. 편식증이 들어버렸어요.
책이든 영화든, 즐거운 것이 아니면 기피해버려요. 슬픈 이야기도 힘든 것도 보고 싶지 않아요. 그런 건 현실만으로 충분한걸요.
겁쟁이가 되어버렸지만 그걸로 좋아요. 더 이상 나랑은 상관없는 다른 사람의 일로 슬퍼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것이 설령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의 일이라 해도.
그래서 즐거운 책만 읽고 또 읽고 있어요. 뭐 깊이는 없을지 몰라도.
그런 와중에도 가끔씩 재치있는 구절이 나오면 정말 감탄을 하게 돼요.
특히 이런 것.
불행이 꽃이라면 우리는 무르익은 봄에 떨어진 것이 분명하다.
뭔가 이 구절만 써놓으면 무지무지 괴로워보이지만, 사실은 웃긴 대목에 나오는 문장이에요. '행복의 근원'을 삼킨 사람으로 인해 일어나는 해프닝이죠.
정말 표현력이 굉장하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이렇게 한 문장 안에서 이토록 절묘한 표현을 자아낼 수 있는지.
제가 상이라도 수여하고 싶네요. 아마 작가분도 거절하겠지만. 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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