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런 일기는 일기장에 쓰는 것이 마땅하나,


그래도 여기에 한번 써 보고 싶어서 써 봅니다.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을 하는 어느 일요일 오후에 가을 구경을 하러 길을 나섰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팔공산 자락에 있는 '노고추'라는 한식당입니다.

(19금적인 의미가 있는 식당은 아닙니다.)



어느 한정식집이나 비슷하기는 하지만,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밥을 먹기 힘든 곳입니다.


오늘은 간단히 밥을 먹기로 한 만큼 가장 저렴한 25000원인 상차림으로 했습니다.




물김치입니다.


미리 수저와 함께 준비되어 있습니다.


미리 준비되어 있어서 미지근합니다.


그릇을 만져보면 처음부터 차갑게 준비한 음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니 나오는 검은콩 두부입니다.


두부전문점의 미칠듯한 고소한 맛은 아니지만 


소박하게 양념을 한 걷절이와 함께 먹을만 합니다.



청국장입니다.


낫또 열풍과 함께 일식집에서 자주 나오는 것인데,


이제는 한정식에도 나오는군요.


냄새가 나지 않아서 그냥 먹을 수 있습니다.


기름을 쓰지 않고 간장으로만 양념을 했다고 하는데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구절판입니다.


고기 한점 없는 구절판은 이 집이 추구하는 음식이 어떠한 것인지를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마에 검은 깨와 참기름을 겯들였습니다.


아삭하고 신선합니다.



전입니다.


단호박, 자색고구마, 애호박전입니다.


애호박전에는 고기가 조금 들어 있습니다. 




홍어무침입니다.


경상도에서 삭힌 홍어무침을 기대하면 곤란하겠지요.


삭히지 않은 홍어무침이라서 특유의 향은 없습니다.



기다리던 고기입니다.


고기를 먹으려면 고기집에 가야겠지요.


4명상에 12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고기 애호가에게는 많이 적은 양입니다.



수육은 분홍색으로 잘 삶겨있습니다.


부드럽고 촉촉합니다. 


양이 적어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수육과 같이나온 새우젓입니다.


새우젓이 아주 정갈합니다.


고급 새우젓처럼 보여서 기분이 좋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같이 나온 김치에 싸서 먹으니 좋군요.


김치가 짜지 않아서 부담없이 수육과 함께 먹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1차로 한상을 먹고 2차로 상이 나옵니다.




노고추의 자랑 우엉잡채입니다.


잡채는 사실 한정식집에서 그리 환영받는 음식은 아닙니다.


가짓수를 늘리기 위해서 나오는 음식으로 많이 여겨집니다만,


이곳에서는 다릅니다.


잡채를 만들 때 육수를 사용해서,


당면에서 육수의 맛이 납니다.




표고버섯 탕수입니다.


고기는 없으니 탕수육이라고 부르면 곤란하겠지요.


조금 딱딱한 느낌은 있지만, 


버섯의 맛이 잘 살아있습니다. 



오디소스를 가미한 연근 샐러드입니다.


오디의 향긋함과 연근의 아삭함이 잘 살아 있습니다.



청어입니다.


옛날에 포항에서는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었다고 하지요.


상당히 기름진 생선으로 유명합니다.


이렇게 두번의 상차림을 받고 밥을 먹습니다.




이렇게 다싯물로만 맛을 낸 된장



연입밥 



그리고 된장국입니다.



대구 경북에서 연입밥을 내어 놓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찰밥으로 쪄서 나옵니다.


어떤 곳은 너무 쪄서 떡과 밥의 중간 상태인 곳도 있는데,


이곳은 밥알이 잘 살아있습니다.


상차림을 보면 아시겠지만,


이곳은 수육과 청어를 제외하면 거의 산사음식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채식위주입니다.


조금 더 높은 가격대의 상차림을 선택하면 고기가 들어가는 메뉴가 추가되는 것 같지만,


이 정도만 먹어도 배가 부릅니다.


기름진 음식보다는, 이런 채식위주의 식사도 한번은 해 봄직합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이곳은 정원도 아름답고 경치도 좋습니다.


가을에 경치구경도 하면서 밥을 한끼 먹기에는 좋은 곳인것 같습니다.


이후 은해사에 들려서 잠시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를 켜니,


오늘 야구경기를 보지 않고 놀러가기를 잘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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