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어달 전에 아내의 친구 부부가 네살난 아들을 데리고 집에 놀러온 적이 있습니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음식이 뭐가 있을까 하다가 역시 달달한게 좋겠지 하고 토마토 소스를 넣고 해물 스파게티를

만들어 줬어요. 다행히 아이가 맛있게 먹어줬고 어른들도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돌아갔지요.

 

그리고 그제 그 부부 소식을 아내에게 전해 들었는데 그 아들녀석이 주말에 나들이 가려하면 가끔 자기 엄마에게 이렇게 묻는답니다.

'스파게티 ㅇㅇ(아내이름)이모네 집에 가는거야?'

 

그 말을 전하며 아이가 그날 먹은 스파게티가 정말 맛있었던 모양이라고 아내 친구가 아내에게 말했다는군요.

 

그리고 그 말을 전해들은 제 반응은 이랬죠.

 

'야! 임마!! 그거 내가 해준거야!! ㅇㅇ이모가 해준게 아니고 내가 해준거라구!! 스파게티 세호이모부가 해준거야!!'

 

사내녀석따위에게 잘해줄 거 없습니다 쳇. 상처받았어요.

 

2. 아내의 다른 친구 부부의 집에 놀러갔습니다.

11개월 된 아이가 있는 집이었는데 아이가 저에게 한 번 안기더니 신기하게도 제게서 떨어지려 하지를 않더군요.

아빠가 안아줘도 금방 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에게 안긴다 그러고 엄마가 안아줘도 다시 저한테 안기고.

심지어 그 아이에게 1순위인 외할머니(엄마는 4순위라고)한테도 안가고 저에게만 꼬옥 안겨 있는 겁니다.

 

여러 분석이 분분했어요. 지금까지 안아준 사람과는 높이가 다르니 평소와 다른 view와 맑은 공기(;;;)를 즐긴것이다.

입고 있던 키스 해링 티셔츠의 원색과 단순한 패턴에 반한것이다(아끼는 셔츠인데 아기 침으로 범벅이 ㅋㅋ).

방금 마신 맥주덕에 나는 입냄새가 맘에 든거다(...) 등등... -ㅅ-a

 

어쨌든 신기했어요. 제 덩치가 큰 편이라 아가들이 보통 저를 무서워하는데 이 녀석은 날 언제 봤다고 이렇게 품에 포옥

안기는건지. 그런데 한편으로 그 작은 아기가 품에 파고들며 안길때 뭔가 뭉클 하더군요. 정말 아이를 가질때가 된 거 같아요.

 

30여년간 지명이라고는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는 인생이었는데 11개월 남아에게 지명받아서 즐거웠던 하루였습니다.

다음날 일어나니 팔은 땡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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