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로 시작했다가 감동의 신파드라마로 끝나는 다소 황당한 결말을 내는 영화였어요. 영화 전개상 입은 걸고 하느 짓은 개차반이지만 인간적인 면이 미덕인 양아치가 결국은 김윤진 아이를 도와줄 것 같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스릴러 장르에 무색한 결말로 끝날줄이야.

 

세븐데이즈,하모니에 이어 심장이 뛴다까지 모성애 강한 엄마 역을 맡아 비슷비슷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김윤진이지만 그래도 캐릭터 성격은 조금식 차별을 두어왔죠. 다만 그게 잘 구분이 안 된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세븐데이즈에선 강인한 엄마고 하모니에서 푼수같은 엄마라면 심장이 뛴다에선 가녀리고 연약한 엄마입니다. 그걸 의도적으로 부각시키려고 영화 내내 김윤진의 의상컨셉을 하늘하늘하고 몸라인은 살려주는 옷만 입고 나옵니다. 구두고 10센티미터는 넘어보이는 힐만 신고 나오는데 뛰는 장면도 많아서 보는 내내 어찌나 불안하던지요. 빨리 신발 벗기고 운동화를 신겨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상반신만 나오는 뛰는 장면에선 운동화를 신고 연기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어요. 이렇게 높은 굽의 힐을 신고 영화 속 김윤진처럼 뛸 수 있나요? 

 

김윤진이 각선미도 좋고 옷도 잘 어울리고 예뻐서 의상 보는 재미는 있었지만 국내에선 여전사 이미지가 강한 김윤진의 모성애 강한 연약한 인텔리 엄마로 보이기 위해 지나치게 이야기와 맞지 않는 의상설정이었다고 생각해요. 도입부는 몰라도 적어도 심장이식과 박해일이 잠시 유괴한 아이 찾으려고 동분서주할 땐 좀 더 활동적인 옷과 신발을 신을 수도 있는데 고집스럽게 파티나 시상식에 더 어울릴법한 의상만 주구장창 걸치고 나오더군요.

 

이야기는 허술합니다. 특히 후반부 김윤진이 무대포로 박해일 엄마 심장을 이식받기 위해 빼내는 장면 등은 너무 설득력이 떨어져요. 심장을 그렇게 쉽게 몸에서 빼서 이식시킬 수 있는게 아닌데 아무리 의사 친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몰래 코마 상태에 빠진 박해일 엄마를 빼내서 병원에만 데리고 오면 되는게 아닌데 말이죠. 스릴러 장르에 맞는 장면도 없고요. 긴장되는 장면이 거의 없습니다.

 

박해일 양아치 연기는 양아치 스러움의 겉면만 훑은 느낌입니다. 일단 박해일이 이 정도로 바닥까지 내려간 양아치 연기에 어울리지도 않을 뿐더러 시나리오상의 캐릭터 연구가 미흡해보입니다. 박해일은 속물적이고 이중적인 배역은 잘 해내고 어울리죠. 그러나 이런 양아치 연기는 글쎄요. 양아치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긴 하는데 대본도 별로고 대사 질도 구려서 어색해요. 감독이 양아치 캐릭터를 좀 더 깊이있게 파고들었다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박해일 연기는 실패같고 김윤진 자기복제 연기는 이쯤에서 그만하고 다른 캐릭터를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여전히 이런 류의 캐릭터만 들어온다는데 그나마 이 영화는 여주인공 성격이 이전과 달라서 한 것 같지만 소리지르는 장면만 나오면 세븐데이즈,하모니가 동시에 연상된다니까요.

 

영화 내내 묘하게 깔린 사회계급에 대한 무의식적인 전개가 불편할 때도 많았습니다. 이런 걸 전면에 부각시켰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런대로 볼만하긴 했어요. 허술하고 말도 안 돼는 장면도 많았지만 후반부 신파는 그래도 감동적이긴 하더군요. 극장에서 우는 사람도 제법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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