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미용실에 갔습니다.


2주 전 그곳에 머리를 자르러 간 적 있었는데, 

직원이 너덧명 됐는데도 그만큼 손님도 많아서, 아무도 아는척 하지 않아서 잠깐 어색하게 서 있어야 했죠.

그리고 주인인듯한 남자미용사가 '거기 앉아서 기다리'라고 말하는데 친절하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좀 퉁명스럽군, 생각했었죠.


오늘 파마를 하러 갔는데

그때 퉁명스럽다고 느낀 그 남자미용사가 저를 담당하게 됐어요.

오늘도 처음부터 살짝 의아한 생각이 들었어요. 뭐하러 왔냐고 묻자마자 옷장에서 가운을 꺼내서 이거 입으라고 내밀더라구요.

아직 잠바도 안벗었고 목도리도 풀러야 하는데 가운부터 불쑥 내밀면 어쩌라는거지;;

2주전과 마찬가지로 오늘 역시 첫인상이 안좋습니다.


그리고 파마를 하는데, 

기본 파마 말고 열파마니 디지털파마니 하는 상위(?)레벨의 파마는 어떠냐면서

저에게 자꾸 열파마의 장점을 강조하고 카달로그까지 보여주더군요.

기본 파마와 열파마의 차이를 물어보고, 가격도 물어보고,

그냥 기본으로 해달라고 했습니다. 


머리를 다 하고 마지막에 샴푸까지 하자마자 머리 컬이 적당한 것 같냐고 묻네요.

이 시점에 뒷거울을 쥐어줬어야 했는데, 저도 거울 달라는 생각을 미처 못했구요.

머리가 착 달라붙은 데다가 컬이라고 해봤자 귀 밑으로 조금 보이는 게 전부이길래, '컬이 잘 안보여요. 말려야 알 것 같네요' 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이거 어차피 열파마 아니라서 머리 말리면 컬 하나도 안보여요 다 없어져요' 

이런 요상스런 멘트를 날립니다.

순간 첨부터 퉁명스럽던 그 미용사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어요;;;;;;;;;;;

머리 말때도, 머리 감을 때도 굉장히 남자답게ㅡㅡ; 터푸하게 머리카락과 제 머리를 다루어서 기분이 살짝살짝 언짢았었거든요

도대체 파마 다 해놓고, 머리 말리면 컬이 안보인다는 게 미용사가 할말인가.


그런데도 '다시 자세히 보세요' 합니다.

그래서 저도 신경질 난 어조로

"지금 이 상태에서는 컬이 잘 안보인다구요" 라고 말했더니

그 사람은 제가 눈이 나빠서 잘 안보인다는 줄 알았는지? 제 등짝을 양쪽 검지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네요. 거울 좀 가까이 보라는 듯이. 

(아놔 왜 밀치고 난리?) 그만 신경질이 나서 손을 확 뿌리쳤어요.


알고봤더니 둘사이에 의사소통 문제가 있었던겁니다.

제가 '말려아 알 것 같다'라고 했던 것은, 머리 물기를 좀 제거하고 정돈해야 알 것같다는 뜻이었고 (사실은 이것도 틀렸죠. 그냥 '뒷거울 좀 줘보세요' 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그사람이 '말리면 컬이 없어진다'라고 한 것은, 완전 뜨겁게 드라이열을 가해서 머리를 세팅하게되면 컬이 사라진다는 뜻이었지요. 


여차저차 마무리를 짓고 돈을 내는데


남,미: 손님 뭐 기분나쁜거 있으세요?

나: 너무 불친절하신 것 같아서요

남,미: 손님 성격 이상한 건 생각도 안하세요?

나: ... (어이 없어서)


아~~서로 의사소통 문제가 있었다는 거 인정하는데, 

기분이 매우 나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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