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이형

2024.10.04 15:52

돌도끼 조회 수: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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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진저(진착) 감독작품.
홍콩 영화라는 말도 있고 필리핀 영화라는 말도 있고 대만 영화라는 말도 있고... 어쨌건 태국과 합작해서 만든 영화인가봅니다.
[당산대형 속집]이라고 자칭하는 영화ㅂ니다. 대담하게도 [당산대형] 장면들을 편집해서 오프닝으로 쓰고 있기도합니다. 물론 골든하베스트가 이런 거 만들라고 허락했을 리는...

태국을 배경으로 한다든가 제목에 당산 어쩌구를 붙인 영화는 수도 없지만 떡하니 [당산대형] 속편이라고 자처한 영화는 달리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의 당산대형, 정조안 형님은 태국에서 살인죄로 체포되어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복역중입니다.
근데 벽에다 사람 얼굴을 붙여놓고는 매일같이 저 원수놈을 죽여야된다고 다짐하고 있어요.
우리가 아는 그 정조안이 맞다면 이미 죽일 사람은 다 죽였을 텐데 아직도 죽여야 될 넘이 남았던 건지....?
거기다 그 원수라는 사람이 얼음공장 사장이고, [당산대형]에서 한영걸 사장이 살던 그집에 사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쩌면 아마도........ 수호전과 금병매의 관계같은 그런 거 아닐까 싶은 생각이...
수호전에서 무송이 서문경을 죽이는데 실패하는 것에서 금병매 유니버스가 갈라져 나오는 것처럼, 이 영화는 정조안이 얼음공장 사장을 죽이는 데 실패한 것에서 갈라져 나온 세계가 아닌가...하고...ㅎㅎㅎ

에... 그러니까 ... 그건 아니고... 알고보니 정조안이 죽인 사장 말고도 그 뒤로 흑막이 또 있었답니다.

그걸 나중에야 안 정조안이 감옥안에서 이를 갈지만 뭐 어찌할 방법이 없는 형편...


글구, 정조안의 출연은 그걸로 끝입니다. 한 5분 나오나 싶고... 주인공은 따로 있어요.

정조안이 어렸을 때 잠깐 보고 헤어졌다는 (사촌) 동생 정조준이 짠 하고 나타나서, 감옥에 있어서 어쩌지를 못하는 형님 대신에 복수에 나섭니다.


정조안이 태국에선 엄청 유명한가 봅니다. 사람들이 전부 이름만 들으면 '아 당산대형' 이런 반응...

하긴 사람을 그렇게 많이 죽였으니 희대의 살인마라고 신문방송에서 대서특필되었겠죠. 아마 외신으로 한국 뉴스에도 나오지 않았을까 싶네요.

정조안의 동생이 태국에 왔다는 말을 듣고는 깡패들이 정조준을 스카웃합니다. 일단 한번 실력 테스트를 해보고는,
"과연 당산대형의 동생답게 실력이 출중하군. 당산대형의 동생이니 이제부터 당산2형이라 부르겠다."

그렇게 해서 당산이형이 된 정조준이 연예도 하고 원수도 갚고 금괴도 찾는다는 이야기.

영화가 스케일은 [당산대형]보다 큽니다. 007 테마음악을 배경에 깔고는 보트 추격전과 총격전도 벌이고(태국 배경의 007 영화가 나왔던 시기...) 주인공과 악어의 싸움도 있고 술법을 부리는 도사도 나옵니다(동남아쪽에서 강두(주술)영화가 유행했던 시기...).  팔리겠다 싶은 건 다 집어넣은 듯...
그치만 그 퀄리티를 보자면... 아, 나유는 각본도 잘쓰고 영화도 참 잘만드는 사람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지도...ㅎㅎ


정조준 역으로 나오는 사람은 나열.
ㅎㅎㅎㅎ 나열이 이소룡 동생이라고 나오는 거예요. 뭐 배우의 나이는 거의 비슷하니까(나열이 한살 많음) 동생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나열이 이소룡 동생으로 나올 군번이 아니잖아요. 거기다 이시기에 나유는 얼굴에 급노화가 와서 [당산대형]에 나오던 시기의 이소룡의 삼촌뻘쯤 되어보이는데...

뭐 어쨌든, 짝퉁 이소룡 캐릭터는 시작부분에 잠깐 까메오 수준으로 나오고, 주인공은 다른 사람이고 연기하는 배우가 이소룡 등장하기 한참전부터 이미 유명했던 나열이고 하니, 나열이 이소룡 흉내를 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점이 나름 미덕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넓은 의미에서 부르스플레이테이션의 범주에 넣을 수 있긴 할텐데, 이소룡 주연 영화의 속편으로 만들었을 뿐 이소룡 흉내를 내서 사람들을 낚으려는 영화는 아니니까요. 거기다 이소룡 역할 배우를 홍보물에서 딱히 강조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나열의 단독주연작.(태국 한정으로 태국배우가 포스터에 공동주연인 것처럼 (나열보다 얼굴이 더 크게) 나옵니다만.)

문제는 나열이 애초에 무술실력이 출중한 사람은 아니라는 거지만... 그래도 원상인이 무술지도한 액션은 나름 봐줄만 하고 나열도 좀 허우적거리는 느낌은 있지만 나름 잘 소화하고 있는 것 같기도...

얼마 나오지 않는 정조안 역은 황건룡이라는 신인배우가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얼마후에 여소룡으로 개명하는 사람이죠ㅎㅎ 아마 짭소룡으로 나오면서 크레딧에 황건룡 명의로올라간 건 이 영화가 유일하지 않나 싶어요. 그니까 어쩌면 여소룡의 짝퉁 이소룡 인생이 시작된 영화였던 걸지도...?(개봉 순서상 처음은 아닌 것 같지만...)

[철인(죽음의 다섯 손가락)]에 여주인공으로 나와 나열과 공연했던 왕평이 여주인공으로 나오고 진혜민이 우정출연 정도의 분량으로 나옵니다. 근데 비슷한 시기에 나열과 여소룡과 진혜민이 같이 출연한 영화가 또 있는 걸로 봐서 어쩌면 안면 튼 김에 나와준 걸지도...?

감독인 진저는 [당산대형]에서 공장장으로 나왔던 분입니다. 여기서도 연출 뿐 아니라 끝판왕 사장님역으로 출연도 합니다. 공장장에서 사장으로 승진...? 그니까...... 어쩌면 [당산대형]은 실은 공장장이 사장과 정조안을 싸우게 만들어 사장을 제거하고는 자기가 회사를 먹는 이야기였던 걸지도...?ㅎㅎ






주제가가 묘하게 발랄한데...




저 노래의 광동어 버전을 무려 정소추가 불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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