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잡담...(워렌버핏)

2024.08.30 05:15

여은성 조회 수:175


 1.워렌 버핏이 한 말들 중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건 '절대로 돈을 잃지 마라'예요. 그야 너무도 뻔한 말이지만 워렌버핏이 한 말인 이상, 누군가에게는 금언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말이죠.


 워렌 버핏이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내 경험상 '돈을 잃지 마라'라는 말은 돈을 잃는 경험은 안 좋다는 거예요. 



 2.'돈을 잃지 마라'라는 말은 조금 더 디테일하게 말하면 '딴 돈을 잃지 마라'가 되겠죠. 내 생각에 원금을 잃는 건 언제나 수업료거든요. 그리고 주식시장에서 잃은 수업료는 치른 액수만큼의 교훈이 되는 법이예요. 100만원을 잃었으면 100만원의 교훈이 되고 천만원을 잃었다면 천만원어치의 교훈을 얻을 수 있죠.


 한데 '수업료'따위가 아닌 '진짜 돈'을 잃으려면 일단 돈이 많아야 하거든요. 애초에 '돈을 잃지 마라'라는 말은 돈이 없는 사람들에겐 해당이 안 되니까요. 그러니까 돈이 없는 사람들은 애초에 저 말을 그리 신경쓸 필요가 없어요.



 3.한데 돈이 아주 많거나, 원금에 비해 큰 배율의 수익을 올린 사람이 돈을 잃는다면 그 대미지는 엄청나요. 작년에 9천만원이 있었지만 올해 1억원을 가진 사람과, 작년까지는 20억이 있었지만 올해는 10억을 가진 사람 중 누가 행복할까? 물론 전자죠. 


 왜냐면 전자의 사람은 애초에 20억을 가져본 적도, 10억을 잃어본 적도 없거든요. 그래서 너무 큰 돈을 주식시장에서 한번 잃어버리면 그 사람은 주식시장에서 다시 잘 해나가기 힘들어요. 착실히 돈을 벌려고 주식하는 거랑, 큰 상처를 메우려고 주식하는 건 완전히 다르니까요.



 4.휴.



 5.그렇기 때문에 워렌 버핏의 저 말은 '절대로 큰 돈을 잃는 경험을 하지 마라'라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돈을 잃는 것보다 더 무서운 건 '돈을 잃는 경험'이기 때문이죠.


 내가 보기에 도박으로 파산한 사람은 만회하고 싶으면 주식이나 부동산에서 재기를 꿈꿔야 하거든요. 이미 도박이라는 악마에게 털려버린 이상, 다시 도박으로는 만회할 수 없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슬프게도 카지노에서 돈을 잃으면 카지노를 다시 가고, 경마장에서 돈을 잃으면 경마장을 다시 가죠. 왜냐면 자신이 털려버린 곳에서 복수를 꿈꾸는 법이니까요.


 주식도 똑같아요. 주식시장에서 너무 크게 털려본 사람은 차라리 주식을 접고 부동산이나 채권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주식으로 잃은 돈을 주식으로 만회하려고 하면 그 놈의 복수심 때문에 제대로 투자할 수가 없거든요. 



 6.그러나 문제는 주식시장이란 곳은 떠나기엔 너무 좋은 곳이예요. 서민들에게 그나마 이길 기회가 있는, 그나마 가장 좋은 곳이란 말이죠. 그래서 내가 보기엔 주식시장에서 크게 잃는 경험을 하는 건 너무나 안 좋아요. 서민들에게 그나마 가장 우호적인 곳에서 떠나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 거니까요.



 7.뭐 이러니저러니 해도...주식은 꼭 하는 게 좋아요. 아침에 직장에 출근할 때 나만 출근하면 좀 억울하잖아요? 내가 직장에 가서 열심히 일하는 동안 내 돈도 주식시장에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도록 만들어 놓는 게 좋으니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885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777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8305
127103 프레임드 #904 [4] Lunagazer 2024.08.31 60
127102 동굴 여왕의 복수 [3] 돌도끼 2024.08.31 211
127101 바낭 - 어느 망가진 현실의 복원 불가능성, 인친에게 하소연해도 무소용이란(우리 소통해요..?) 상수 2024.08.31 156
127100 잡담 - 넷플 신작 한국영화 무도실무관 예고편, 르세라핌 신곡, 밈천재 또 오해원 상수 2024.08.31 190
127099 [디즈니플러스] 톰 크루즈와 엘리자베스 슈가 예쁩니다. '칵테일' 잡담 [7] 로이배티 2024.08.30 344
127098 프레임드 #903 [4] Lunagazer 2024.08.30 62
127097 [KBS1 독립영화관] 두 사람을 위한 식탁 [OCN Movies] 거미집 underground 2024.08.30 111
127096 듀나님 신작 [2023년생] 출간 및 [1999년생] 관련 이벤트 [2] eltee 2024.08.30 225
127095 '악마의 씨' 프리퀄 '아파트먼트 7A' [4] LadyBird 2024.08.30 321
127094 (스포) [존 오브 인터레스트] 보고 왔습니다 [9] Sonny 2024.08.30 450
127093 최소한의 인간관계에 대해 [4] catgotmy 2024.08.30 367
» 투자 잡담...(워렌버핏) 여은성 2024.08.30 175
127091 [넷플릭스바낭] 비글로우는 요즘 뭐하나요. '허트 로커' 잡담입니다 [10] 로이배티 2024.08.30 392
127090 롯데 한화는 지금도 경기 중 [3] daviddain 2024.08.29 125
127089 에밀과 탐정 읽는데 10분 [6] 김전일 2024.08.29 208
127088 프레임드 #902 [3] Lunagazer 2024.08.29 85
127087 오타니 강아지 시구 [2] daviddain 2024.08.29 285
127086 불교, 열반, 디아나에 대해 catgotmy 2024.08.29 116
127085 [디즈니플러스] 1993년작 원조 '호커스 포커스'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4.08.29 237
127084 (스포) [에일리언 로물루스] 보고 왔습니다 [9] Sonny 2024.08.28 47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