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작입니다. 에피소드는 여덟개에 각각 대략 한 시간쯤 되구요.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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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의 포스터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아요. 중화권 쪽은 대략 이런 색감, 음영을 자주 보이는 듯도 하구요.)



 - 아스파거 증후군을 가진 감식반 형사 '팡이런'이 주인공입니다. 사회성 떨어지고, 자기 일에만 집착하는 외곬수 캐릭터겠죠. 결혼해서 아이도 가졌으나 오래 전의 어떤 사고로 인해 '사랑하기에 떠나간다!!'를 시전하고 일에만 전념하며 홀로 살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접한 괴이한 사건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이 연락 끊고 살아 온 딸의 것임을 알게 되고, 그리고 이것이 또 연쇄 살인으로 이어지면서 난감한 상황에 빠집니다. 앞뒤 물불 안 가리고 적극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며 형사팀보다 먼저 딸을 찾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주인공! 의 곁에는 미모의 수단 방법 안 가리는 워커홀릭 여기자 '쉬하이인'이 함께하구요. 과연 이들은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 과연 이 괴이한 연쇄 살인 행각의 진상은 무엇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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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이자 최강 빌런(...) 팡이런씨. 아스파거라는 핑계를 장착하고 참 갑갑한 짓들을 계속해서 벌입니다. ㅋㅋ)



 -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그동안 넷플릭스에서 대만, 태국 컨텐츠들을 적지 않게 본 편인데요. 그 중에서 범죄 스릴러다... 라는 장르로 만족스러웠던 적이 없습니다. 대부분 때깔은 충분히 좋고 연기도 괜찮은데 이야기가 별로였어요. 스릴러는 뒷전이고 멜로만 찍고 있다든가, 이야기가 너무 허황되고 빈틈이 많아서 깬다든가... 뭐 그랬는데요. 뭘 검색하다가 이 드라마가 되게 평판이 좋길래 한 번 더 속아보지 뭐! 하고 틀어봤죠. 그래서 어땠냐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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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주인공의 모자람을 채워주기 위한 파트너 여기자님. 이 짤은 안 그래 보이는데 유난히 서양 느낌이 난다 싶었더니 이탈리아 쪽 혼혈이시라구요.)



 - 주인공의 아스파거 설정은 좀 별로였습니다. 되게 알차게 써먹긴 해요. 근데 대체로 주인공 캐릭터를 몹쓸 놈으로 만들어 놓고선 거기에다가 핑계를 덧붙이기 위한 설정 같았달까요. 딸이 어렸을 때 상처만 주고 떠나간 이유, 다른 형사들과 팀업을 못 이루고 혼자서 남들 다 속여가며 진상(...)을 부릴 수밖에 없는 이유, 적당히 뻥치고 수습하면 될 상황이 큰 위기가 되어 버리는 이유... 등등. 사실 그냥 사회성 떨어지고 일에만 집착하는 워커홀릭 주인공으로 만들었어도 충분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한 놈이다'라고 주장하고 마지막 드라마를 쉽게 납득 시키기 위해 이런 설정을 택한 것 같더라구요. 배우가 열심히 연기한 건 알겠는데, 별로 그렇게 진심(?)이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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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전녀전. 이 드라마의 두 번째 깝깝 빌런 딸래미님이십니다. 뭐 드라마적으로 그럴만한 동기는 적당히 부여돼서 보는 게 스트레스이진 않구요.)



 - 주인공이 풀어내야만 하는 미스테리 연쇄 살인 사건... 은 괜찮은 편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괜찮은 부분이기도 하구요. 발상 자체도 독특하고 사건들이 이어지는 구조도 알쏭달쏭하게 잘 짜놨어요. 주인공이 증거 찾고 여기자가 발품 팔아서 이야기 짜 맞추고 하면서 진상에 다가가는 전개도 특별할 건 없어도 논리적으로 큰 문제 없도록 매끄럽게 이어집니다. 이 정도면 분명히 '웰메이드 스릴러'라는 평가를 붙여줘도 괜찮겠네 싶었죠. 다만 보는 입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만한 부분이 좀 커다랗게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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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이 하는 짓이 있다 보니 그냥 자기 일 열심히 하는 것 뿐인데도 빌런 냄새를 풍겨야 하는 형사반장&오른팔님. 그래도 이 분들이 있어서 드라마의 갑갑한 느낌이 해소되는지라 밉지 않습니다.)



 - 에피소드가 여덟개거든요. 근데 진상은 이미 4화 쯤에 다 밝혀집니다. 나름 복잡하게 잘 꼬아놓긴 했는데, 이게 몇 개의 사건이 이어지고 나면 자연스럽게 '설마 그거냐.' 라고 짐작할 수밖에 없는 트릭이어서요. 이쯤 되면 어차피 다들 눈치 챌 테니 그냥 여기서 까버리자. 라는 판단 자체는 정확했는데, 그냥 애초에 이만큼 밖에 끌 수 없는 트릭이었다는 게 한계였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절반은 이제 다른 방향으로 끌고 나가야 하는 거죠.


 그리고 그 절반도... 사실 나쁘지 않습니다. 진상은 밝혀냈지만 그걸 남들에게 밝힐 수 없는 상황을 그럴싸하게 만들어주고. 그때부턴 이제 형사들보다 먼저 딸을 찾아내야 한다든가, 그러다 그동안 저질러 온 증거 인멸이 뽀록나서 주인공도 위기에 처한다든가... 그리고 희생자 캐릭터와 가족들을 활용해서 진지한 드라마도 짜내구요. 어떻게 봐도 지루하거나 늘어지는 면은 없어요. 다만 초반에 나름 강한 인상을 남기며 긴장감을 끌어냈던 메인 사건의 진상을 다 알아 버린 후에 캐릭터 드라마들 위주의 전개를 구경하게 되니 그 드라마에 어지간히 깊이 빠지지 않은 이상엔 좀 아쉽겠죠. 제가 그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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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상은 모두 밝혀졌다! 하는 순간 뭔가 더 추가해가며 호기심 유발 떡밥을 이어가는 센스 같은 건 좋았습니다.)



 - 그리고 마지막 호불호 포인트는 바로... 이것도 결국 멜로드라마로 간다는 겁니다. 하하;

 등장하는 거의 모든 중요 캐릭터들에게 다 각자 드라마가 있구요. 그게 참 진지 심각하면서도 애절한 비극들이구요. 이 연쇄 살인극의 관련자들도 모두 다 그런 비극의 인물들이에요. 그리고 이들의 드라마를 거의 남김 없이 풀어내는데 그러다보니 살인극과 관련된 모든 전개가 다 7화에서 끝나 버리고 마지막 8화는 통째로 인물들의 드라마를 완결시키는 데 할애가 돼요. 


 이런 구성 치고는 되게 잘 해놓긴 했습니다. 스릴러는 실종 되고 다들 질질 짜고만 있네~ 이런 느낌은 없구요. 애초에 그 사건 자체가 주인공들 캐릭터와 깊이 연결이 되기 때문에 갑자기 딴 얘기 하는 분위기도 아니구요. 자연스럽게 잘 이어지긴 하는데, 어쨌든 '스릴러로 시작해서 가족 멜로드라마로 끝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거든요. 그래서 준수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마무리가 맘에 안 들 사람들은 적잖게 있을 것이고. 그래서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라고 적었습니다. 전체적인 이야기를 깨지 않는다면 멜로드라마가 뭐가 나빠! 라고 생각하실 분들이라면 신경 안 쓰셔도 될 거에요. 다만 살벌하고 긴장감 쩌는 범죄 수사물 같은 걸 기대하진 마시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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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은 아예 없고 스릴은 초중반에 거의 몰빵. 나머지는 절절한 캐릭터 드라마로 채워집니다. 나쁘지 않은데, 암튼 멜로드라마라는 거.)



 - 그래서 뭐... 전반적으로 잘 만들었다고 칭찬해줄만한 시리즈였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중화권 컨텐츠 중 최초로 시즌 2를 승인한 시리즈라고 하던데. 그럴만도 하네요... 라고 생각했구요.

 특히 전반부의 미스테리 연쇄 살인극 부분은 썩 괜찮았고. 그 부분이 전개 되는 동안 캐릭터들도 차곡차곡 잘 쌓아 올려 놓아서 막판의 멜로 드라마 파트도 지루한 느낌 없이 즐길만 했습니다. 게다가 부지런히 떡밥과 사건들을 던져줘서 지루할 틈도 없고 다음 에피소드를 궁금하게 만드는 부분도 잘 해내서 성실하게 달려서 끝을 볼 수 있었네요.

 다만 건조한 프로페셔널들 나와서 활약하는 스릴러물을 바라신다면 음... 뭐 그렇구요. ㅋㅋ 스릴러도 좋고 가족 멜로 드라마도 좋고 뭐 재미만 있으면 뭔들 문제임? 이라는 분들이라면 한 번 시도해보실만 합니다. 괜찮았어요. 즐겁게 봤습니다.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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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시즌 2는 한참 신중하게 생각해보는 걸로!!! ㅋㅋ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첫 번째 사건은 싸구려 모텔 욕조에서 피라냐 용액에 녹아 처참한 꼴로 발견된 흘러간 인기 가수 사건입니다. 시신이 뼈만 남기고 거의 녹아 버려서 감식에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의 주인공은 주인공이니까요. 거기에서 매우 수상한 주사 바늘(몸통은 용액에 녹고 바늘만 남았습니다)을 발견하고. 또 산성 용액을 버티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욕조 뚜껑에서 자기 딸의 지문을 찾아내요. 확인 하자마자 지문은 쓱싹(...)


 그런데 욕조에서 건져 온 뼈다귀들을 갖고 부검을 시작하자마자 단박에 주인공은 이 시신이 가수의 것이 아니라는 걸 밝혀냅니다. 이 가수가 나이 먹고 인기 떨어지면서 코랑 여기저기 성형 수술을 한 건 대중의 일반 상식이었는데, 남아 있던 두개골엔 그런 흔적이 전혀 없었던 거죠. 근데 그렇다면 이 시체는 무엇이고, 뭣땜에 그 가수인 척하고 여기에 있었던 거냐... 그리고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거냐? 라는 미스테리가 발생합니다만. 그 부분을 알아내기 위해 주변 cctv를 다 뒤진 형사들에게 주인공 딸의 모습이 포착됩니다. 물론 형사들은 그게 누구인진 모르지만, 주인공은 바로 알아 보겠죠. 


 그러고서 당황해서는 한밤중에 다시 현장으로 달려가서 샅샅이 재조사를 시작하는데, 이때 사건을 취재하러 온 미모의 기자 쉬하이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고 적대적 공생 관계를 형성하겠죠. 니 떡밥을 주면 내 떡밥을 줄게... 뭐 이렇게요. 마침 또 이 기자가 예전에 어떤 사건을 취재하다가 딸의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거든요. 일단 그렇구요.


 두 번째 사건은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기도하는 자세로 불 타 죽은 시신입니다. 이번에도 주인공이 단번에, 부검도 하기 전에 정체를 밝혀내요. 현장에 남은 시신의 머리 부분에서 곧바로 성형 보형물을 찾아내거든요. 그러니까 첫 사건의 시신이었어야 할 사람이 이곳에 죽어 있는 겁니다. 근데 또 현장에는 그 건설 회사 사람의 사원증이 놓여 있었어요? 마치 이 시신이 그 사람으로 오인되길 바란 듯한 트릭인데. 어쨌든 한 가지 확실한 건 다음에 죽을 사람이 그 사원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거죠. 그래서 건설 회사 사람들을 만나며 조사를 하는데...


 그 사원은 1년 전에 그만 둔 사람이었습니다. 한때 그 아파트 영업 사원으로 뛰며 실적왕으로까지 뽑힌 사람이었는데. 아주 유해한 직업 환경에서 죽어라고 뛰며 일만 하다가 암에 걸린 것도 모르고 살았고. 암이라는 게 밝혀지니 회사에선 보상이나 위로금은 커녕 원래 약정 되어 있던 인센티브까지 잘라 먹으며 회사에서 쫓아내 버렸던 거죠. 이렇게 회사에 한이 맺힌 사람이었는데, 마침 또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그러니까 왕년의 인기 가수) 안에서 이 사람이 죽기 전까지 모은 회사의 노동자 착취를 비롯한 각종 불법에 관련된 자료들이 담긴 SD카드가 나옵니다.


 그리고 대략 이 때쯤 첫 번째 시체의 신원이 밝혀지는데. 술집에서 웨이터 일을 하던 트랜스젠더(가 되길 희망하던 사람)였어요. 그리고 이 술집에서 함께 일하던 게 바로 주인공의 딸. 여기자가 제공한 인터뷰 영상에도 딸과 첫 시신의 주인공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구요. 계속 딸이 수상해지네요.


 그때 익명의 제보 전화가 걸려 오고, 그래서 그 회사원의 시체는 또 무슨 미술관 창고에서 발견이 됩니다. 그래서 창고 주인을 찾아보니 혜성처럼 나타나 잘 나가는 목조 조각가의 것이었는데. 미행을 해 보니 이 인간이 시각 장애인인 자기 형이 만드는 작품들을 자기가 만든 것처럼 행세하며 출세도 하고 돈도 엄청 벌고 있었네요. 형은 허름한 집에서 조각만 만들며 살고 있었는데 집에 티비도 없고 라디오는 고장났고 인터넷은 애초에 할 수가 없으니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여기자님이 이걸로 특종 기사를 내서 대박을 치는데...


 이때 주인공은 깨닫습니다. 지금껏 죽은 사람들은 모두 죽음을 통해 자신의 소원을 이루고 있었어요. 첫 번째 가수는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본인이 있는 힘을 다 쥐어짜서 만들어낸 마지막 앨범을 사람들이 듣게 되길 바랐고. 두 번째 회사원은 자기가 다니던 회사의 비리와 부패, 그리고 직원들에 대한 학대를 고발하고 싶었고. 세 번째 트랜스젠더는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여성이라 생각해주길 바랐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인 시각 장애인 조각가는 사실 동생의 사기 행각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진실을 만천하에 알리고 자기 작품들의 올바른 주인을 알리고 싶었던 것. 그런데 그게 기사로 떴으니 이제 이 놈도 자기 소원 이뤘다고 죽어 버리겠네? 하고 부리나케 달려가 봤더니 이미 실종되었습니다.


 그러고 며칠 뒤, 이번엔 30년 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살인 사건, 그런데 미성년이라 사형 당하지 않고 감옥에 좀 있다가 출소한 후 소식이 끊겼던 범인 아저씨가 피해자의 딸에게 용서를 비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합니다. 부패를 촉진시키는 용액을 발라서 알아볼 수도 없고, 오래 전에 죽은 것처럼 꾸며 놨지만 주인공이 출동해서 부검을 해 보니 당연히 그 조각가의 시신이겠죠. 그렇다면 이제 그 살인범을 찾아야 하고. 주인공과 여기자가 열심히 잠복을 해서 찾아내는데요. 주인공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자기 딸을 찾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 잡지 않고 미행을 하다가 그만 영 바보들은 아니었던 형사들이 들이닥쳐 과거의 살인범을 체포해 버립니다. 이 사람들도 이미 이게 어떤 공식으로 이어지는지 파악하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이쯤에서 진상이 정리가 됩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죽은 사람들은 모두 자살을 한 것이었어요. 어떻게 된 일인진 모르겠지만 이 모든 사람들이 작당을 하고서 각자 자신의 한을 푸는 방향으로 자살을 하기로, 그리고 그걸 서로 도와주기로 약속을 한 거죠. 주인공의 딸은 이 연쇄 자살의 도우미 역할인 거구요. 그러니 과거의 살인범 아저씨도 이대로 냅두면 자살을 할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경찰서에서 대충 묵비권 모드로 버틴 후에 집에 돌아가자마자 바로 자살 시도를 해요. 하지만 아내의 빠른 신고 덕에 그냥 좀 많이 몸이 상한 상태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요. 이때 정체 불명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여성이 나타나 이 아저씨의 링거에 약을 주입하고 사라집니다. 그래서 이 시리즈 최초의 진짜 살인이 벌어졌네요. 그런데 어처구니 없는 건, 다음 날 그 시신을 도둑 맞습니다. ㅋㅋㅋ


 이 때 갑자기, 온라인에 지금껏 죽은 사람들이 죽기 전에 남긴 영상이 공개됩니다. 모두 다 자신의 사연을 털어 놓으며 기쁘게 웃는 모습을 보이구요. 하나씩 하나씩 말을 마치고 나니 마지막에 짜잔~ 하고 등장하는 건 바로 주인공의 딸. 그리고 마지막 차례는 자신이라고 선언을 하네요. 심지어 본인 이름까지 당당히 밝혀 버리고. 


 이때 지금까지 계속 주인공보다 한 발 늦던 형사님들이 처음으로 한 건을 올려요. 그 영상에 나온 사람들, 그러니까 지금껏 자살한 사람들의 관계를 알아낸 건데, 어처구니 없게도 자살 기도를 했다가 살아난 사람들을 모아서 열었던 집단 상담 치료에서 만난 사이였습니다. 그러게 집단 상담 따위 그리고 여기에 뉴페이스 여성이 한 명 등장을 하죠. 그래서 당장 이 여자 어딨는지 찾아내! 모드가 되는데요. 우리 든든하신 기자님의 정보력으로 인근 요양 병원에서 일했던 사람이라는 걸 알고 우다다 달려간 주인공은 그 곳 앞마당에서 갓 떨어진 그 도둑 맞은 시신(=살인범)을 발견하구요. 시신 팔뚝에 요양 병원의 어떤 환자 이름표가 붙어 있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병원에 들어가 그 환자 이름을 대니 다들 모른다고 시치미를 떼구요. 내친 김에 몰래 쏘다니며(...) 병원의 윗층에 올라갔다가 가난한 환자들이 완전히 짐짝 취급으로 방치되어 있는 처참한 현장을 목격하네요. 그러니까 그 이름표의 주인님은 이 병원의 비리를 세상에 알리는 게 목적이었던 것.


 암튼 이제 마지막 타자인 자기 딸이 위험해졌습니다. 딸이 어딨는지 정보는 없지만 한 가지는 알죠. 지금껏 죽은 사람들은 모두 자기 소원을 이루고 죽었으니까 딸의 소원이 뭔지 알아내면 돼요. 그래서 딸이 근래에 죽어라고 드나들었던 곳. 그러니까 엄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병원을 찾아가서 담당 간호사를 만나고. "엄마는 죽기 전에 어딜 꼭 가 보고 싶어했는데 딸이 엄마가 희망을 버리는 느낌을 받아서 끝까지 거부했다." 라는 말을 들어요. 근데 그게 어딘진 모른다네요.


 근데 이때, 이제서야 영상 속 마지막 여성이 주인공의 딸이라는 걸 눈치 챈. 그리고 주인공이 그동안 쭉 증거를 인멸하며 자기들을 속여 왔다는 걸 알아낸 형사들이 들이닥치고 주인공은 체포됩니다. 그래서 이젠 뭘 더 조사하고 그럴 일도 없어지는데...


 이때 그 자살 집단 상담의 마지막 멤버였던, 요양 병원 환자의 애인이었다는 여자가 제 발로 경찰서로 찾아와 자수를 해요. 그러고선 묵비권을 행사하며 이런 요구를 하네요. '주인공을 불러줘요. 그 사람과만 얘기할 겁니다.' 그리고 주인공을 만나서는 갑자기 있는 힘껏 싸이코 빌런 표정을 지으며 '난 사람들을 도운 것 뿐이다. 중요한 건 니 딸이 다 했다. 니 딸은 애초부터 네 관심을 원했던 거야. 그러니 딸이 어디로 갔는지 힘껏 찾아보시든가? 힌트는 내 집에 있지롱' 이라고 말하고 대화를 끝내네요. 


 그때 형사들이 요 자수한 싸이코의 집에서 발견한 단서를 주인공에게 보여줍니다. 작은 유리병에 담긴 풀떼기 하나였는데. 그걸 보자마자 주인공은 그 장소를 기억해내죠. 딸이 갓난 아기였을 때, 이 부부는 과연 우리가 행복할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해 갈등을 겪었던 모양이에요. 그러고 셋이 차를 타고 가다가 딸이 너무 격하게 울어서 차를 세우고 아내가 딸을 안고 내린 곳이 마침 바닷가였습니다. 신기하게도 금방 울음을 그쳐서 부부는 '우리 딸은 바다를 좋아하나봐'라는 이야기를 했고, 그때까지 격하게 싸우던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한 번 우리 노력해서 잘 살아보자'고 다짐을 했다네요. 그래서 엄마의 마지막 소원이 바로 이 장소에 남편과 딸, 셋이 함께 찾아오는 것이었고. 딸은 엄마의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걍 살아 있을 때 하지 엄마의 유골 단지를 들고 바닷가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경찰들과 함께 출동하고. 절벽 끄트머리에 유골단지를 안고 선 딸을 달래려 하지만 딸은 아빠의 말을 다 들은 후 '엄마의 소원이 이루어졌으니' 어쩌고 하면서 그냥 뛰어내려요. 그리고 주저 없이 그 뒤를 따르는 주인공.


 어찌된 일인지 알 수 없으나 너무나 싱기방기하게도 장면이 바뀌면 딸은 그냥 멀쩡. 아빠는 그냥 좀 다쳤습니다. 그리고 경찰은 '과연 이 난리의 진짜 리더는 누구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딸의 진술을 받으려 하나 딸은 입을 꾹 닫고 있구요. 결국 아빠가 출동하는데... 어떻게 딸의 마음을 돌릴지 모르겠다는 주인공에게 여기자가 조언을 합니다. 있는 그대로 진심을 털어 놓고 용서를 구하라. 안 들어주면 어떡하지? 그럼 또 하고 또 하고 다시 해라. 될 때까지 계속하는 거다. 납득한 표정을 하고 딸을 만나러 간 주인공은 '나의 이 증상 때문에 엄마랑 나는 처음부터 불안했다. 하지만 어떻게든 버텨 나가다가 일에 빠져 너에게 신경을 안 쓰다가 큰 사고를 겪게 한 죄책감에 이혼을 하게 된 것이고 나도 엄마도 쭉 너를 사랑했다.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정말로 미안하다.' 라며 오열합니다. 하지만 딸은 말 없이 일어나 자리를 뜨고요. 주인공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면회를 신청하고 계속 사죄할 거라고 다짐을 해요.


 장면이 바뀌면 시간이 조금 지났습니다. 결국 주인공의 정성이 통해서 딸래미가 진술을 한 모양이고. 최종 흑막은 딸이 아닌 싸이코 자수녀(...)였던 걸로 밝혀졌습니다. 사실은 이런 일을 이 전부터 쭉 해왔던 모양이에요. 하지만 딸도 지은 죄는 있으니 소년원으로 가구요. (그렇습니다. 미성년이었...) 주인공은 그동안 저지른 짓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해고되지만 그동안 쭉 주인공과 반복했던 형사 반장님이 막판에 주인공의 심정을 이해해주고 일자리도 구해주고 그러네요. 그리고 엄청난 특종을 건진 우리 여기자님은... 황당하게도 든든한 집안 빽을 가진 후배 기자에게 기사를 다 빼앗기고 쓴웃음으로 달관. 이후엔 사망자들의 유가족을 만나 인터뷰하러 다녀요. 그러고 마지막으로 감옥에 있는 싸이코님을 찾아갑니다. 당당하게 깔깔 웃으며 "난 좋은 일 한 거거든? 그 사람들 모두 내 덕에 행복하게 죽었다고!!"라는 싸이코님에게 여기자님은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늘어 놓으며 "그들에게 필요한 건 죽음이 아니라 자신의 손을 잡아 줄 사람이었다. 조금만 더 살았다면 그 중 누구는 자기 자식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고 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그래도 지가 잘났다는 싸이코에게 쐐기를 박죠. "당신 애인(요양 병원 비리를 폭로하려했던)이 살아 있었다면 당신도 지금 감옥에 있지 않겠죠."


 인터뷰를 마친 여기자는 내내 투닥거렸던 엄마를 만나 화해하고요. 2년의 시간이 흐른 후 경찰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현장 감식 강의를 하던 주인공이 와다다 급하게 수업을 끝내고 뛰쳐나와 여기자의 차를 타고 달려가 막 소년원에서 나오는 딸래미를 맞이합니다. 마침 비가 내리고, 두 사람의 손이 함께 우산을 잡는 모습으로 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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