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1 23:08
혹시 사전 정보 전혀 없이 보시고 싶으면 안 읽으시는 게 좋겠어요.
마지막에 휘스가 독일군 장교 파티에서 빠져나오며 구역질을 두 차례 합니다.
이 구토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보신 분들은 이를 어떻게 해석하셨나요.
오늘 씨네21 남다은 평론가의 글을 읽다가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셨나 궁금해졌습니다. 저는 가해자는 자신의 가해 행위에서 깔끔하게 분리될 수 없으며 이를 그대로 되받는다, 휘스의 소각행위 자체가 그의 몸에 쌓였음을 보여 준다고 생각했거든요. 재와 잔해가 소장 몸의 일부가 되어서 벗어날 수 없다는 식으로요.
남 평론가는 이 장면 이후 박물관 전시실 장면이 연결되기 때문에 구토가 영화 내적인 시간인 과거와 현실의 박물관을 잇는 통로로써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었고(구토 직후 복도 저편을 바라보는 소장의 시선까지 포함하면 그럴 듯합니다) 이는 가해자의 무의식적 몸의 반응을 통해 피해자를 위한 공간과 연결되므로 동의할 수 없는 장면이라고 하고 있었습니다. 어째서 그 많은 피해자들의 신이 쌓인 장소로 휘스의 구토가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뜻으로요.
남다은 평론가의 이번 글은 이 영화에 대한 많은 호평글들 사이에서 처음 읽는 부정적인 평론이었습니다.
영화에 대해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을 표현만 다르게 하면서 의도를 부정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대목도 있었고 저역시 이 영화에 대해 가졌던 의아함을 짚어 준 부분도 있었습니다.
혹시 읽어 보실까 가져왔습니다.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105634
2024.08.22 00:09
2024.08.22 10:21
'액트 오브 킬링'은 안 본 영화라 연관 짓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말씀대로 가져왔을 수 있겠습니다. 그 영화도 대량 학살에 가해자 따라 전개된다니까요. 그런데 이 영화만의 내적 이유가 있을 것이니 생각해 봄 직합니다.
2024.08.22 00:16
사실 마음속으로는 당연히 자기가 하는 짓을 알고 있으면서도 억지로 정당화하고 살아가다가 그게 불현듯 훅 올라오는 그런 느낌으로 받아들였어요. 현재의 박물관 장면이랑 이어지는 건 무의식 중에 자기의 '업적'이 역사에 어떻게 기억될 것인지를 순간적으로 자각하는 걸 의미하는 걸까 싶었죠.
2024.08.22 10:31
네.. 그러면 그런 자각은 무의식적이나마 휘스의 내적갈등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해석이라서. 저는 그냥 감독의 의도를 표현하는 장치로만 생각했어요. 이 영화에 소장 부부는 개별 인간성을 확인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봐서요. 니 몸엔 니 죄가 쌓였다...이런 식으로 봤습니다..
액트 오브 킬링의 직접적인 오마주죠.
적어도 저는 보자마자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액트 오브 킬링에서
영화 내내 자신의 살인을 자랑하던 가해자가
마지막 장면에서 구토를 하죠.
자신도 왜 그러는지 모르는 상태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