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게임들.

2024.08.21 11:23

잔인한오후 조회 수:322

넷플릭스 영상 탭에 게임들이 들어왔던 적이 있었죠. 제 기억에 한참 기묘한 이야기가 인기 있었던 쯔음에, 기묘한 이야기 앱 게임 같은 것들이 나왔던 걸로 생각합니다. 당시 저는 해보지도 않고 굉장히 회의적이었는데, IP 있다고 적당히 플레이성 없는 게임들을 들여서 드라마 홍보용으로 쓰나? 같은 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 그 영화 홍보용으로 나오는 간단한 웹 미니 게임들 기억나시나요? 그런 퀄리티라고 지레짐작하고 그냥 넘겼죠.


시간이 흘러... 트위터에서 넷플릭스 추리 게임 하나가 플로우를 타더군요. 요거 엄청 재미있어! 나도 재미있게 했어! 라는 사람들의 증언이 이어져서, 어차피 구독 요금을 내고 있는 입장에서 무료라니 확인이라도 해볼까? 하고 둘러봤는데 생각보다 꽤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인앱구매가 기본인 앱 시장에서 (구독 요금을 내지만) 일절 추가 구매가 없다는 장점을 안고 이것저것 마음에 들어 보이는대로 다운 받아 해봤어요. (그런데 넷플릭스 앱에서는 왜 그리 앱을 선택하는데 불편하게 되어 있는지, 전체 목록을 보며 고르려면 차라리 플레이 스토어 들어가서 넷플 회사로 검색하는게 훨 낫더군요.) 본격적이라고 생각이 들었던건 [카타나 제로]와 [브레이드]를 앱 버전으로 컨버전해서 서비스하고 있더라고요. [소닉] 같은 고전 게임들도 한 두 개 가져다 놓고. 그리고 스팀에서의 인디 게임도 몇 개 눈에 띄더군요, 너네 제대로 할 생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꽤 오래한 게임은 [블룬스 TD 6]이었습니다. 일명 풍선 디펜스 게임인데 앱으로도 디펜스 맛이 잘 살도록 만들어져 있더군요. 그리고 아무래도 가져온 게임 중 절반 정도는 이미 서비스하는 게임들을 넷플릭스가 가져다가 무료로 풀어서 그런지 엉성하게 BM 형태가 남아있었습니다. 방치형 게임도 하나 해볼까 해서 [고양이와 스프]도 받아보았는데 귀엽더군요. 이 게임은 저도 들은적 있는 꽤 유명한 방치형 게임인데 인앱구매가 없이 풀려 있어서 꽤 놀랐습니다. 그러나 앱 스토어에서 이것저것 검색해보다 보니 미묘한 상황을 알 수 있었는데요. [고양이와 스프]의 경우 인앱구매가 주인 원본 게임도 여전히 서비스 중이더군요. 그래서 넷플릭스 판 댓글에는 '업데이트가 너무 없다', '원본과 비교해서 컨텐츠가 너무 부족하다'라는 원성이 자자하게 있더라구요. 이게... 무료 버젼과 유료 버젼을 동시에 서비스하면서 (넷플과 어떤 계약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료 버전을 열심히 업뎃하기도 너무 제살 깎아먹기 아니겠습니까? 이후 다른 게임들도 살펴보니 앱 특성상 잦은 업데이트가 기본인데 처음 서비스 이후 업데이트를 아예 놓아버린 게임들도 많더군요. 구독형에 낀 무료니까... 한 번 받으면 그대로 멈춰있는 패키지라고 생각하고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고양이와 스프] 이야기를 잠시 하자면, 시간이 재화인 평범한 방치형 빌드 게임으로... 재화의 단위가 베네수엘라 인플레 때 뺨치게 올라가는 식이었습니다. 심지어 재화의 표기법도 그냥 천단위마다 a, b, c, d를 써서 1c는 1000b, 1000000a인 식으로 이렇게까지 스케일링하나 싶었어요. m과 l 정도 나오니 그만두게 되더군요. 심지어 무료 버전이기 때문에 현금으로 가속화할 수도 없어서 더 아이러니해지더군요. 버는 돈은 산술급수적으로 느는데 지어야할 부동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비싸지니, 인생이란 뭘까, 삶이란... 왜 인간이란 현행 상태에 만족하며 놀지 못하고 끝없이 가속시키고 싶어하는 걸까 같은 헛생각까지 들어 지웠습니다 ㅋㅋ. 역시 방치형은 제가 받아들이기 먼 세계에 있군요.


[게임 데브 타이쿤]이란 게임은 너무, 이렇게까지 카이로 소프트 것을 베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비슷한 게임이었습니다. ... 자세히 보면 이런 흡사 게임이 한 두 개가 아닌데 이래도 되나 넷플릭스라고 생각했습니다. (글을 쓰면서 검색해보니 이 게임도 넷플릭스 내에서 나온게 아니라 10년 쯤 전 쯤 서비스 된걸 가져다가 무료 형태로 재구성해서 서비스하고 있는 것이군요.) 약간 카이로 소프트 게임을 하고 싶은데 어떤 맛인지 궁금하다면 데모 느낌(?)으로 즐겨보는 것도 좋겠군요.


그래도 넷플릭스가 지원해줘서 나오는 앱 중에서는 아무래도 한국어로 원래라면 번역이 되었을리 만무한 인디 앱 게임들도 번역되어서 지원되고 있다는 장점이 있더군요. 카드게임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아케이늄]을 쓱 보고 다운받아봤는데 꽤나 알차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에서 만든 게임 퀄리티는 아니고, 뭔가 그럭저럭 중요한 요소들은 빠져 있는 느낌이 있었어요. (메인 화면에서 넘어가는 서브 화면들이라거나, 아직 공개되지 않은 카드들을 숨겨놓는 기능이 없다거나.) 그래도 꽤 준수하게 만들어 놓았으니 간단하게 빌드업 카드게임을 하고 싶다면 나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같은 카드 게임이라고 [익스플로딩 키튼]은 절대 하지 마세요, 제가 맨 처음 예상했던 IP 가져다가 대충 만든 게임의 전형이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당장 계속 하고 있는 게임은 [레고 레거시]네요. 상당히 유치하지만 2023년까지 유료로 서비스되다가 종료되고 무료로 나와서 그런가 퀄리티가 썩 나쁘지는 않습니다. 업데이트도 당장은 계속 하고 있는 것 같고, 콜렉팅하는 재미를 즐겨서 그런가 잠깐은 붙잡고 있네요. 나무위키에도 변변한 공략집이 없는걸 보면 이 게임이 얼마나 인기가 없었는지 알 수 있더군요 ㅋㅋ. 인터렉티브 영상 게임들이 많이 있나보던데 저는 거기에는 관심이 없어서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스토리텔러 게임] 같은 경우 제 기억에 스팀에서 인디로 팔았던 것 같은데 얼마 받고 제휴를 했는지. 간단히 즐길만 하니 한 번쯤 도전해보시는 것도.


그리고 나머지들은 뭐, 핀볼이나 지뢰찾기, 솔리테어, 상하이 같은 정말 휴대폰으로 아주 짧게 시간 떼울 수 있는 게임들을 서비스하더군요. 다른 것보다... 드라마나 영화를 휴대폰으로 보는 사람이 상당히 많으니 이런 끼워팔기를 해볼 수 있나보구나 싶더라구요. 듀나 님인가 누군가였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휴대폰 세로로 영화를 보는걸 보며 부들부들 떨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까지 된다니 참 세상일은 모르겠습니다. 게임을 했는데 허송세월하는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넷플 게임에 대한 글이 인터넷 다른 곳에서도 거의 없기도 해서 대충 써 봤습니다 ㅋㅋ. 콘솔 게임이나 PC 게임을 구독제 비슷하게 지원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앱 게임을 이렇게 구독제 속에 넣어 무료 버전으로 지원하는건 꽤 달라서 넷플릭스를 조금 응원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게임사들과 유지보수 비용을 어떻게 책정해놨을지 신경이 좀 쓰이는게 저 뿐만은 아닐 겁니다.) 


오늘도 새로운 게임을 서너 개 들여놨던데 넥플릭스는 앞으로도 계속 요쪽으로도 투자하지 않을까 싶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요. 인앱구매 BM이 없어져버린 앱 게임들이 어떤 모양새인지 궁금하다면 추천드립니다 ㅋㅋ.


p.s. 오늘 보니 본격 캐주얼 파티 게임을 하나 들여놨던데, 확실히 이 쪽으로 가면 할만하지 않을까 싶기도? 퀴즈퀴즈 시절처럼. (저번에 버스타고 가는데 아이들이 앱으로 우노 같은 게임을 휴대폰으로 연결해서 하고 있더군요, 힘내봐라 넷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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