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전국연합학력평가의 필적 확인 문구로 나왔던 이 문장이 이제 더는 재미있게만 들리지는 않습니다. 요즘 들어 외출할 때마다 노출되어있는 제 피부를 햇볕이 '핥고 있는' 느낌이 들거든요. 안그래도 피부가 약한 편인데 얼마전 속초에 놀러갔다가 얼굴과 팔이 완전히 타버렸습니다. 그냥 피부톤이 어두워졌으면 허허허 하고 웃고 말 일인데 팔 쪽은 거의 화상 직전으로 타서 잘 때쯤 새빨갛게 익어있고 쓰리더군요. 허겁지겁 약을 바르고 팔토시를 구매해서 착용하고 다녔습니다. 이제는 조금 나았지만 햇볕에 대한 공포는 더욱 커졌습니다. 


햇볕에 피부가 상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제 그 위협이 본격적으로 닥쳐오는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는 햇볕의 세기를 그저 덥다, 뜨겁다 정도로만 여겼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피부가 아파요. 저는 더위에 그렇게 민감한 편이 아닌데 햇볕의 뜨거움은 도저히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더군요. 그냥 숨쉬기 어렵고 컨디션이 안좋아지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로 피부에 즉각적은 해를 끼치는 걸 느낍니다. 예전에 대만여행을 할 때 한여름에 반팔 티를 입고 다니다가 팔 쪽에만 화상을 입어서 잘게잘게 팔등에 피가 터진 적이 있는데, 그 때 생각이 자꾸 납니다. 한국의 여름은 사계절의 다양성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생활에 위험을 초래하는 기후 위기의 증거가 된 것 같습니다.


제가 피부가 좀 약한 편이기도 한데, 특히나 팔 쪽이 약합니다. 아마 햇볕을 제일 많이 받아온 부위라 그런 것도 있겠죠. 돌이켜보면 조금 원통한 것이, 어렸을 때 주말마다 목욕탕에 가서 때를 열심히 밀었단 말이죠. 그러니까 때를 밀 때 당연히 팔등부터 시작하는데 시원하게 민답시고 피가 나도록 밀곤 했습니다. 팔의 피부만 그렇게 몇년간 고문을 해댄다가 여름에도 팔만 계속 노출을 해왔으니 피부가 남아날리가 ㅠ 


예전에 봤던 자외선의 위험성에 관한 다큐 영상도 생각이 납니다. 호주의 트럭운전수 아저씨였을 겁니다. 더우니까 창문을 열어놓고 운전을 하는데 그 쪽으로만 햇볕을 계속 받으니까 오른쪽 피부만 급속히 노화되어있고 팔 쪽에는 피부암도 일어났다는 결과를 나레이션이 말해주더군요. 예전에는 외국의 햇볕이 저렇게 세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남일로 치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야외 활동을 해야하는 1차 2차 산업 종사자들은 괜찮을지....


선크림을 바를 때마다 갑갑해 죽겠습니다. 이게 또 피부의 호흡을 막는 것 같고 얼굴에 번들거리는 게 남아있는 것 같아서 엄청 불쾌한데 그래도 자외선에 피부가 죽는 것보다야 낫겠죠. 양산을 구매해서 밖에 나갈 때마다 쓰고 다닙니다. 팔토시도 부지런히 착용하고 다니고... 놀러갈 때 쓰려고 사놓은 밀짚모자를 평상시에도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쓰면 얼굴 쪽에는 완전히 그늘이 져서 정말 좋더라구요. 누가 어떻게 보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제 피부를 지킬 사람은 저 밖에 없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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