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반복>
누군가를 비판하게 되더라도, 그의 사회적 인격과 개인 인격은 분리하는 걸 원칙으로 해왔다. ‘나쁜 짓을 한 놈’이라고는 해도 ‘나쁜 놈’이라고는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뜻이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의 인격을 온전히 판단할 수 있는가, 에 나는 회의적이다. 유시민 씨는 거의 유일한 예외였던 셈이다. 10여 년 전, 그가 현역 정치인일 때 이렇게 썼다.
“나는 그런 사람이 좋다. 오만할 법한 위치인데 겸손과 성찰을 잃지 않는 사람, 누가 봐도 초라한 처지인데 아랑곳없이 기개 있는 사람. 그런 사람들은 무엇보다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들이다. 내가 유시민 씨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그가 정반대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힘을 가질 때는 표독스러운 얼굴로 애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일삼다가, 처지가 달라지면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얼굴을 하고 반성과 성찰을 말한다. 게다가 그런 상반된 모습은 늘 반복된다.”
인간이란 처지와 위치에 따라 생각과 말이 달라지는 동물이다. 그러나 그 차이가 지나치게 클 때 우리는 그의 인격을 의심하게 된다. 유시민 씨는 가장 극단적인 사례다. 그가 또 반성과 성찰을 말했다. 유시민의 반복 속에서 이것은 일단 ‘처지가 좋지 않은 국면’임을 뜻할 뿐이다. 얼마간 침묵하다가 잔뜩 사색하는 얼굴로 ‘어떻게 살 것인가’ 같은 책을 내고, 그게 먹히면 다시 스위치가 켜지듯 예의 정치적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유시민의 반복이 이젠 끝나길 바란다. 사회적 해악이 너무 많았다. 유시민의 반복을 가능하게 해준 사람들도 이젠 그만하길 바란다. 그에 관한 오랜 속담이 있다. “유시민을 좋아하지 않는 데 필요한 건 기억력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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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 페북에서 퍼왔는데...
김규항도 실망스러울 때가 있지만
그래도 젤 휘둘리지 않고 일관성있는
지식인이라 좋아합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