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온지 벌써 세 달이 지나갔네요.

그동안 일도 구하고 방도 구하고 안정이 되어가고 있는중인데요.

오늘처럼 일이 늦게 끝나고나니 집에 가는 버스를 12시가 넘어서야 탔어요.

우선 제가 경험한 캐나다 버스는 호주처럼 '반드시 차가 완전히 멈추고 나서야 내릴 사람이 움직인다 그렇지 않으면 운전기사가 제제를 가한다' 는 아니예요. 

오히려 내리기 전에 움직이는 버스안에서 일어나 문쪽에서 대기하는 모습이 많아서 우리나라 버스문화? 랑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또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안내방송이 없어서, 특히나 늦은 밤에는 내려야 할 곳이 어딘지 더욱 유심히 봐야 하는데요.

저는 이사를 한지 얼마 안되어서 익숙하지 않아 가능하면 시야가 잘 보이는 앞쪽에 앉아서 갑니다. 

오늘은 아주머니라기엔 나이가 좀 더 많으신 분이 짐을 가지고 옆에 앉았는데요 저는 안쪽에 앉아 있었죠.

아무튼 오는 내내 여기가 어디인지 체크하느라 두리번 두리번 거리면서 왔습니다. 옆에 아주머니가 쳐다보시더라구요. 

내려야 하는 정류소 전에서 여긴가 싶어서 몸을 일으켜 세웠고, 그때 다행히도 옆에 계신 아주머니가 벨을 누르셨습니다. 

옆에 있는 아주머니랑 눈이 마주쳐서 얘들이 으레 그러듯이 미소?를 띄었습니다. 상큼하게 무시하더군요. 

여튼 물론 같이 내리는가 보구나 했어요. 

근데 내려야 할 정류소에 버스가 도착해서 문이 열렸는데도 아주머니가 움직이시질 않길래 "응? 잘못 눌렀나? 내리는게 아닌가?" 싶어서 

"익스큐즈미" 라고 말한게 사단이 되었네요. 

갑자기 저한테 역정을 내면서 재촉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버스안에서,

너무 당황한 나머지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어쨌든간에 제가 재촉한게 되었으니까요.

근데 내려서는 저보고 거의 소리를 지르며 "비 페이션트 블라블라" 뭐라고 하는데 흥분해서는 계속 저를 나무라는거예요. 

너무한다 싶어서"나는 이 동네가 익숙하지 않아서 계속 체크하면서 와야했다. 그리고 니가 안내리는줄 알았다. 그걸 너를 러쉬하려고 했다고 오해한거라면 그럴의도가 아니었다." 라고 했습니다. 

이 아줌마, 그래도 계속 뭐라고 하더니 갑자기 뒤돌아 서서 

"나도 내가 너무 까칠한거(크랭키) 안다, 근데 나는 오늘 두시간밖에 못잤고 게다가 나이먹어서 힘들다, 일도 늦게 끝났다. 집에 빨리 가서 쉬고싶다. " 라면서 하소연을 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정말 서러워서 눈물이 나려는데 저러니까 "나도 오늘 일 늦게 끝나서 피곤하다. 집에 가고싶은 니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아무튼 빨리 가라" 하고 말았습니다.

쏘리 한마디 없었구요.

아 근데 정말 서럽더군요. 남의 나라와서 그 나라 문화에 익숙해져야 하는게 맞지만 그 문화가 어떤것인지 흐름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준이 없으니

저렇게 감정적으로 느껴지는 공격에 이게 내가 잘못한 것인지 이 아줌마가 나를 무시한 것인지, 자기 감정 컨트롤을 못해서 화풀이 한 건지, 

순간적으로 똥인지 된장인지가 구분이 안되네요. 제 행동이 그렇게 무례했던 걸까요?

갑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졌습니다. ㅠ,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60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48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717
126638 고질라 마이너스 원 (2023) new catgotmy 2024.07.06 27
126637 독일 ㅡ 스페인 연장전 돌입 [15] new daviddain 2024.07.06 65
126636 [왓챠바낭] 막장 SNS 풍자극, '구독좋아요알림설정' 잡담입니다 [4] new 로이배티 2024.07.06 87
126635 [KBS1 독립영화관] 함진아비, 정동, 유아용 욕조 [1] update underground 2024.07.05 296
126634 [디플] 미국식 주말극 ‘디스 이즈 어스’ [1] update 쏘맥 2024.07.05 112
126633 관람예절인가 시체관람인가(예술영화관객의 딜레마) [1] update 상수 2024.07.05 164
126632 프레임드 #847 [2] Lunagazer 2024.07.05 33
126631 잘생긴 외국인 야구 선수 daviddain 2024.07.05 79
126630 [일상뻘짓]트러플 넌 나의 옥수수감자를 망쳤다 [12] update 쏘맥 2024.07.05 144
126629 존 오브 인터레스트 감상시에는 팝콘을 먹어선 안돼! 논란 [2] ND 2024.07.05 275
126628 "손웅정, 아동학대 혐의 명확해 기소 불가피…합의 여부 관건" [디케의 눈물 255]/손아카데미 경기영상 보니 욕설·고성…"답답해 거친 표현" 해명 [3] daviddain 2024.07.05 134
126627 앤디 머레이 은퇴/오늘 저녁 스포츠 경기/아르헨티나 코파 4강 진출 [7] update daviddain 2024.07.05 58
126626 [왓챠바낭] 이상일 감독의 '분노' 잡담 글... 수정 시도입니다. ㅋㅋ [4] update 로이배티 2024.07.05 184
126625 [왓챠바낭] 이상일 감독의 호화 캐스팅 화제작(?)이었던 '분노'를 봤습니다 [6] 로이배티 2024.07.04 322
126624 프레임드 #846 [4] Lunagazer 2024.07.04 47
126623 전완근 키우기 catgotmy 2024.07.04 105
126622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2023) [2] catgotmy 2024.07.04 187
126621 이번 시즌 kbo 시네마는 롯데가 담당 daviddain 2024.07.04 115
126620 바이든 대선출마 어떻게 될는지.. [5] theforce 2024.07.04 444
126619 [핵바낭] 그냥 일상 잡담입니다 [12] 로이배티 2024.07.04 38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