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입니다. 

타 부서 자료를 받아서 합쳐야되는데 도무지 줄 생각을 안하시네요.. 마냥 기다리다가 재미로 올해의 냉면여정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주의* 

아래에는 다량의 냉면사진과, 냉면먹은 후 짤이 있습니다.



저는.. 언젠가부터 마음에 드는 음식이 있으면 그 음식만 죽어라 죽어라 먹고 질릴 때까지 먹고 질리면 그만두는 패턴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지난 여름은 타코와 살사소스, 이번 여름은 평양냉면이네요. 


정말 별 생각없이 먹으러간 필동면옥에서 그 길고 험난한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흡사 절대반지를 파괴하러 모르도르를 향해 떠난 프로도의 마음이 제 마음 같았을까요..(뭐 임마) 

제가 다니던 치과가 필동면옥 근처라 토요일 치료를 받고 친구와 함께 필동면옥에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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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님의 아름다운 자태...

 만두. 이 만두 때문에 이 모든 여정이 시작되었는데요. 

간은 심심하면서 온갖 재료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만두.

고소한 두부랑 새콤한 김치랑 알싸하면서 사각거리는 양파.

특히 마늘향이 없어서 좋았는데, 다른 집은 다들 마늘 향이 강렬한데 

마늘도 좋아하고 만두도 좋아하지만 전 왠지 싫달까...

강렬한 마늘이 다른 아이들의 맛을 전혀 느낄 수 없게 해서, 흡사 다른 재료의 신선도까지 의심스럽기도 하구요..

그래서 이 집 만두는 더 좋았습니다. 

하지만..같이 먹은 친구는 너무너무 맛없다고 심심심심심심하기만 하다고 악평을..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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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너 이녀석 냉면. 

심심한 듯 짠 듯 시원한 국물에 툭툭 끊기는 면이 별거 아닌데 먹으면 먹을수록 먹고 싶은 .. 평양냉면에 빠져버렸어요.. 


그리하여 두번째 원정을 떠난 곳은. 검색을 통해 알게된 필동면옥의 자매 을지면옥. 

이 날은 혼자 가서 제육도. 수육도 먹을 수 없었지요(을지면옥은 만두를 팔지 않더군요) 

하여 외로이 시킨 냉면 한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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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수님이 먼저 나오셨네요. 면수. 제가 정말 좋아하는데요. 이 면수야 말로 평양냉면의 영원한 벗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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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동과 비슷한 비주얼에 비슷한 맛입니다. 명불허전의 심심한 맛. 그 자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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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렌드를 따라 후 짤도 붙였습니다. 비위 약한분께는 깊이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필동면옥 다시 방문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비빔. 물. 제육. 만두 다 시켰습니다. 

배 뻥 하고자 다 시켰습니다. 너희들 내가 다 먹어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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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육.필동의 제육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쫄깃쫄깃한 껍질과 입에서 살살 녹는 비계, 고소~한 살코기는 

당장이라도 제 내장을 살찌워줄 것만 같은 맛이었지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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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냉면. 의외로 맛있습니다! 

그런데 저 제육 양념장이랑 비슷한 맛인건 비밀. 맵지않고 많이 달지도 않고 적당적당 맛있는 맛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제 취향은 좀더 거칠고 쌈마이 느낌이 가득한 바로..을밀대!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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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벌써 색깔이 뭔가 한둘 죽어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어마어마한 빨강! 나 빨강이야! 

맛은 김치 양념을 냉면에 잘못 넣었나 의심이 될만큼 거칠고 강렬합니다. 

뭔가..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맛인데 저는 사..사...좋아합니다. 


그리고 을밀대의 또다른 강렬한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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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육님! 

아 왜..왜..왜..나는 이런 사진을 찍어놓고 침을 흘리는 걸까.

저 고기는 어찌 그리 촉촉했던 걸까. 

사장님은 뭘 어떻게 하셨던 걸까. 

지금도 아련한 맛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을밀대 본점과 분점(정확히는 강남점)의 맛은 왜 다른 걸까요? 

물냉면도 분점의 육향이 강렬했고, 비빔은 양쪽 모두 거칠고 강렬했으나, 본점이 더 시고 자극적인 맛이라면, 

분점은 좀더 고기(?) 스러운 맛이었는데 왜 그런걸까요? 


아아.아아. 자료가 왔습니다.. 저는 하던 일을 마저하겠습니다. 

기다리는 사람은 없지만 제가 신나서 하는 평양냉면 원정대 두번째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돌아오겠습니다.

 

덧.

두번째 이야기에 출현하실 냉면은

여의도 정인면옥, 방이동 금왕냉면, 삼도갈비, 봉피양, 의정부 평양면옥, 논현동 평양면옥, 백운봉 막국수 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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