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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난동과 거리로 내몰린 여성의 기념비와도 같은 사진이군요. 


독일이 물러나자 프랑스 사람은 비겁한 정부에 책임을 추궁하는 대신 가장 손쉬운 방법을 택하죠. 
가장 조리돌림 하기 쉬운 사냥감을 물색하는 것이었어요. 
적과 관계를 맺었던 여성 찾아내기.


비시정부가 통째로 자국을 독일제국에 제물로 바쳤어도.
물론 매국 최상의 지휘관과 지배층이 거의 프랑스 남성일지라도.
그들은 조리돌림 대상에서 제외하죠.


사진 속에 여성은 머리카락이 없어요. 
군중에게 잡혀서 머리카락은 잘려나가고 옷은 찢겨나가고.
여성이 안고 있는 아이는 독일남성과 관계에서 맺은 생명이군요. 
사진 속의 군중의 모습에서 정의를 행하고 심판한듯한 뿌듯함이 하늘을 찌르는군요.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군중의 광기는 시작되었고 정부가 나섰을 때는 모든 것이 끝난 시점.
뒤에 프랑스 지식인이 프랑스의 치부로 드러내는 이 소재를 가지고 다큐멘터리를 찍었죠. 


혹자는 예술을 사랑하는 위대한 프랑스는 자국의 건축물을 너무 애지중지한 나머지 적에게 폭격당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우아하게 항복했다고 변호하지만 생각하는 것이 금지된 얼치기 사대주의자는 언제나 존재했죠.

프랑스 레지스탕스.
그런데 사실은 그 수는 너무 적어서 놀라웠다고 하죠. 

나치 치하에서 고작 5년.
거의 모든 프랑스인이 독일에 투항하고 타협했지요. 

나치 치하에서 비굴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본능으로 알았음에도
상황이 바뀌자 자신보다 약한 대상에게 자신의 비굴함을 지우기 위해서 두들기는 극렬함을 보여주지요. 

프랑스가 나치 부역자 재판을 했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살아남은 대부분 프랑스인이 처벌 대상이 될 상황이었어요.
물론 적극적 가담자와 소극적 가담자가 있고 책임의 무게가 다르겠지만.

한국은 일제강점기 35년.
창씨개명부터 일제에 굴복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여기, 일제시대 친일하지 않은 자 돌을 던지세요.
독립군만이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살아남은 자는 독립군보다 친일 후손이 대부분이었다는 사실이 더 현실적이군요.
더구다나 한국은 역사적 친일 부역자 재판 시기를 놓쳤죠. 

언젠가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일본인 귀족과 조선인 하녀 사이의 사랑을 다룬 작품으로 구상 중이다"라고 말했던 박찬욱 감독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어요.
군대 위안부 시절 찾아왔던 징병 일본군인에게 전쟁의 공포를 같이 나누고 위로했다는 한 할머니의 고백에서 피뢰침 같은 충격을 받았던 날도 기억나는군요. 

피터팬 흉내를 내던 가수는 자신의 세계를 포기하지 않았고 자신의 세계를 포기하고 사랑에 올인했던 여배우는 자각이 늦었다고 하는군요.

유흥업소 여성 추문은 신상을 털지 못했던 자가 만들어낸 심판하는 방식인가요?
과거를 고백하지 않으면 추문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군요. 
고백하면 경청하다가 이혼 후 왜 떠벌리느냐고 소동이 일어나는군요.

더구나 남녀연애에 제삼자가 친일문제를 들먹이는 자체는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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