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12년을 보고.. 몇 가지 질문

2014.03.09 12:00

Joseph 조회 수:1695

금요일 밤에 노예 12년을 봤습니다.


잘 만들었고, 좋았습니다. 많은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보는 내내 지금 제 직장이랄까 생활, 그리고 제 위-아래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되면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우리가 그냥 피해가는 일상의 작은 부조리들.. 영화 속의 노섭이 못본 듯 지나치는 그런 것들, 우리 집의 입주 아주머니 등.

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냥 못본 척 지나가는 그런 것들에 대한 생각 때문에 좀 괴로웠습니다.


그런데 좋은 영화이지만 제 best 중 하나는 아닌 듯.

저는 모호함의 여지가 많이 남기는, 그래서 중의적인 해석이 가능한 그런 것들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런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들-시네마천국, 흐르는 강물처럼, 와호장룡, 조디악, 엑소시스트 등등-을 떠올리면 또 꼭 그렇지는 않네요 ^^:;)

극 중의 주요한 대결 구도랄까라고 할 수 있는 노섭과 그 악당 주인의 관계는 옳고 그름이 명확하달까요 (최소한 그 주인이 나쁜 사람인 것만은..) 그런 것들이,  할리우드 식인 것이 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


그런데 보다가 궁금한 것들.

1. 노섭이 목 매단 상태로 한참 있을 때 왜 주변 사람들 (노예들, 그리고 그 주인의 부인) 도와주지 않았을까요? 꼭 도와주지 않아야 할 이유는 없을 듯 보였는데요..

2. 그리고 아무리 당시 북부가 흑-백의 차별이 덜했다지만, 그리고 노섭이 상류층 사람이었지만 현재와 비해 차이가 없을 그 정도로 평등한 대접을 (최소한 보이기에는) 받았다는 것이 선뜻 이해가지 않네요..

3. 그 포드라는 사람이 선, 악으로 판단하기에 부적절한 것은 맞다고 생각되지만 듀나님의 리뷰를 읽다보니 그 (내 눈에는 명백한 악당으로 보이는) 주인에 대한 판단 역시 그런 것은 선뜻 동의가지 않네요..

4.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국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서양이라서 그런지, 노예라는 사람들이 주인에게 비교적 (얘기를 할 때는) 당당하게 하네요. 우리나라 같으면 쭈뼜쭈뼛해야 맞을 것 같고, 그러지 않았다가는

    "이 자식 이거 태도가 이게 뭐야"하면서 더 모진 핍박을 받았을 텐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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