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리처드 카 Richard Carr

감독
허브 월러스틴 Herb Wallerstein

주연
린다 카터....원더우먼/다이애나 프린스
Lynda Carter....Wonder Woman/Diana Prince
셀레스트 홈....돌리 터커
Celeste Holm....Dolly Tucker
헨리 대로우....데이빗 앨런
Henry Darrow....David Allen
존 게츠....크리스찬 해리슨
John Getz....Christian Harrison
사이먼 스코트....샘 터커
Simon Scott....Sam Tucker
노먼 버튼....조 앳킨슨
Norman Burton....Joe Atkinson
라일 와고너....스티브 트레버 주니어
Lyle Waggoner....Steve Trevor Jr.

시놉시스
샌프란시스코의 어느 공원에서 결혼식이 진행 중입니다. 신랑은 대통령의 오른팔이라는 크리스찬 해리슨이고 신부는 다이애나 프린스입니다.

결혼식을 마친 두 사람은 하시엔다 헬스 스파라는 곳으로 신혼여행을 떠납니다. 부부가 식당에서 잠시 머무는 동안 두 사람의 수상쩍은 남자들이 차의 트렁크 안을 뒤지다 다이애나에게 발각됩니다. 다이애나는 원더우먼으로 변신해 그들을 덮치지만 뒤늦게 뛰쳐나왔다가 위기에 빠진 '남편'을 돕기 위해 그들이 달아나게 내버려 둡니다.

하시엔다에 도착한 부부는 샘 터커라는 고위 정부 관료의 방문을 받습니다. 여기서 이 가짜 결혼식의 정체가 밝혀집니다. 스파의 주인인 데이빗 앨런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스파에 오는 워싱턴 고위 관료들의 부인들로부터 기밀 정보를 빼내고 있었던 것이죠. 뭔가 일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샘 터커가 IADC에 연락을 했고 그 결과 다이애나와 해리슨이 투여된 것이고요.

그들이 정보누출을 걱정하는 동안, 해리슨은 샘 터커의 아내 돌리한테서 정보를 뽑고 있습니다. 마사지를 하는 동안 척추신경을 건드려 최면에 걸리게 한 뒤 정보를 꺼내 녹음하는 것이죠.

해리슨이 터커와 골프를 치는 동안, 다이애나는 수영과 테니스 연습을 합니다. 앨런의 부하인 테니스 코치는 그녀에게 사우나를 권하죠. 사우나실에 들어간 다이애나는 증기와 함께 섞여 나오는 마취 가스를 맡고 정신을 잃습니다. 앨런의 부하들은 의식잃은 다이애나를 마사지실로 데려갑니다.

돌리와 앨런은 스파 주위를 탐색하며 대화를 나눕니다. 놀랍게도 돌리는 앨런이 하는 짓에 대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여기 오기 전에 말에서 떨어져 지압을 받았는데, 그 이후로는 앨런의 마사지가 먹히지 않았던 거죠. 앨런은 시간을 달라고 사정하고 낙마를 위장해 돌리를 죽일 계획을 세웁니다.

다이애나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자, 앨런은 다이애나에게 마사지를 합니다. 다행히도 앨런의 마사지는 다이애나에게도 먹히지 않습니다. 앨런은 다이애나가 최면에 걸린 척 하며 중얼거리는 가치 없는 정보에 실망합니다. 마사지실에서 나온 그는 샘 터커와 크리스찬 해리슨도 함께 제거하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합니다.

마사지실에 있는 동안 두 건의 살인 계획에 대해 들은 다이애나는 일광욕하는 척 수영장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옵니다. 원더우먼으로 변신한 그녀는 일단 원격조종되어 절벽을 향해 질주하는 골프 카트에서 터커와 해리슨을 구하고 무선신호를 받고 말이 날뛰기 직전에 돌리를 구합니다.

모든 게 글렀다고 생각한 앨런은 해리슨을 인질로 잡고 달아나려 합니다. 하지만 원더우먼이 손을 쓰기도 전에 해리슨이 그를 제압합니다.

모든 사건이 끝나자, 조 앳킨슨과 동료들은 이 가짜 결혼 상태에 대해 농담을 주고 받습니다. 다이애나는 해리슨이 신혼여행 내내 원더우먼에게 눈길을 주고 있었다며 불평합니다.

'I Do, I Do'
'I do, I do'의 도입부는 갑작스럽고 뜻밖입니다. 다이애나는 지금 우리가 생전 처음 보는 남자와 결혼하려 하고 있거든요. 물론 시청자들도 눈치라는 게 있으니 이게 진짜 결혼일 리는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래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건 남편 역을 맡은 사람이 스티브 트레버 주니어가 아니라 백악관에서 일한다는 해리슨이라는 남자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스티브는 이 에피소드에서도 단역입니다. 단역도 그런 단역이 없어요. 그나마 뒤에서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조 앳킨슨보다 역할이 작은 걸요. 그가 이 에피소드에서 한 일은 결혼식장에 참가한 것밖에 없습니다. 슬슬 누군가가 시리즈에서 떨려나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남편이 백악관 고위 관료여야 먹히는 이야기가 아니냐고요? 그 정도야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죠. 스티브의 위치를 생각해 보면 수정하지 않고도 밀어붙일 수 있었고요.

웃기는 건 철저한 비전문가인 크리스찬 해리슨의 역할이 스티브와 거의 똑같다는 것입니다. 계속 얻어터지다가 막판에 위신을 회복할 기회를 얻는 것까지 같지요. 원래 스티브를 위해 쓰여진 역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봅니다.

데이빗 앨런
데이빗 앨런은 얼마 전에 다룬 'The Pied Piper'의 악당 햄린 룰과 비슷한 부류의 인간입니다. 여성들에 대한 자신의 매력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확장하고 그를 이용해 여자들을 조종하는 거죠. 다시 말해 그는 음탕한 쾌락주의자입니다. 여자들을 정보를 얻는 데 마사지로 최면을 건다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 그 마사지실에서 앨런과 단둘이 있었던 수많은 여자들에게 무슨 일들이 일어났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

앨런의 방식은 마사지 도중 특정 척추신경을 건드리는 것인데, 저에겐 그렇게까지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방법은 아닙니다. [소머즈]에서 비슷한 설정을 다룬 적 있는데, 그게 오히려 더 설득력 있는 것 같아요. 그 쪽에선 악당 미용사가 최면 작용이 있는 샴푸를 사용했지요. 손의 땀구멍으로는 들어가지 않지만 두피에는 스며들 수 있는 화학물질이라는 설명도 추가되었었고요.

돌리 터커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깊이 있게 그려진 인물은 돌리 터커입니다. 가장 예측불가능한 인물이기도 하고요. 돌리는 워싱턴 정가의 지저분한 세계에서 탈출하고 싶어하는 나이 든 부인입니다. 이 사람이 느끼는 좌절감은 시청자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남편은 워싱턴에서 뭔가 일을 하고 성취도 했겠지만, 자기 자신은 남편의 말하는 액세사리 이상은 아니었을 테니까요. 그런 사람들이 자기 말을 잘 들어주는 앨런 같은 남자의 미끼에 빠진다는 설정도 괜찮았습니다.

돌리 터커의 행동 중 재미있는 건 앨런의 정체가 밝혀진 뒤에도 여전히 앨런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있다는 것입니다. 남편이 불명예스럽지 않은 이유로 조용히 은퇴할 수 있게 앨런이 도와주길 바라는 것이죠. 굉장히 위험한 아이디어이고 똑똑한 생각은 절대로 아닌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다이애나
이 에피소드에서부터 시리즈는 다이애나 위주로 재정비됩니다. 지금까지 원더우먼의 위장이었던 캐릭터가 인정받는 커리어 우먼 주인공으로 탈바꿈하는 겁니다. 물론 2시즌 초반에도 그런 변화가 보이긴 했지만, 그 본격적인 변화가 드러나는 건 이번 에피소드에서부터예요.

가장 큰 변화는 다이애나의 안경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에피소드에서도 가끔 안경을 쓰긴 합니다. 그래도 결혼식장에서나 스파에 있을 때는 맨 얼굴로 돌아다녀요. 하긴 다이애나가 커다란 안경 하나 쓴다고 해서 얼굴도 별로고 몸매도 그저 그런 여자로 보인다는 설정부터가 말이 안 되는 것이긴 하지만.

두 번째 변화는 위기 상황입니다. 보통 마취 가스가 뿌려지면 그걸 맡고 기절하는 건 원더우먼이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다이애나가 그 일을 당하죠. 아름다운 여자 주인공으로 정면에 서게 되었으니 난처한 일도 원더우먼 대신 직접 당하게 되었다는 건가 보죠.

덤으로 말한다면, 마취 가스 설정은 조금 작위적입니다. 한 마디로 등장할 실용적인 이유가 전혀 없어요. 앨런은 그냥 다이애나에게 마사지를 권유하기만 해도 됩니다. 마취시켜서 마사지실로 끌어올 필요는 없지요. 고로 이 장면은 순전히 시청자들의 눈요기를 위해 고안되었음이 분명합니다. 다이애나가 정신을 잃을 때 몸매가 다 드러나는 까만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던가요?

언급할 필요가 있는 배우
셀레스트 홈은 [오클라호마]의 브로드웨이 공연으로 스타가 되었습니다. 할리우드에 의해 발탁된 뒤 [이브의 모든 것], [Come to the Stable]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신사협정]에서 수상했어요. 하지만 할리우드를 그렇게 좋아했던 사람이 아니라 50년대 이후엔 경력의 출발지점이었던 브로드웨이로 돌아갔습니다. 그 뒤로 여러 무대에 출연했고 여든을 훌쩍 넘긴 지금에도 수많은 텔레비전 시리즈에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06/02/20)

DJUNA

기타등등

앨런은 마사지를 받는 여자들이 의식을 잃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쪽 눈까풀을 뒤집는데... 그러는 동안 단 한 번도 얼굴을 보지 않습니다. 그 위치에서는 동공이 보일 리가 없어요. 그럼 왜 처음부터 그런 짓을 하는 건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