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데이빗 케첨 David Ketchum
토니 디마코 Tony DiMarco
브라이언 맥케이 Brian McKay

감독
앨런 크로슬랜드 Alan Crosland

주연
린다 카터....원더우먼/다이애나 프린스
Lynda Carter....Wonder Woman/Diana Prince
노먼 버튼....조 앳킨슨
Norman Burton....Joe Atkinson
마틴 뮬....햄린 룰
Martin Mull....Hamlin Rule
이브 플럼....일레나 앳킨슨
Eve Plumb....Elena Atkinson
데니 밀러....칼 슈와츠
Denny Miller....Carl Schwartz
멜빈 F. 앨런....맥마스터 경위
Melvin F. Allen....Lt McMasters
라일 와고너....스티브 트레버 주니어
Lyle Waggoner....Steve Trevor Jr.

시놉시스
햄린 룰이라는 록스타의 공연 중 극장의 금고가 털리는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납니다. IADC에서는 사건 자체보다는 사건이 일어난 방식에 주목합니다. 금고를 턴 사람들은 음파를 이용해 금속을 가루로 만드는 특별한 장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강도를 낮추면 사람들을 기절시킬 수도 있었고요.

명령을 받는 동안 조 앳킨슨은 고민에 휩싸입니다. 자료화면으로 나온 햄린 룰의 공연 장면에서 대학생인 그의 딸 일레나가 잡혔던 거죠. UCLA에 다니는 일레나는 아빠 돈으로 비행기를 타고 워싱턴에 왔다가 공연만 보고 돌아간 것입니다. 다행히도 햄린 룰의 다음 공연은 LA. 다이애나는 스티브 대신 조를 데리고 갑니다.

벨에어에 있는 햄린 룰의 저택의 수영장. 룰은 플룻을 이용해 주변의 여성팬들에게 최면을 걸고 있습니다. 거기서 최면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햄린 자신과 이어플러그로 귀를 막은 보디가드인 칼 슈와츠입니다. 주변의 매니저나 회사 사람들이 자신의 돈을 강탈한다고 생각한 그는 자기가 만든 첨단 기계와 최면에 걸린 여성팬들을 이용해 공연에서 벌어들인 돈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LA에 도착한 다이애나는 햄린 룰의 집을 찾습니다. 대문 앞에서 거절당한 다이애나는 원더우먼으로 변신해 오디션을 보러 온 다른 여자들 사이에 섞여 들어갑니다. 오디션을 보러 온 사람들 중엔 일레나도 섞여 있었고 룰은 일레나를 뽑습니다. 다시 다이애나로 변신한 원더우먼은 일레나를 설득하려 하지만 쫓겨납니다. 다이애나가 쫓겨나자 룰은 플룻으로 일레나에게 최면을 걸어 일레나의 아버지가 IADC의 비밀 요원임을 알아냅니다.

일레나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대학 기숙사에 전화를 건 다이애나는 그녀가 엘루라 레코딩 스튜디오에 갔다는 말을 듣습니다. 하지만 그건 햄린 룰이 파놓은 함정이었어요. 룰은 다이애나에게 최면을 걸어 의자에 앉힌 뒤 의자를 빙빙 돌리는 고문을 시킨 뒤 떠납니다. 그러는 동안 다이애나는 원더우먼으로 자동 변신하지요. 칼 슈와츠가 원더우먼을 막으려 하지만 원더우먼은 그를 제압하고 그가 들고 있던 콘서트 홀의 평면도를 가져옵니다.

다음 날, 햄린 룰은 일레나에게 재정고문이 되어달라고 요청한 뒤 자신이 만든 발명품을 보여줍니다. 룰의 의도를 꿰뚫어본 일레나가 거절하려 하자 룰은 그녀에게 최면을 걸고 원더우먼에 대항할 총을 줍니다.

햄린의 LA 공연. 조 앳킨슨은 매니저 사무실에서 대기 중입니다. 검은 옷을 입고 복면을 쓴 햄린의 팬들이 사무실로 들어와 앳킨슨을 기절시키고 돈을 훔쳐 달아납니다. 다이애나가 원더우먼으로 변신해 그들을 막아서자 복면을 쓴 일레나가 그녀에게 총을 쏩니다. 원더우먼은 언제나처럼 팔찌로 총알을 막지만 총알은 튕겨나가는 대신 팔찌에 맞아 부서지면서 가스를 뿜습니다. 원더우먼이 잠시 무력화된 동안 그들은 달아납니다.

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팬들 중 한 명이 일레나임이 분명해졌거든요. 금고 안에서 일레나의 것이 분명한 팔찌가 발견되었습니다. 다이애나는 당장 뛰쳐나가려는 조를 말리고 햄린 룰의 저택으로 달려갑니다.

원더우먼으로 변신한 다이애나는 룰의 저택에서 최면 기계에 저항하고 있는 일레나를 발견합니다. 룰은 원더우먼도 최면을 걸려 하지만 그녀는 왕관을 이용해 그 기계를 파괴합니다. 원더우먼은 달아나는 햄린 룰을 올가미로 잡고 햄린은 모든 사실을 고백합니다. 원더우먼은 그에게 장황한 설교를 늘어놓고요.

'The Pied Piper'
이 에피소드에서 원더우먼의 임무는 음파를 이용한 최첨단 무기의 정체를 밝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이 무기는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그런 기술을 훔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과학자나 초악당이겠죠. 그리고 원더우먼이 맞서야 하는 위기도 그 무기일 거고요. 괜찮은 아이디어들이 떠오릅니다. 예를 들어 금속을 가루로 만드는 그 기계로 원더우먼의 황금벨트나 팔찌를 부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이 에피소드는 그런 식으로 전개되지 않습니다. 음파 무기는 정말 돈을 훔칠 때만 사용되지요. 무시무시한 기계가 등장했는데 주인공은 그 무기와 싸울 기회도 얻지 못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그 무시무시한 음파 무기보다 더 자주 등장하는 건 햄린 룰의 능력입니다. 햄린 룰은 플룻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최면을 걸 수 있어요. 보디가드 칼 슈와츠가 이어플러그를 꼽고 있는 걸 보아 남자들도 걸리는 모양이지만 그의 희생자들은 모두 여자들입니다.

오래간만에 '음탕하다'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는 것 같군요. 'The Pied Piper'는 굉장히 음탕한 에피소드입니다. 남자 주인공이 여자들에게 최면을 걸어 노예로 삼는다는 설정은 거의 포르노에 가깝지요. 가족용 텔레비전 프로그램이지만, 70년대라는 방탕한 시대엔 이런 성적 암시가 그렇게 튀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만큼 시청자들이 덜 민감하기도 했을 거고요.

햄린 룰
현대 관객들에게 햄린 룰은 그냥 바보스러워보입니다. 70년대 시청자들에겐 어떻게 보였을지 몰라도, 그의 음악이나 공연은 머릿속의 어이가 말라붙을 정도로 촌스러워요. 음악도 음악이지만 그 플룻은 도대체 뭐랍니까? 전 플룻이라는 악기에 대해 대단한 악감정은 품고 있지 않지만 70년대 사람들이 왜 이 악기를 그렇게 좋아했는지 정말 모르겠단 말이에요. 하여간 그의 촌스러운 음악 때문에 음악의 힘에 대한 원더우먼의 마지막 설교는 전혀 설득력을 얻지 못합니다.

그의 설정도 이상합니다. 그는 록 뮤지션입니다. 그런 그가 어떻게 그런 첨단 무기를 혼자 힘으로 발명한 것이죠? 원래 직업이 발명가나 물리학자라고 칩시다. 그런 걸 발명할 능력이 있다면 그걸 정부에 팔거나 회사를 차릴 생각은 왜 안 한 거죠?

가장 괴상한 건 햄린 룰에 대한 원더우먼과 주변 사람들의 관대한 태도입니다. 햄린 룰은 결코 잘 봐줄 필요가 없는 사람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최면을 걸어 자기 멋대로 이용했고 그들을 부려 돈을 훔쳤지요. 물론 그가 최면 능력을 성적 만족을 위해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들을 직접 강간하지 않았다고 해도 정신적으로는 강간을 한 것이나 다름없고요. 그런데도 다들 그냥 실수 한 번 한 거지...정도의 태도를 취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도미닉 던의 범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본 앤드루 러스터라는 남자가 생각납니다. 맥스 팩터의 상속자인 그는 수많은 여자들을 GHB로 기절시키고 강간한 죄로 잡혀서 남은 평생을 감옥에서 살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전 룰과 그가 다른 점이 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앳킨슨 부녀
이번 에피소드에서 우린 조의 사생활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됩니다. 조는 아마 홀아비거나 이혼남이고 지금 대학에 다니는 일레나라는 딸을 혼자 키워왔지요.

앳킨슨 부녀에 대한 이야기는 당시 사람들이 생각한 세대갈등의 이미지를 투박하게 재현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부모는 아들이나 딸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괜찮은 사람과 결혼하길 바라는데, 그 아이들은 로큰롤과 연예인에 미쳐서 그 아까운 시간을 다 낭비한다는 거죠. 요새도 자주 들리는 소리지만, 당시엔 이야기들이 조금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언제나처럼 [원더우먼]은 이 두 세대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려 합니다. 그러나 워낙 이해가 부족하니 그 다리가 성할 리가 없지요. 일레나는 아직도 룰의 최면에서 헤어나온 것 같지 않고 앳킨슨은 아직도 딸에게 어떻게 해주어야 할지 모릅니다. 그냥 악당 하나 잡았으니 앞으로 좋아지려니...하고 생각할 뿐이지요.

변신
이 에피소드에서 재미있는 건 원더우먼의 변신이 보통 때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활용된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두 번이나요.

드라마 아이디어로 재미있는 건 첫번째입니다. 원더우먼은 햄린 룰의 저택에 잠입하기 위해 원더우먼으로 변신하는데, 그냥 변신한 뒤 저택 안으로 뛰어드는 게 아니라, 오디션 받기 위해 원더우먼으로 분장한 여자인 척하며 들어갑니다. 도대체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그 다음 변신도 조금은 괴상합니다. 룰의 최면에 걸린 다이애나는 고문 의자에 묶여 빙빙 도는데, 룰이 방을 떠나자마자 자동적으로 원더우먼이 됩니다. 그렇다면 우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겠습니다. 다이애나가 원더우먼이 되려면 원더우먼이 되려는 의지와 회전이 결합되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회전만으로 변신이 가능한 걸까요? 만약 다이애나를 기절시킨 뒤 의자에 묶여서 돌리면 원더우먼이 될까요? 계속 돌리다 보면 다시 다이애나가 될까요?

원더우먼 위기일발
이 에피소드에서는 다양한 위기상황이 원더우먼에게 던져지는데, 모두 1시즌 수준의 강도는 아닙니다. 다시 말해 원더우먼이 정신을 잃고 납치당하는 일은 없다는 거죠.

하지만 원더우먼과 칼 슈와츠의 대결은 조금 미심쩍은 구석이 있습니다. 슈와츠는 특별한 능력이 없는 보통 남자인데도 불구하고 원더우먼과 굉장히 오래 싸워요. 심지어 발버둥치는 원더우먼을 두 번씩이나 레슬러처럼 안아 들기도 하지요. 느낌이 꽤 야합니다. 이렇게 그가 오래 버틴 건 순전히 이성애자 남성 시청자들에게 '운좋은 놈'이라는 욕을 먹으며 은근히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두 번째 위기 장면엔 가스총이 등장합니다. 총알이 원더우먼의 팔찌에 맞아 터지면 가스가 터져나오는 장치죠. 이게 1시즌이었다면 원더우먼은 기절해 쓰러지고 악당들에게 납치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2시즌에서는 잠시 기침만 하는 것으로 끝나죠. 왜 이 무기가 등장했는지 모르겠어요. 이미 룰의 음파 무기는 사람을 기절시키는 기능이 있으니 말이에요. 아마 1시즌에서 써먹지 못해 아쉽다고 생각해서 등장시켰는지도 모르죠. (06/02/13)

DJUNA

기타등등

불쌍한 스티브는 이번 에피소드에서도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긴 등장해서 맨날 악당들에게 잡히고 얻어 맞는 것보다야 본부에서 서류작업이나 하는 게 낫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