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달라스 L. 반즈 Dallas L. Barnes

감독
앨런 크로슬랜드 Alan Crosland

주연
린다 카터....원더우먼/다이애나 프린스
Lynda Carter....Wonder Woman/Diana Prince
라일 와고너....스티브 트레버 주니어
Lyle Waggoner....Steve Trevor Jr.
노먼 버튼....조 앳킨슨
Norman Burton....Joe Atkinson
멜 페러....프리츠 게를리히
Mel Ferrer....Fritz Gerlich
레온 찰스....폰 클렘퍼
Leon Charles....Von Klemper
배리 데닌....히틀러
Barry Dennen....Hitler
쿠르크 크뢰거....쾨닉
Kurt Kreuger....Koenig
훌리오 메디나....가이탄
Julio Medina....Gaitan
톰 오머니....로젤
Tom Ormeny....Rogel
피터 나이버그....스트라서
Peter Nyberg....Strasser

시놉시스
꼭 타임지의 짝퉁처럼 보이는 TEMPO라는 잡지에서 원더우먼 특집을 냈습니다. 소령은 사람들이 원더우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원더우먼이 2527살이라는 걸 믿지 않으려 한다고 말합니다.

호출이 떨어지자 스티브와 다이애나는 조 앳킨슨과 함께 비밀 장소로 이동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목소리가 프리츠 게를리히라는 나찌 잔당이 코르도바의 산 라파엘에서 '합병 77'이라는 이름의 음모를 꾸미고 있으니 사실을 확인하라고 명령합니다.

스티브와 다이애나는 남미로 내려갑니다. 자기 지갑을 훔친 소매치기를 쫓던 스티브는 기다리고 있던 나찌 잔당들과 한판 붙습니다. 다이애나는 원더우먼으로 변신해 그를 구해줍니다.

달아난 게를리히의 부하는 원더우먼에 대해 보고합니다. 게를리히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비슷한 여자에 대해 들은 적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스티브와 가까운 비밀 요원인 다이애나를 납치해오라고 명령합니다.

산 라파엘의 경찰서에서 스티브는 내무성과 경찰서장만 빼면 그들의 방문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다는 말을 듣습니다. 굴리히의 사진을 본 서장은 그가 흰색 밴을 타고 스턴 박사라는 인물의 집 근처에 자주 주차했다고 말합니다.

스티브와 다이애나는 텅빈 스턴 박사의 집에 잠입합니다. 다이애나는 스턴 박사가 클로닝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지만 곧 게를리히의 부하들에게 납치당합니다.

버려진 갱도로 끌려간 다이애나는 게를리히를 만납니다. 자료 화면에는 오른쪽 다리가 없던 그는 이제 멀쩡한 두 다리로 서 있습니다. 그는 다이애나를 결박하고 불붙은 다이나마이트를 옆에 던져둔 뒤 떠납니다. 다이애나는 아슬아슬한 순간에 원더우먼으로 변신해 목숨을 구합니다.

다이애나가 죽었다고 생각한 게를리히 일행은 헬기를 타고 떠납니다. 원더우먼은 헬기에 매달려 그들의 따라갑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캄포 그란데라는 곳에 있는 비밀기지입니다.

게를리히의 졸개를 잡은 스티브와 경찰이 탄광에 도착합니다. 다시 다이애나로 변신한 원더우먼은 스티브에게 캄포 그란데에 대한 정보를 줍니다.

나찌 잔당인 일당 둘이 도착합니다. 캄포 그란데 실험실의 우두머리이고 지금까지 스턴 박사라는 이름으로 위장하고 있던 폰 클렘퍼 박사는 그가 지금까지 무슨 연구를 하고 있었는지 알려줍니다. 그는 히틀러의 체세포를 이용해 그를 다시 되살릴 계획입니다. 실험실의 기기들이 번뜩거리기 시작하고 지금까지 텅 비어 있던 제복 안에 복제 히틀러의 육체가 들어섭니다.

스티브와 다이애나는 캄포 그란데에 도착합니다. 기지의 규모를 확인한 스티브는 그곳에 남고 다이애나는 지프를 타고 전화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서장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서장은 내무성 직원이 스파이였다고 알려줍니다. 다이애나는 원더우먼으로 변신해 앞을 가로 막고 있는 탱크와 한판 대결을 벌입니다.

기지에 잠입해 나찌로 변장한 스티브와 원더우먼은 복제 히틀러가 나찌 잔당들 앞에서 연설하는 걸 목격합니다. 그들은 폰 클렘퍼 박사의 실험실으로 들어가 원더우먼의 황금올가미로 그를 묶습니다. 아직 복제 히틀러의 세포가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원더우먼은 조수로 변장해서 마지막 치료를 받으러 온 복제 히틀러에게 역행과정을 실시합니다. 그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자 원더우먼은 폰 클렘퍼의 사무실을 파괴합니다. 그러는 동안 도착한 지원군이 나머지 잔당들을 처리합니다.

돌아온 스티브와 다이애나는 조 앳킨슨에게 그때까지 있었던 일을 보고 하지만 앳킨슨은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합병 77' 계획이 완전히 파괴되었다는 증거가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다이애나에게 그 상황을 못 봐서 아쉽지 않느냐고 묻자, 다이애나는 속으로 '하지만 원더우먼은 봤죠'라고 중얼거립니다.

Anschluss '77
드디어 본격적인 2시즌 설정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아직 덜컹거리는 부분도 많고 수정되어야 할 부분도 많아요. '일단 스티브와 다이애나가 정체불명의 보스한테서 지령을 받는 장면은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수많은 스파이물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 같은데, 솔직히 좀 어색합니다. 일단 막 직장을 얻은 다이애나가 스티브와 같은 등급으로 극비 지령을 받는 게 이상하고, 전체적으로 에피소드의 분위기와도 맞지 않습니다. 둘의 보스인 조 앳킨슨은 정말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고요. 당연한 일이지만 이 설정은 살아남지 못합니다. 블랑켄쉽 장군만큼의 역할도 없는 불쌍한 앳킨슨 역시 같은 운명을 맞고요.

그래도 다이애나의 활약이 갑자기 늘어난 건 주목할만 합니다. 더이상 다이애나는 비서가 아니라 스티브와 함께 현장을 누비는 스파이입니다. 그리고 다이애나 자신의 역할과 비중은 시리즈가 계속되는 동안 점점 커집니다. 심지어 원더우먼이 아닌 다이애나 자신의 추종자가 생길 정도지요. 부작용은 다이애나인 상태에서 위기를 맞는 일이 잦아진다는 건데, 이번 에피소드에서도 다이애나는 악당들에게 납치당해 도화선에 불이 붙은 다이나마이트와 함께 갱도에 버려지죠. '2분 안에 정보를 불지 않으면 죽어라'라는 협박인 모양인데, 이게 말이 됩니까?

신나찌
언젠가 신나찌 이야기가 등장하긴 해야 했습니다. 1시즌에서 나찌와 싸우던 원더우먼이 2시즌에서 신나찌 일당과 싸우는 건 오히려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이 에피소드에서는 그 기회를 조금 가볍게 다룬 것 같습니다. 1시즌에서 원더우먼과 싸웠던 악당들 중 한 명이 노역으로 등장해 원더우먼을 회상하거나 복수하려는 설정이 있어도 재미있었을 것 같지 않나요? 하지만 여기선 그냥 평범하게 나갑니다. 늙은 나찌 한 명이 원더우먼을 기억하고 있는 게 전부군요. 그 사람도 원더우먼을 직접 본 건 아닌 모양입니다.

슬프게도 이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신나찌 일당들은 그렇게 위협적인 악당들이 아닙니다. 네, 탱크도 있고 장갑차도 있고 복제 히틀러도 있는 모양이군요. 하지만 그래봤자 겨우 50명 정도의 오합지졸에 불과해요. 아무리 코르도바가 빈국이라도 그 정도 일당들에게 정복당하겠습니까? 이 에피소드 끝에도 그 동네 군대가 전투도 하지 않고 모두를 생포하는 모양이던데요. 꼭 원더우먼이 나설 필요도 없었어요.

클로닝
히틀러의 부활은 당시 인기있는 소재였습니다. 수많은 미친 과학자들이 히틀러를 부활시키려고 별 짓을 다했지요. 클로닝도 당시 인기였던 소재였으니 클로닝을 이용해 히틀러를 부활시킨다는 설정이 나온 것도 이상할 것 없죠. 이 에피소드가 복제 히틀러를 등장시킨 최초의 작품도 아닙니다. 아이라 레빈의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을 기억하세요? 영화판도 있잖아요.

최첨단 아이디어를 소재로 삼은 에피소드이니 그에 맞게 최첨단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그렸다면 좋았을텐데, [원더우먼]에서 그런 걸 바라면 안 되지요. 이 에피소드에서 클로닝이 묘사되는 방식은 정말 가관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의 실험실에서 훔쳐온 게 분명한 기계들이 번개를 만들어내는 동안 히틀러의 몸이 그냥 마술처럼 만들어지는 걸요. 심지어 그 유명한 콧수염도요. 물론 그는 죽기 전에 일어난 모든 일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액션
전 지금까지 [원더우먼]을 2시즌 이후 쇠락해가는 시리즈로 묘사해왔는데, 사실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발전된 부분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스턴트와 액션이죠. 1시즌에는 악당들을 손으로 밀쳐 넘어뜨리는 게 거의 유일한 액션이었지만, 2시즌 이후엔 조금씩 액션이 다양해지고 강도도 세지죠.

이 에피소드에는 유명한 스턴트 둘이 있습니다. 하나는 원더우먼이 악당들의 헬기에 매달려 가는 장면이고 다른 하나는 탱크와 싸우는 거죠. 지금 보면 별 것 없는 스턴트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장족의 발전이었습니다. 원더우먼이 싸우는 탱크를 거대한 남근상징으로 이해한다면 이건 응큼한 프로이트식 농담일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당황스러울 정도로 진지한 페미니스트 은유일 수도 있겠지만요.

다양성을 조금 추구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이 에피소드의 액션은 늘어지는 편입니다. 탱크 장면을 제외하면 특별히 대단한 위기는 없고, 기지에 잠입하는 스티브의 모험담은 시간만 잡아먹을 뿐 전혀 쓸모가 없거든요. 그건 순전히 이 캐릭터에 대한 예의로 만들어진 설정이었는데, 그런 장면을 억지로 넣어야 한다면 그 캐릭터는 사라지는 게 낫죠.

언급할 필요가 있는 배우
멜 페러는 오드리 헵번의 첫 번째 남편입니다. 브로드웨이에서 코러스로 경력을 시작한 그는 곧 할리우드에서 영화 배우와 감독으로 활동했습니다. 오드리와는 [전쟁과 평화]에서 공연했고 그렇게 인기 있다고 할 수 없는 오드리 영화인 [녹색의 장원]을 감독하기도 했죠. 그의 출연작들 중 가장 유명한 영화는 그가 괴팍한 인형조종사로 나와 레슬리 캐론과 공연한 MGM 뮤지컬인 [릴리]입니다. (05/10/28)

DJUNA

기타등등

일단 언어의 문제를 지적해봅시다. 설정에 따르면 스티브는 독일어를 전혀 못합니다. 독일어를 하는 다이애나에게 대신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걸 봐도 알 수 있지요. 그런데도 그는 태평스럽게 나찌로 변장하고 기지 안을 누비고 다니며 히틀러의 연설을 다 알아듣습니다. 그렇다면 코르도바의 나찌들은 모두 의무적으로 영어를 쓰고 있다는 말일까요?

원더우먼은 스티브의 어깨를 고쳐주면서 그 치료법을 몇 백년 전 중국의 의사에게 배웠다고 말합니다. 원더우먼이 남자들 세계에 굉장히 자주 나왔다는 걸 알려주는 또 하나의 증거예요.